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미네르바는 2008년 11월29일 '절필선언' 이후 한 달 만에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모습을 드러냈었다. 그는 오후 1시쯤 남긴 글에서 "정부가 한시적으로 달러 매수 금지령을 내렸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 뒤 연이어 3개의 글을 추가로 올리고, 6시간이 지나 "글을 쓰지 않겠다. 결론은 폐업이다"면서 공식적인 폐업을 선언했다. 또 그는 마지막 글을 제외한 자신의 모든 글을 자진 삭제했다.
하지만 그가 머물렀던 6시간 동안 다음 아고라는 뜨거웠다.
네티즌들은 미네르바의 컴백에 열광했고, 정부는 미네르바의 맹공에 '당황'했다. 이에 <주간현대>는 12월29일 짧지만 강했던 미네르바의 6시간을 추적했다.
|
컴백한지 6시간 만에 돌연 '폐업 선언' 왜? 미네르바, 자신의 '미래' 예견하고 자취 감췄나? |
|
미네르바는 지난 2008년 11월29일 김영삼 전 대통령을 맹비난한 뒤 한 달 만에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모습을 드러냈다.
미네르바 컴백에 정부 '깜짝'
구랍 29일 오후 1시 20분경 미네르바는 "2008년 12월29일 오후 2시 30분 이후 주요 7대 금융 기관 및 수출입 관련 주요 기업에게 달러 매수를 금지할 것을 긴급 공문 전송. 정부 긴급 업무 명령 1호. 중요 세부 사항은 각 회사별 자금 관리 운용팀에 문의 바람. 단, 한시적인 기간 내의 정부 업무 명령인 것으로 제한 한다"는 내용의 글을 처음으로 게재했다.
정부가 주요 기업들과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관치금융에 나서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미네르바의 갑작스런 등장에 네티즌들을 열광했다.
네티즌들은 "미네르바 반갑다", "그동안 얼마나 답답 했었나" 등의 인사로 미네르바를 맞이했고, 미네르바가 작성한 게시물은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수십만의 조회수를 기록하면서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와 개인 블로그, 카페 등으로 순식간에 확산됐다.
하지만 미네르바의 갑작스런 등장에 정부는 다소 당황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미네르바의 글이 확산되자 정부는 해명자료를 통해 "미네르바가 게재한 내용은 전혀 사실무근이며 허위사실을 인터넷에 유포하는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면서 "법적인 대응도 불사 하겠다"고 강력하게 대응했다.
이후 공교롭게도 해당 게시물은 3시간 만에 블라인드(다른 네티즌이 글을 볼 수 없게 만드는 것) 처리됐다. 이에 대해 다음측은 지난 2008년 12월29일 "미네르바의 글이 올라온 뒤 해당 글을 삭제해달라는 서면이 접수돼 인터넷 화면상에 보이지 않도록 블라인드 처리했다"고 밝혔다. 이어 "누가 어떤 내용으로 요청했는지에 대해서는 내부 규정상 밝힐 수 없지만 미네르바 본인은 당사자가 누구인지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미네르바의 도발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같은날 오후 3시쯤 '한국 경제 성장률에 따른 스펙트럼 개요'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과거 모델인 soc 투자에서 모든 비극은 시작된다"면서 이명박 정부의 soc 투자정책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미네르바의 첫 번째 글에 대해 정부가 법적인 조치를 운운하며 강력하게 대응하자 미네르바는 같은 날 오후 5시쯤 '존경하는 강만수 장관님께'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제발 거짓말은 하지 말자"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미네르바는 "거짓말인지 진짜인지 전화 2~3통화 하면 금방 다 아는 세상"이라면서 "자꾸 왜곡하고 속이려들면 일반 사람들이 뭐라고 생각하겠느냐"고 덧붙였다. 또 그는 재정부 내에 외국계 금융사와 내통하는 스파이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미네르바는 "지금 모건 스탠리 같은 외국계 금융사가 한국 상황을 국내보다 더 잘 알고 있다"면서 "외국계 금융회사와 내통하는 재경부 내부 스파이를 잡을 생각부터 하라"고 정부를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스미마셍'으로 폐업선언?
|
그는 네 번째 글을 통해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열혈 애국자 입장에서 피를 토하면서 나라 사랑에 국가 경제를 걱정해서 말을 하는 데도, 나쁜 영감이라고 매국노라고 하네"라며 누군가에게 무슨 말을 들은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네 번째 글을 통해 미묘한 속내를 드러낸 미네르바는 오후 7시 30분경 다섯 번째 글을 통해 돌연 '폐업'을 선언했다.
미네르바는 '속상하다. 그리고 사과드린다'는 제목의 마지막 글을 통해 "나는 닭은 닭이라고 하고 고양이를 고양이라고 한 거밖에 없는데 약간 문화적 충격을 받은 것 같다"면서 "강만수 장관께 사죄드린다"고 밝히면서 "이제는 다 지우고 2월 달에 퇴원하면 얌전하게 청량리나 서울역 같은데 가서 사랑의 밥 나누기 행사 같은 데나 다니겠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는 고양다음에는 올리고 싶으면 고양이 사진이나 올리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강만수 장관님이 알아서 잘 해 주시겠지. 뭐 어쩌겠냐. 많이 배우시고 똑똑하신데"라면서도 "나는 아직도 이 강한 거부감을 일으키는 뭔지, 알 수가 없는 이 미묘한 문화적 차이가 뭔지 이해를 못하겠지만 일단 문제가 된다고 하니까 그런 줄 알겠다"고 덧붙이고 "하지만 이것 또한 문제가 된다면 이해하겠다. 이것도 죄송하게 생각 한다"며 "꾸벅… 스미마셍. -사과문-"이라고 글을 매듭지었다.
그런가 하면 미네르바는 사과문에 첨언을 통해 공식적으로 '폐업'을 선언했다. 그는 "사방팔방에 이름이 팔리는 바람에 완전 꽝 돼 버렸다"면서 "결론은… 폐업이네"라고 절필 의사를 밝혔다.
미네르바의 절필선언에 온라인은 다시 한 번 술렁였다. 미네르바의 마지막 글을 놓고 네티즌들의 해석이 분분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한 네티즌의 해석이 눈에 띈다. 다음 아고라에서 활동 중인 한 네티즌은 미네르바의 마지막 글을 정부에 향한 비아냥이라고 정리했다.
아이디 '낚시왕'에 따르면 미네르바가 자신의 글을 통해 '2월 달에 노숙사랑의 밥 나누기 행사나 다니겠다'고 말한 속내는 내년 2월 달쯤 되면 경제파탄으로 노숙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비아냥이다. 또 '다음에 올리고 싶으면 고양이 사진이나 올리겠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왜 하필 올린다는 게 고양이 사진일까"라고 반문하면서 "쥐새끼 잡는게 바로 고양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미네르바가 사과문 말미에 '스미마셍'이라고 말한 부분에 대해서는 "친일매국 세력에게 그들의 언어로 미안함을 표시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해당 네티즌은 "미네르바는 원래 비유와 함축으로 글 쓰는 양반"이라면서 "이걸 두고 사과문으로 알아듣고 좋아하는 정부가 안쓰럽다"고 밝혔다.
어쨌든 2008년 12월29일 미네르바의 컴백과 '폐업선언'까지의 6시간을 돌아보면 그의 발언에 온오프라인 세상이 들썩인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그가 '온라인 경제대통령'이라고 불릴 정도로 만만치 않은 내공을 가지고 있음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취재 / 이보배 기자 bobae38317@hanmail.net
ⓒ 한국언론의 세대교체 브레이크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