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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경기 침체로 인한 불황이 자동차업계에 이어 저가항공업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대한항공이 2008년 3분기 공시 영업이익이 251억원 적자를 기록하는 등 대형항공사들마저 힘겨운 불황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가운데 자금력이 취약한 저가항공업체들은 그야말로 절체절명의 순간이 온 것이다.
항공업계에서는 저가항공사들의 진출에 대해 “깊은 어둠에 아무런 준비도 없이 뛰어든 불나방”이라고 표현한 반면, 저가항공업계에서는 “시장진입에 대한 대형항공의 견제가 심한 탓”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국내 저가항공업계의 상황과 경쟁구도, 그리고 그들만의 생존전략을 취재해 봤다.
'한성한공' 운항중단 이어 최근 '영남에어' 부도처리
유가 및 환율 상승 등으로 항공업종 영업환경 최악
올 7월 야심차게 출발했던 저가항공사 영남에어가 12월 3일 전격 부도처리됐다. 지난 12월 1일 전노선 운항을 중단한 영남에어는 고유가 속에서 30~40%대의 낮은 탑승률에 고전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직원 임금은 물론 공항 착륙료, 지상 조업비 등 누적적자만 6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 영남에어 관계자는 “어음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투자자를 찾은 후 15일부터 운항재개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영남에어 운항재계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라는 것이 지적하고 있다.
이보다 앞서 국내 첫 저가항공사인 한성항공은 경영난으로 인해 무기한 운항중단에 들어갔다. 한성항공측에 따르면 수년째 적자가 계속된 데다 최근 경영진이 추진한 펀딩도 차질을 빚어 더 이상 항공기를 운항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10월 18일부터 청주-제주, 김포-제주 노선의 운항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특히 최근까지 270억여 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유가 급등으로 인한 심각한 경영난으로 지난 8월부터는 청주·제주 공항 등에 사무실 임대료 등을 연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5년 3월 청주~제주 노선을 첫 취항한 한성항공은 청주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항공기 4대를 도입, 김포~제주 노선을 운항해 왔다.
이스타항공과 코스타항공 역시 최근 경기침체의 여파로 취항을 한두달정도 미뤘다. 이와관련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연내취항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스타항공은 최근 군산시와 군산공항 항공노선 감편과 폐지에 따른 대체 항공편 확보를 위해 협약식을 갖고 자본금의 5%이내(10억여원)에서 주식 형태로 출자하기로 합의하면서 자본금 확충에 열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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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저가항공사들의 고전에 대해 경기침체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성급하게 항공업종에 뛰어든 것을 원인으로 꼽았다. 저가항공 시장은 2005년 8월 한성항공을 시작으로 2006년 6월 제주항공, 올해 7월 진에어와 영남에어가 잇따라 뛰어들었다. 여기에 올해 취항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이스타항공과, 코스타 항공까지 합하면 우리나라 저가항공사 시장은 이제 과당경쟁 상태에 달하게 됐다.
여기에 저가항공사의 경우 비행기 한 대와 50억원의 자본금만 있으면 누구나 뛰어들 수 있는 사업이지만, 100억원대 이상의 자본금을 확보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고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단적인 예로 대기업 계열사인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의 경우 자본금이 200억원에서 600억원 사이에 이르지만, 영남에어는 52억원에 불과했다.
그나마 애경그룹과 제주특별자치도가 공동설립한 제주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모기업인 에어부산, 대한항공이 모기업인 진에어만이 적자운항 속에서도 모기업의 지원 하에 활로를 다각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기업 계열 저가항공사, '위가가 기회' 적극적 마케팅 나서
이런 가운데 대기업들을 모회사로 둔 저가항공사들은 이번 기회를 시장선점의 기회로 생각하고 적극적인 마케팅을 준비 중이다.
우선 제주항공(애경그룹)의 경우 국제선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7월부터 국제선(부정기편) 취항을 시작한 제주항공은 12월 10일 정부로부터 △인천~오사카와 △인천~기타큐슈 등 2개 노선에 대한 정기항공운송사업 노선개설 면허를 받았다.
