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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메이트의 폭행, '수족마비' 생사 기로에

[특별한 인터뷰] 어느 결손가정 왕따 청소년 갑곤이의 비극

임민희 기자 | 기사입력 2009/02/05 [22:44]
“김군, 친구 폭행으로 급성 자발성 뇌대출혈 중상, 10여일간 방치돼 언어장애.수족마비 증상 보여…월230만원 치료비 없어 치료중단 위기 처해”
 
지난해 8월, 한 고등학생이 같이 자취하던 친구에게 폭행을 당해 중상을 입은 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치료시기를 놓쳐 수족마비 등 축삭돌기(신경세포인 뉴런을 구성하는 한 부분) 증후군을 앓고 있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전남 나주에 사는 김갑곤(19) 군은 10년 전 부모가 가출한 후 할머니, 남동생과 함께 생활했고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학교를 그만뒀다. 그러다 몇몇 친구와 자취방을 얻어 생활하던 중 지난해 8월경 친구에게 폭행을 당해 뇌출혈로 사경을 헤맸고 지금은 의식을 차렸으나 말을 못하고 수족마비 증상을 보이는 등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김 군의 상태는 점차 호전되고 있지만 월 230만원이 넘는 병원비(간병비, 입원비 등)를 감당하지 못해 치료를 중단할 위기에 처해 있다. 이 소식을 들은 나주 창영교회 장완규(48) 목사는 모금운동을 전개, 1600만원의 후원금을 모아 치료비를 마련했으나 장기치료가 필요한 김 군으로서는 향후 치료비를 어떻게 충당해야 할지 막막한 실정이다.
 
시사주간지 <사건의내막>은 병원비 부담으로 치료를 중단할 위기에 처한 김 군의 안타까운 사연을 담아봤다.
 
▲  갑곤이는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몇몇 친구들과 함께 자취를 했는데 친구들로부터 폭행을 당한 후 10일 넘게 방치되면서 증상이 악화됐다고 한다.  ©브레이크뉴스

장 목사 “갑곤이는 결손가정에서 자라 왕따 당하는 등 상처 많은 아이였다. 사고 후 의식 되찾았지만 병원비 부담으로 어려움 많다. 모금운동 벌여 후원금 1600만원 병원비 냈으나 향후 치료비 대책 없어” 토로

“갑곤이는 어려서 아빠를 잃고 엄마도 가출해 늘 가족의 사랑과 정에 굶주린 아이였습니다. 더욱이 결손가정 아래서 자란 탓에 주위 친구들로부터 왕따를 당하는 일이 많았죠. 속내를 잘 털어놓지 않았지만 조그마한 관심에도 수줍게 미소 짓던 그 아이가 지금은 병원에서 병마와 힘겹게 싸우고 있습니다. 갑곤이가 병을 이겨내고 다시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이 관심과 사랑을 모아줬으면 합니다.”     

지난 1월22일 <사건의내막>은 전남 나주 영산포 제일병원에서 장완규 목사와 김갑곤 군을 만났다. 김 군은 말 대신 눈과 표정으로 자신의 감정을 전달했고 어렵게나마 손을 조금씩 움직였다.
 
간병인의 도움을 받아 코를 통해 음식물을 섭취했고 근육이 굳는 것을 막기 위해 매일 스트레칭을 받고 있다. 그는 낯선 이의 방문에 긴장한 표정을 내비치더니 카메라로 사진을 찍자 손가락으로 v자를 그려 보이며 포즈를 취했다. 안쓰러운 마음에 손을 잡아주자 선한 눈으로 고마움을 나타냈다.

장 목사는 “갑곤이가 사고로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갔을 때는 혼수상태로 사경을 헤매고 있을 때였다”며 “15일간 중환자실에서 신음하다 상태가 나아져 일반병실로 옮겼고 간병인을 고용해 치료를 받도록 했다. 언제 다시 건강을 되찾을지 기약은 없지만 점차 나아지고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며 안도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김 군을 바라보는 장 목사의 낯빛이 이내 어두워졌다.
 
그는 “많은 분들이 도움을 줘 갑곤이가 병원치료를 받고 있지만 앞으로가 문제다.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1년 넘게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병원비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장 목사가 김 군의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 것은 김 군이 어렸을 적부터 자신이 담임으로 부임한 교회에 다녔기 때문도 있지만 결손가정 아래서 어렵게 살아가던 어린 소년에 대한 연민 때문이었다. 그가 기억하는 김 군의 모습은 말이 없고 자기방어력이 결여된 소극적인 아이였다.

김 군은 부모 없이 할머니 손에 자라다보니 주위가 산만하고 아이들에게 따돌림 당하는 일이 많았다. 초등학교 때부터 교회를 다녔지만 묻는 말에만 짤막하게 대답할 뿐 깊이 있는 대화는 나누지 못했다. 그러다 2년 전부터 김 군은 교회에 나오지 않았고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해하던 차에 지난해 8월경 학교에 다녀온 딸로부터 김 군이 죽었다는 소문을 전해 들었다고 한다.

장 목사는 안타까운 마음에 수소문한 결과 김 군이 조선대학교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는 “지난해 9월8일 병원에 찾아가보니 김 군은 의식이 없는 상태였고 담당 주치의는 발견 즉시 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치료시기를 놓쳐 죽을 수도 있다고 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에 따르면 김 군은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몇몇 친구들과 함께 자취를 했는데 친구들로부터 폭행을 당한 후 10일 넘게 방치되면서 증상이 악화됐다고 한다.
 
