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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지주사 전환 몸부림‥“산 넘어 산?”

지주회사 전환 선언 3년‥두산그룹 틀 진짜 바뀌나?

김영수 기자 | 기사입력 2009/01/21 [14:10]

두산, 지주사 전환 임박?
 
두산그룹이 선언한 지주사 전환 약속 3년이 넘어갔다. 유예기간 2년을 합친다면 2010년까지 지주사 전환에 성공하면 되는 것이다. 일단 이미 부채비율은 200% 이하 요건은 충족됐고 남은 지분법 주식평가비율이 50% 이상이어야 했다. 그런데 두산출판, 테크팩, 처음처럼 의 매각을 통해 이는 충분히 달성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어 순환출자 고리를 끊기 위한 계열사 상장사 주식 30%, 비상장사 50% 보유 요건도 연이은 계열사 매각을 통해 얻은 대금으로 충분히 가능하다. 그런데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부채. 밥캣 인수로 인한 단기 차입금 증가는 유동성 위기를 불러일으켰고 최근에는 전광우 금융위원장이 “두산의 유동성을 주시하고 있다”며 구조조정의 여지를 남겼다. 결국 계열사 매각 대금이 밥캣의 뱃속으로 들어간다면 지주사 전환도 미룰 수밖에 없다.
 

두산그룹 경영투명성 확보 위해 지주사 전환 선언 후 3년 지나, 전환 본격 가동
출판부문·테크팩·처음처럼 매각 후 지주사 요건 대부분 충족…순환출자고리는 여전

 
▲두산그룹은 2005년 ‘형제의 난’ 이후 이미지 개선과 사죄 차원에서 투명 경영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그 방안은 3년 내 지주사 전환이었다. 사진은 박용성 두산그룹 회장.
두산그룹의 지주사 전환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지주사 전환은 재계의 순환출자구도를 개선해 경영투명성을 재고하겠다는 취지의 제도다. ‘쥐꼬리 지분으로 황제 경영을 한다’는 비판은 재계에 공공연한 사실이다. 지주사 전환을 하지 않은 대기업 대부분이 이 같은 지적에 자유로울 수 없는 구조다.

두산그룹이 지주사 전환을 약속했던 해는 지금으로부터 약 3년 전인 2006년 1월이다. 이때 두산그룹은 “3년 내에 지주사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선언의 배경은 2005년 ‘형제의 난’이다. 당시 두산그룹 창업주 고 박두병 회장의 차남인 박용오 성지건설 회장과 박용성 두산그룹 회장은 경영권 다툼을 벌였다.

두산그룹 오너 일가의 지지를 얻으며 박용성 회장이 경영권을 획득하자 박용오 회장은 두산건설의 계열분리를 요구하고 나선다. 결국 이 제안은 수포로 돌아가게 되고 박용오 회장은 두산그룹 비자금 실체를 폭로했다. ‘형제의 난’이 시작된 것이다. 이어 두산산업개발(두산건설)이 분식회계 사실을 자진공시하고 나섰다. 분식회계 기간이 박용오 회장의 재임기간과 겹치면서 박용성 회장의 공격이라는 의견이 다수였다.
 
지주사 전환 선언 왜?
 
이러한 예상을 맞추기라도 한 듯 박용오 전 회장은 다시 두산산업개발이 박용성 회장 등 오너 일가가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해 빌린 대출금 5년치 이자를 대납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형제끼리 그룹과 계열사의 비리를 폭로하면서 당시 두산그룹 박용성 회장과 박용만 부회장이 나란히 사퇴를 하게 되고 박용오, 박용성, 박용만, 박용욱 4명은 집행유예를 선고받게 된다. 그리고 두산산업개발은 분식회계 자진신고에 대해 과징금 최고 한도인 20억원을 부과 받았다.

이 같은 일련의 과정은 가족 간의 분쟁이기도 하지만 재벌 오너경영의 문제점을 드러냈다. 즉 순환출자구조를 통해 계열사를 지배하고 더불어 전형적인 재벌 비리마저 일삼은 것이다. 두산家 ‘형제의 난’을 계기로 두산그룹은 바닥에 떨어진 이미지를 추스르기 위해 전문경영인 체제로 탈바꿈을 하고 더불어 지주사 전환을 선언한 것이다. ‘투명한 경영을 통해 이 같은 일이 다시는 벌어지지 않겠다’는 다짐이었다.