제주항공은 이에따라 내년 3월20일부터 인천~오사카를 매일 1회 왕복 운항하며, 인천~기타큐슈는 주 3회 정기취항한다는 계획이다. 이를통해 진에어, 에어부산 등 후발항공사들과 확실하게 차별화한다는 전략인 것이다.
제주항공은 오사카와 기타큐슈의 국제선 운임을 기존 항공사의 75%수준에서 책정할 방침이다. 제주항공은 현재 q400(좌석수 78석) 4대와 b737-800(좌석수 189석) 2대 등 모두 6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b737-800 항공기 2대가 추가 도입될 계획이다. 현재 제주항공은 국내선 탑승률은 평균 78~80%에 이르며 400억여원의 초기적자도 모기업에서의 증자를 통해 줄여나가고 있다.
2008년 후발주자로 뛰어든 에어부산도 모기업의 든든한 자금력과 함께 아시아나항공의 국내선을 공유하면서 급속도로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현재 에어부산은 평균 탑승률 50% 상회하면서 성공적인 시장 진입을 앞두고 있다.
에어부산의 경우 보잉사의 b737 제트기를 도입하고,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평균 비행경력 20년 이상의 베테랑 조종사들을 영입해 운항 부문에서 안전을 확보했다. 또한 아시아나항공 정비본부 내 20년 이상의 정비경력을 보유한 에어부산 전담 정비사의 현장 관리를 통해 항공기 정비 품질을 높이고 있다. 에어부산 측은 이러한 안전시스템과 완벽한 정비를 바탕으로 취항 이후 현재까지 단 한 편의 결항도 없이 96%의 높은 정시율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의 자회사인 진에어는 12월 한달간 10~20%정도 할인을 해주는 행사를 갖는다. 또한 ‘가족운임제도’라 하여 3명 이상의 직계가족이 탑승하면 성수기, 비수기, 주중, 주말을 막론하고 10%를 할인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진에어 관계자는 “공격적으로 할 수 있는 시기는 아니다”며 “진에어를 만든 계기가 저가항공시장에 대한 방어차원이기 때문이다. 에어부산과는 반대의 입장이다”라고 말했다.
"시장수요 회복전까지 대기업 계열 저가항공사들로 시장재편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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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업계 관계자는 일부 저가항공사들의 도태에 대해 ‘자연스러운 구조조정’이라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저가항공 관계자는 10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저가항공사들이 국내에 많이 생겨나고 있는 것은 전망이 밝기 때문”이라며 “세계적으로 봐도 항공시장 추세가 변하고 있다. 유럽과 미국쪽이 저가항공사들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 때문에 기존 국내 노선에서 대부분 적자를 기록하던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도 세계적인 변화를 읽고 뛰어들기 시작했다”며 “물론 저가 항공사가 생겨나니깐 견제한다는 의미도 크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저가항공에 대해 외부 시각이 부정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위기가 기회’란 말이 있듯이 지금 현 상황에서 자연스레 구조조정이 있을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경쟁력이 있는 기업이 새로운 기회를 맞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양종합금융증권 백지애 연구원은 12월 11일 ‘2009년 항공산업전망’ 리포트를 통해 “저가항공사의 시장진입은 시기적으로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며 “2007년 항공수요 증가를 기반으로 항공업종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면서, 적극적으로 설립이 추진됐던 저가항공사는 2008년 유가 및 환율 상승 등으로 항공업종의 영업환경이 악화되고, 금융시장 불안정으로 투자심리가 약화되면서 항공기 구입관련 대규모 자본투자를 위한 자금조달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백 연구원은 “이미 국내선을 운항 중이던 한성항공, 영남에어도 자금난으로 인한 경영악화로 운항이 중단됐고, 제주항공은 수익성 악화로 자본잠식 및 누적적자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며 “항공수요가 회복되고 시장이 안정화되기 이전에는 자금확보 및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대기업 계열 저가항공사(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를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정연우 기자 119@brea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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