사고경위와 관련해 장 목사는 “자세한 내용은 잘 모르지만 들리는 얘기에 따르면 갑곤이를 때렸던 가해학생 한명이 잡혀 수사를 받았고 법정에서 2년6개월을 받았다고 한다”며 “판사가 합의를 유도했는데 가해학생 집안도 아버지가 일용직 근로자로 일해 먹고사는 어려운 형편이라 합의가 안 된 걸로 안다”고 혀를 찼다.
 
▲  갑곤이는 기초생활수급자로 팔순 할머니가 있으나 고혈압을 앓고 있어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다른 친척이 있긴 하지만 알코올 중독을 앓고 있거나 경제적 형편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 브레이크뉴스

그는 “가해학생이 갑곤이를 일부러 다치게 한 것 같지는 않다. 아이들 간의 사소한 싸움이 이 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생각된다. 부디 가해학생이 매도당하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 군은 처음에는 나주병원으로 이송했으나 큰 병원으로 데려가라는 말에 다시 조선대병원으로 옮긴 결과 ‘acute sdh(급성 자발성 뇌대출혈) dlrjtdl’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김 군은 코마상태(혼수상태)가 15일간 계속돼 제2중환자실에서 생사를 헤맸고 기관지 절제수술을 받았다. 상태가 나아져 일반병실로 옮긴 후에는 전문 간병인을 고용해 돌보도록 했다.

조선대병원에서 3개월간 병원치료를 받았으나 담당의는 ‘약물치료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해 현재 입원해 있는 나주 영산포제일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고 있다. 김 군은 점차 의식을 되찾고 손가락을 움직이는 등 호전되고 있다. 물론 축삭돌기 증후군으로 말을 못하고 수족마비 증상을 보이고 있지만 점차 나아지고 있어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장 목사는 “갑곤이 상태도 문제지만 병원비 해결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현재 갑곤이는 간병비와 입원비, 기저귀 등 기타 물품비로 월 230만원의 비용이 소요되고 있다.
 
▲ 사진은 장완규 목사. 갑곤이 가족들이 나설 수 있는 형편이 안 돼 불가피하게 교회이름으로 후원을 받고 있다. 나주시청 홈페이지와 교회카페에 후원자 명단과 액수, 지출내역을 모두 올리고 있다.  © 브레이크뉴스

그는 병원비를 댈 수 없는 갑곤이의 딱한 사정을 알고 교회와 연계돼 있는 대형교회 및 성도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나주시 홈페이지와 창영교회 카페(http://cafe.daum.net/3313929)에 글을 올리는 등 본격적인 모금운동을 전개했다. 그 노력으로 1차로 650만원, 2차로 800여만원을 받는 등 지금까지 1600여만원의 후원금을 받았다. 이는 여러 지역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그는 “지역신문에서 김 군의 사연을 보도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후원금을 보내왔다”며 고마움을 나타내면서도 모금활동에 대한 오해로 인해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털어놨다. 장 목사는 “영양제만으로도 자활치료가 가능하다는 둥 일부 정확하지 않은 내용으로 인해 오히려 후원이 줄거나 예금주가 갑곤이의 가족이 아닌 교회이름으로 되어 있어 오해를 받기도 했다”고 속상해했다.

갑곤이는 기초생활수급자로 팔순 할머니가 있으나 고혈압을 앓고 있어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다른 친척이 있긴 하지만 알코올 중독을 앓고 있거나 경제적 형편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장 목사는 “갑곤이 가족들이 나설 수 있는 형편이 안 돼 불가피하게 교회이름으로 후원을 받고 있다. 나주시청 홈페이지와 교회카페에 후원자 명단과 액수, 지출내역을 모두 올리고 있다. 후원금은 모두 갑곤이 치료비로 쓰이고 있으니 더는 오해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간병인 박갑숙(54)씨의 헌신적인 노력과 많은 분들의 후원이 없었다면 갑곤이가 지금처럼 나아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곁에서 지켜보던 간병인 박씨는 “내 자식이라 여기고 할일을 했을 뿐인데 언론에서 너무 띄워준 것 같다”고 손사래를 쳤다. 박씨는 “갑곤이 치료는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재활치료법을 익혀 매일 갑곤이를 운동시키고 있는데 팔다리는 조금씩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목은 아직도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며 “빠르면 6개월 늦어도 1년 안에 재활에 성공하지 못하면 평생 이 상태로 살아가야할지 모른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장 목사도 이에 공감을 나타내며 “갑곤이가 지속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이 사랑을 모아주셨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장 목사의 안내로 김군이 살고 있는 마을로 향했다. 차로 30분 거리에 위치한 김 군의 집은 여느 가난한 시골집 풍경 그대로였다. 할머니는 “몸이 아파 병원에 자주 가보지도 못하고 너무 가슴이 아프다. 손자가 짠하고 불쌍하다”며 연신 눈시울을 적셨다.
 
남동생과도 얘기를 나누려 했지만 기자의 방문에 놀란 듯 밖으로 나오려 하지 않았다. 장 목사는 “갑곤이가 사고를 당한 후 동생은 무섭다며 병원도 찾아오지 못하고 있다. 할머니는 마음이 아픈지 내 손을 잡고 눈물만 흘리셨다”고 안타까워했다. 허리가 굽은 할머니는 지팡이를 힘겹게 짚고 떠나는 일행을 배웅했다.

한편, 김 군은 현재 폐렴 증상이 심해져 지난 1월26일 조선대병원으로 긴급 이송된 후 치료를 받고 있다.
bravo159@naver.com

김갑곤군 후원계좌: 우체국 502013-01-000413 예금주 창영교회
연락처 장완규 목사 061-331-3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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