두산그룹은 그 동안 지주사 전환을 위해 충족시켜야 하는 요건 달성에 노력해 왔다. 유예기간을 포함하면 2010년까지 여유가 있음에도 무서운 기세로 요건을 충족시켰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자산총액이 1000억 원 이상이고 지분법 주식평가비율이 50% 이상인 기업을 지주회사로 규정하고 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는 ▲부채비율 200%(공정거래법 개정중) 이하 ▲자회사 지분율 상장사 30%, 비상장 50% 이상유지 ▲자회사 외의 국내 계열사 주식소유 금지 ▲비계열사 주식 발행주식 대비 5% 초과 소유 금지 ▲금융사 주식 소유 금지(공정거래법 개정중) 등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 자회사 역시 손자회사 지분을 50%(상장사 30%) 이상 보유해야 하고, 손자회사는 국내 계열사 주식을 소유할 수 없다.

그 동안 두산그룹은 (주)두산을 정점으로 지주사전환을 위해 부채비율을 200% 이하에 맞춰왔다. 그래서 업계는 지분법 주식평가비율과 계열사 간 순환 고리를 끊는 일만 남았다고 관측했다.
 
지주사 전환 요건 충족
 
2007년 말 (주)두산의 총자산은 2조3830억 원, 지분법적용 투자주식가액은 9859억 원 가량으로 비율이 42.5%정도였다. 그래서 50% 이상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자산을 늘리던지 부채를 줄여야 했다.

▲두산출판·테크팩·처음처럼을 매각하며 지주사 전환 요건은 대부분 충족시켰지만 유동성이 발목을 잡고 있다. 사진은 ‘처음처럼’ 매각 본계약 체결식.
공식적인 두산그룹의 입장이긴 하지만 이 때문에 두산그룹이 연이은 계열사 매각행진에 나섰다. 지난 7월에는 출판사업 부문을 분할했으며 11월에는 테크팩을 4000억원에 매각했다. 같은 달 두산인프라코어의 방위산업 부문을 물적 분할해 현재 매각을 고려중이며 역시 두산인프라코어가 보유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 인천공장 부지 2만 평, 여의도 사옥 등도 매물로 내놓았다.

지난 1일에는 두산엔진이 갖고 있던 stx지분은 전량(10.5%)을 팔아 500억원의 현금마련에 착수키로 했다. 지난 6일에는 그동안 "절대 팔지 않겠다"고 단언했던 두산의 주류사업부문인 ‘처음처럼’도 롯데주류측에 팔아넘기며 5030억 원을 챙겼다. 

업계는 계열사 매각에 대해 부채를 줄이기 위한 것과 더불어 매각 대금 확보로 경기 침체에 대비하고 지주사 전환 시 계열사 지분매입 용도로 사용하기 위한 것으로 관측했다.

연이은 계열사 매각으로 (주)두산의 부채비율은 185%에서 137%대로 감소했다. 이 수치는 ‘처음처럼’을 제외한 것이다. 지분법 주식평가비율도 부채 감소에 따라 곧바로 50%대로 상승한다. ‘처음처럼’매각까지 합친다면 50% 중반 대까지 이를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걸림돌로 여겼던 비금융업이 금융업 회사를 보유할 수 없게 했던 금융사 주식 소유 금지 요건도 술술 풀리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공정거래법 완화를 내용으로 하는 입법 예고를 했다. 지난해 12월22일 공정거래위원회는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기업규제를 완화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에는 지주회사가 금융자회사와 비금융자회사를 동시에 보유할 수 있도록 하는 지주회사에 대한 규제완화 책이 포함돼 있어 두산그룹이 금융계열사인 두산캐피탈 등을 매각하지 않아도 될 전망이다. 이번 개정안은 법제처 심사 및 차관회의?국무회의 등 관련 절차를 거쳐 금년 2월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며 사실상 여야간 합의가 도출된 사안이다.
 

연 이은 계열사 매각으로 9000여억 원 현금 챙겨, 그럼에도 금융위는 두산 주시 중
순환출자고리 끊기 전에 유동성 확보가 우선…당장 지주사 전환은 무리가 따를 듯


순환출자고리 해소해야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두산그룹을 지목하며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히며 선제적 구조조정을 언급하고 나섰다. 사진은 밥캣 건설장비.
결국 대부분의 지주사 요건은 충족된 것이다. 남은 것은 그룹 내 순환출자 고리를 끊는 일이다. 현재 (주)두산은 자회사격인 네오플럭스(66.55%)와 srs코리아(100.0%), 두산타워(100.0%), 두산생물자원(100.0%), 두산모트롤홀딩스(77.78%), 두산베어스(90.0%), 오리콤(57.78%), 삼화왕관(44.15%), 두산중공업(41.17%) 등의 계열사를 지배하에 두고 있다.

또 다른 정점인 두산중공업을 중심으로 중공업 계열 회사인 두산엔진(51.0%), 두산인프라코어(38.86%), 두산메카텍(100.0%), 두산캐피탈(19.99%), 엔세이퍼(80.52%), 두산건설(39.83%)이 자리 잡고 있으며 두산건설은 또 다시 두산큐벡스(100.0%), 렉스콘(100.0%), 네오트랜스(42.86%) 등을 지배하고 있다.

