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앞에 무너진 모정이 충격적이다. 15년간 키운 의붓아들에게 수면제를 먹여 숨지게 한 비정의 계모가 경찰의 끈질긴 수사 끝에 붙잡혔다. 충북 영동경찰서는 지난 11월22일 죽은 형의 교통사고 보상금 일부를 달라는 전처 소생의 둘째아들 박아무개(21)에게 수면제를 탄 차를 먹여 숨지게 한 최아무개(여·61)를 살인 혐의로 구속했다. 최씨는 15년 전 박씨의 아버지와 재혼한 뒤 아들을 낳고 결혼생활을 이어왔으나 살해된 박씨가 죽은 형의 보상금 중 일부를 요구하자 지난 4월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4월 그들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주간현대>가 취재했다.
전 남편과 사별하고 15년 전 재혼으로 부모자식의 인연 맺어
죽은 형 보상금 요구하자 종신보험 가입한 뒤 수면제로 살해…
충북 영동경찰서는 지난 11월22일 죽은 형의 교통사고 보상금 일부를 달라는 전처 소생의 아들 박아무개(21)에게 수면제를 먹여 숨지게 한 최아무개(여·61)를 살인 혐의로 구속했다.
아무리 계모라지만…
최씨는 15년 전 전 남편과 사별한 뒤 박씨의 아버지 박아무개(54)와 재혼하고 두 명의 의붓아들을 얻었다. 전처 소생의 두 의붓아들과 재혼 후 자신이 낳은 아들 등 3명의 형제를 키우며 결혼행활을 이어온 최씨는 15년 동안 큰 문제 없이 가정을 이끌었다.
하지만 5년 전 박씨의 형이 교통사고로 사망하면서 둘째아들인 박씨와 사이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박씨가 죽은 형의 교통사고 보상금 1억원 중 자신의 몫을 달라고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최씨는 박씨에게 1억원 중 3000만원을 주기로 약속했지만 날짜를 차일피일 미뤘다.
자신이 성인이 되면 최씨로부터 형의 보상금을 받아 독립할 생각이었던 박씨는 계모와의 약속을 믿고 의심 없이 생활해왔다.
어느덧 성인이 된 박씨는 군에 입대한 뒤 지난 11월 복무를 마쳤고, 이후 보상금 요구에 더욱더 힘을 실었다. “서울에 방을 얻어 애인과 함께 생활 하고 싶다”면서 자신 몫의 보상금 요구에 목소리를 높인 것.
하지만 최씨는 박씨가 군대에 가 있는 동안 이 돈을 이미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딸에게 줘버렸다. 이런 상황을 모르는 박씨의 요구는 계속됐고 최씨는 박씨의 요구가 슬슬 거슬리기 시작했다.
결국 최씨는 돈 때문에 해서는 안 될 일을 계획했다. 끈질기게 보상금을 요구하는 의붓아들 박씨를 살해하기로 마음먹은 최씨는 먼저 박씨를 종신보험에 가입시켰다. 박씨를 살해한 뒤 박씨의 목숨 값인 보험금마저 자신이 챙길 심산이었다.
이후 최씨는 차근차근 자신의 계획을 실행했다. 6개월 전부터 근처 병원에 찾아가 자신이 불면증에 걸린 것처럼 속여 수면제를 처방받은 뒤 차곡차곡 모아뒀다. 최씨가 이렇게 모은 수면제는 200알을 훌쩍 넘어섰다.
수면제로 의붓아들 살해
박씨를 살해할 기회를 엿보던 최씨는 지난 4월28일 밤 충북 영동군 황간면 자신의 집에서 남편이 없는 사이 의붓아들 박씨에게 수면제를 탄 유자차를 권했다.
다음 날 아침, 잠에서 깬 박씨가 어지럽다고 하자 최씨는 술 깨는 약이라고 속이고 박씨에게 다시 한 번 차에 수면제를 타 먹였다.
결국 박씨는 15년 동안 자신을 키워온 계모 최씨가 권한 차를 먹고 잠든 뒤 영원히 깨어나지 못했다.
최씨는 박씨가 사망한 사실을 확인하고 4월29일 밤 9시40분께 119에 전화를 걸어 “아들이 전날 술을 마시고 일어나지 않아 방안에 들어가 보니 숨져 있었다”고 신고했다.
최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석연치 않은 점을 발견했다. 전날 술을 마시고 들어왔다는 최씨의 말과는 달리 박씨에게서는 술을 마신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고, 숨질만한 마땅한 이유가 없었던 것.
또 최씨의 진술이 석연치 않고 박씨의 몸에 외상이 없어 사인을 정확히 판단하기 힘들어지자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부검을 의뢰했다. 그 결과 박씨가 수면제 중독으로 사망했다는 회신을 받은 경찰은 가족 중 유일하게 수면제 처방을 받은 적이 있는 최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수사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수면제 처방을 받아 200알이 넘는 수면제를 모았지만 실제 최씨에게서는 수면제 성분이 검출되지 않은 점을 발견했다. 결국 경찰은 최씨를 상대로 모발 검사와 거짓말탐지기 등을 이용해 최씨의 혐의를 밝혀냈다.
경찰 관계자는 “죽은 형의 보상금을 요구하는 의붓아들을 종신보험에 가입시킨 뒤 장기간에 걸쳐 살해를 계획한 사건이었다”면서 “단순 변사사건으로 묻힐 뻔 했는데 미심쩍은 부분이 있어 7개월가량 끈질기게 수사한 결과 최씨의 범행 사실을 밝혀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최씨는 자신의 범행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 / 이보배 기자 bobae38317@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