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0월, ‘상생협력’을 내세우며 lcd 패널을 교차 구매키로 한 국내 lcd 부동의 1,2위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그러나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현재까지 lcd 교차 구매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8일 디스플레이협회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지난달부터 모니터용 lcd 패널을 서로 사주기로 한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심지어는 발주 계획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년 공들인 탑 무너질까
과거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협력사들을 수직 계열화 하면서 자사 협력사들이 경쟁사에 장비를 공급하지 못하게 했다. 이러한 문제를 개선키 위해 관련업계는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2007년 5월, 디스플레이 산업계의 유대강화와 공동이익을 도모하고, 종합적인 발전촉진을 위한 디스플레이산업협회가 출범한다.
하지만 디스플레이산업협회가 출범했음에도 디스플레이 산업 관련 기업들은 이렇다 할 ‘상생’의 결과물을 내놓지 못했다. 그 이후 디스플레이산업협회의 주관으로 관련업계 협력의 물꼬를 튼 것은 삼성과 lg. 양사는 지난 9월, 처음으로 경쟁 진영에서 lcd를 사는 교차구매에 합의해 화제를 낳았다.
삼성전자가 만든 lcd모니터(17″)에 lg패널이 들어가고, lg전자가 만든 lcd모니터(22″)에 삼성패널이 들어가게 된 것. 양사는 당시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로부터 17인치 와이드 모니터용 패널을 올 1월부터 월 4만장 내외로 구매하고, lg전자는 삼성전자 lcd총괄로부터 22인치 와이드 모니터용 패널을 지난해 12월부터 월 4만장 내외로 구매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모니터용 lcd패널을 교차 구매와 함께 지난해 10월, 상대방의 중소 협력회사들로부터 lcd 장비를 교차구매 하면서 분위기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그러나 당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협력체제를 두고 업계에서는 ‘적과의 동침’이 얼마나 오래 갈지, 혹시 ‘동상이몽’으로 끝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던 것이 사실.
“lg전자에 공급할 제품 개발이 조금 늦을 뿐”
이런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는 것일까.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당초 지난달부터 삼성전자의 lcd패널을 구매하기로 했던 lg전자는 구매의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의 제품 개발 지연으로 구매 결정을 미룰 수 밖에 없었다. 또한 삼성전자는 이달부터 lg디스플레이에서 17인치 모니터용 lcd패널을 구매하기로 했지만 발주는커녕 제품 개발도 요청하지 않은 상태다.
lg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 lcd 총괄이 빠르면 이달 말 제품을 개발할 수 있다고 통보해 와 제품 개발이 완료되면 그때 가서 구매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lg전자에 공급할 lcd 패널은 범용적인 제품이 아니라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며 “lg전자 측과 서로 협의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삼성전자로 제품을 공급해야 하는 입장에 있기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는 것은 적절치 못한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lcd 패널 교차 구매로 무역 수지 개선 효과가 클 것이라고 예상했던 디스플레이산업협회의 기대가 무색하게 업계에서는 양사가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중국과 대만의 모니터 lcd 패널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디스플레이산업협회 관계자는 “삼성과 lg의 lcd 패널 교차구매는 물건을 사고 파는 일이기 때문에 양사의 이해관계가 맞아야 하는 문제”라며 “양사의 협력을 위해 협회에서 꾸준히 노력해왔지만, 강제적으로 조정할 수 없는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lcd 패널 교차 구매가 양사의 의지가 결여된 채 정부와 여론에 떠밀려 이뤄진 약속인 점을 들어 양사의 교차 구매 의지가 약할 수 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lg전자와의 교차구매가 자의가 아닌 타의로 시작됐지만 적극적으로 정부와 디스플레이산업협회의 방침을 잘 따르고 있다"며 "기술 개발 같은 예측할 수 없는 부분이 나와 교차구매가 지연되고 있지만 lg전자와 서로 협의하에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라는 말을 전했다.
조신영 기자 pressman.ch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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