과거 두산그룹의 지배구조는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다. 두산→두산중공업→두산건설→두산으로 이어지는 ‘삼각 순환출자구조’를 중심축으로 이들 핵심 계열사들이 타 계열사를 지배권에 두는 구도였으나 현재 두산건설과 두산의 출자구조를 끊어 놓은 상태다.

남은 것은 두산과 두산중공업, 두산중공업과 두산건설의 상호 출자 구조를 끊어야 한다. 이 일을 하기 위해서는 그룹 내 자금이 필요하고 테크팩과 ‘처음처럼’ 매각을 통해 얻은 9000여억 원을 통해 상호출자 구조를 끊는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지주사 요건이 아닌 걸림돌이 있다. 바로 밥캣이다. 2007년 두산그룹은  외국기업 밥캣을 인수합병하며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두산은 이때 국내기업의 외국기업 인수합병 사상 최대 규모인 49억 달러를 들였다. 두산측은 밥캣 인수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초석을 만들었다’며 축배를 높이 들었다.

그러나 곧이어 세계적인 부동산 경기침체가 뒤따랐고 자신만만하던 두산그룹은 유상증자에 나섰다. 10억 달러 규모였다. 당시 이를 두고 업계는 두산의 유동성 위기를 지적했고 주식은 폭락했다.

▲지주사 전환 선언 이후 3년이 지났다. 유예 기간을 포함하면 2010년까지지만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평가된다.
ir이후 차츰 두산그룹의 주가는 안정세를 찾았지만 간간히 유동성 위기설이 튀어나오며 두산의 발목을 잡았다. 특히 계열사 매각을 두고 유동성을 지적하는 목소리에 두산그룹측은 “자금마련은 지주사 전환이 목적이며 보유자산 또한 넉넉하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런데 두산그룹의 주장과는 정반대의 목소리가 나왔다. 그것도 금융위원장의 입에서다. 전광우 위원장은 지난 13일 오전 서울 롯데호텔 에서 열린 이슬람 금융 세미나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기업 구조조정과 관련해 많은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두산 등 중견그룹들을 산업은행을 통해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 위원장은 이어 "상반기 경기가 더 나빠질 경우 필요에 따라 선제적 구조조정에 나설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위, 두산그룹 주시 중
 
즉 두산그룹의 유동성이 심각한 수준이며 향후 구조조정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두산그룹은 “유동성 문제나 경기침체에 따른 부실 등이 발생할 염려가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두산측은 “두산의 사업구조는 발전, 담수 등 수주 사업이 대부분으로써 이미 3년 이상의 물량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매출상의 문제가 전혀 없고, 인프라코어 굴삭기 의 경우도 각국이 최우선시하는 soc 투자의 최대 수혜기업으로 최근 어려운 경제상황에서도 가장 안정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두산은 선제적 구조조정 등으로 확보한 이런 현금 흐름을 바탕으로, 오히려 경기회복기에 새로운 사업 기회를 확보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두산에 따르면 테크팩, 주류 등 매각으로 9000억의 현금을 확보하는 등 선제적 구조조정을 진행했으며 지난해 말 현금 보유액이 약 1조5000억 원이고, 주류매각대금 5030억을 반영하면 2조원 수준에 달하게 된다는 것.

그러나 현재 구조조정의 칼을 쥔 금융위에서 게다가 그 수장의 입에서 나온 말이기에 그냥 흘려버리기는 어렵다. 더군다나 두산그룹의 단기차입금은 2조원에 이르고 부채는 7조원 가까운 상황에서 낙관하기는 어렵다.

결국 계열사 매각대금이 부채 및 유동성 확보에 사용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지주사 전환도 일단은 제자리걸음 상태에 놓이게 된다. 전 위원장의 말처럼 두산그룹이 ‘예의 주시’되고 있는 상황이라면 지주사 전환보다 유동성 확보에 열을 올려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이는 곧 추가 계열사 매각을 의미한다.

지주사 전환을 위해 발빠른 행보를 보였던 두산그룹의 발목을 밥캣이 잡고 있다. 지주사 전환은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을 만큼 금융위원장의 우려마저 나왔다. 해결 방법은 오직 자금 뿐이다. 두산그룹이 과연 추가 자금 확보에 나서며 지주사 전환에 나설지 더불어 유동성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돼 있다.
 
취재 / 김영수 기자  minikys@lyc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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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쎄 2009/02/03 [10:42] 수정 | 삭제
  • 금융위원장 위치에서 .... 과연 그룹 지목하지 않았다고 하면 끝?

    내막이 있지 않을지... 같이 거론된 동부는 안전하다는?
  • --- 2009/01/21 [18:00] 수정 | 삭제
  • 제목 그대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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