장원삼이라는 투수가 있다. 그는 히어로즈의 에이스로 성장한 훌륭한 투수이다. 그가 속해 있는 히어로즈는 그런 에이스를 내 놓기로 하였다. 아마도 심청을 팔아먹는 심봉사의 심정이 아니었을까? 우리 야구의 현주소가 그 지경이다. 트레이드를 하고 받는 돈은 30억원, 너무도 어려운 형편인 히어로즈로서는 그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였으니 아이엠에프때 알토란 같은 기업을 팔아가면서 연명하였던 우리의 10년전 어려움이 또렷하게 떠오른다.
생각하면 한숨이 나오는 일이다. 현대의 정주영회장이 정치한다고 하면서 국민돈 다 꼴아박지만 않았어도, 그리고 왕자의 난에서 현대건설을 먹게 된 정몽헌이 자살하지만 았았어도 그 빼어난 팀이 이 지경까지 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승엽이 1년에 받는 돈이 80억원이 넘으니 그 수입만 있어도 히어로즈가 그런 처참한 결정까지는 하지 아니하였을 것이리라.
그런데 히어로즈가 없으면 우리나라 프로야구가 어떻게 될 것인가를 생각하면 정말이지 머리의 회로가 엉키는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을 수 없다. 히어로즈가 없는 우리나라 야구를 상상할 수나 있는가? 겨우 여덟팀으로 어렵사리 꾸려가는 코리안 리그에서 만약 히어로즈가 없으면 홀수 팀으로 남아서 그럭저럭 연명해가는 초라한 모습으로 남게 될 것이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 내고 국민들이 열광하였던 그 야구는 이제 전 세계인의 조롱거리가 되고 말 것이다. 아마도 이명박 대통령은 경제는커녕 야구팀하나도 건지지 못하였다는 손가락질을 받게 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다른 구단이다. 삼성과 히어로즈를 제외한 모든 구단의 관계자들이 그러한 트레이드를 하면 안된다고 나선 것이다. 집안의 가장은 맏딸을 재취 댁으로라도 팔아서 집안을 꾸려가자고 하는데 남은 자식들이 못한다고 나서는 것과 같은 형국이다. 우리 집이 얼마나 뼈대가 있는 집안인데 그따위 일을 벌이는가? 우리 집은 약속하지 않았나? 딸아이를 재취댁으로 시집보내지는 않겠다고 굳게 약속하지 않았나? 이러면서 핏발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겉으로는 명분이지만 속으로는 잔인하기 그지없는 자들이다.
도대체 구단주들이라는 것들이 뭐하는 것들인지 침이라도 뱉고 싶은 심정이다. 그들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정말이지 구린내가 난다. 그들은 장원삼이라는 투수가 삼성으로 이적해 가면 삼성이 강해지게 마련이고 그러다보면 자기들 팀 성적이 한칸씩 내려 앉게 된다고 계산하면서 공연히 목청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임진왜란 때 피난을 가서도 공리공론으로 당파싸움을 하였다는 그 시절의 모습이 바로 지금의 구단주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들은 야구 자체에는 관심이 없다. 히어로즈가 없어지면 우리 야구가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해서도 냉담하다. 그들이 관심을 가지는 것은 오로지 다음 해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는 것, 그것만이 관심사인 것이다. 잔인하게 그리고 하얀 이빨을 드러내면서 히어로즈의 종말을 보고 싶은 것이다. 양희은의 작은 연못 노래를 기억하는가? 싸우다 싸우다 고기한마리 죽으면 연못이 모두 썩어서 모두 죽게 된다는 그 노랫말을 기억고 있는가?
시장의 장사꾼들도 이따위로 저질로 굴지는 않는다. 아무리 싸워도 옆집이 어려워지면 도와주기도하고 끌어주기도 하는 것이 우리네의 마음속이다.
만약 삼성과 히어로즈의 트레이드가 취소되고 히어로즈의 구단주가 야구단을 해체한다고 선언하면 그 뒷감당을 할 사람은 과연 누구인가? 지금 명분만을 내세우면서 핏대를 올리고 목청을 높였던 그 구단주들이 책임질 것인가? 뽑아놓은 야구위원회 총재가 자기들 마음대로 하지 않으면 직무를 정지시키겠다는 것이 그들이 살아온 길인가?
그렇게 명분에 살고 명분에 죽는 인간들이라면 아이엠에프때 우리 기업이 팔려나갈 때 손가락이라도 베어서 글 한 자 적어 본 일이 있는가?
사람이건 구단이건 이기적이기는 하다. 그러나 이기심도 한도가 있는 것이다. 어렵게 살아가는 히어로즈를 위해서 따듯한 동정의 말을 하지는 못할 망정, 제발 어려운 처지에 있는 히어로즈가 좌절하여 자폭하는 일은 없도록 하자. 그게 엘지건, 한화건, 두산이건, 기아건 모두 살아갈 수 있는 길이다. 구단주들이여, 이만하면 정말 충분히도 잔인했다. 이제는 제발 따듯한 피가 돌아가는 인간으로 돌아가기를 빈다. inbong1953@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