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정동영 파워!”
정동영 전 장관 귀환 예고에 민주당이 몸살을 앓고 있다. 아직 재보궐 선거 출마를 선언한 것도 아니며 출마 지역구를 점지해둔 것도 아닌데, ‘정동영’이라는 이름만으로도 당 안팎이 들썩거리고 있는 것.
정동영 전 장관 귀환 예고에 민주당이 몸살을 앓고 있다. 아직 재보궐 선거 출마를 선언한 것도 아니며 출마 지역구를 점지해둔 것도 아닌데, ‘정동영’이라는 이름만으로도 당 안팎이 들썩거리고 있다. 아직까지 당내 ‘정동영 파워’가 살아 있음이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정동영 전 장관 복귀로 누구보다 머리가 아픈 사람은 바로 정세균 대표다. 대선과 총선 참패 후 정치권 전면에서 사라진 정동영 전 장관과 친노세력, 그리고 김근태계를 모두 아울러 세력 통합을 이뤄놨던 탓이다. 모든 계파를 붕괴시키고 사실상 독점 권력을 쥐게 된 정세균 대표로서는 세력 분열의 상징과도 같은 정 전 장관의 귀환이 껄끄러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특히, 정 전 장관은 정치 복귀 이후 당내 비주류 세력을 대변하게 될 가능성도 높다. 이후, 비주류 세력과 세를 규합해 현재 실세인 정세균 대표 체제의 대항마로 부상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정세균호 출범 이후 계파 정치가 사라졌던 민주당에는 또 다시 계파 정치가 복원될 것으로 보인다. 굵직하게 정세균 세력과 정동영 세력으로 세력이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구 점지하기도 전에 당 안팎 들썩…신·구권력 힘겨루기
‘정동영 파워’ 살아 있어…정세균 위협하는 최대난적 될 듯
민주당은 현재 정세균 대표가 당권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정 대표가 지금의 입지에 오르기까지는 과정이 결코 순탄치 않았다. 정 대표는 지난해 7·6전당대회에서 2위 추미애 후보를 여유 있게 따돌리며 당 대표에 선출됐지만, 줄곧 야당 대표로서의 ‘지도력 부재’ 논란에 휩싸여 왔다.
그러나 연말 여야 법안전쟁을 치르면서 야당성을 회복한 모습을 보이고 난 후,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정세균 리더십은 한 순간에 당을 장악하기 시작했고, 민주당의 대권주자 반열에까지 올라서게 됐다. 이와 더불어, 그동안 정 대표에게 따라 붙었던 ‘관리형 대표’라는 불명예스런 꼬리표도 자연스럽게 떨어져 나갔다.
또, 정 대표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해온 일부 386 및 열린우리당계 인사들은 당에서 막강한 파워를 자랑하며 민주당의 신주류세력으로 부상하기에 이르렀다. 정세균 대표를 중심으로 형성된 신주류세력을 계파로 따진다면, 전에 없이 강력하면서도 거대한 형태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정세균 대표를 중심으로 한 신주류세력의 독주 행진이 계속 이어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구주류 핵심인 정동영(dy) 전 장관의 정치 복귀가 가시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4월 재보궐 선거 출마 뜻을 굳힌 dy를 중심으로 한 구주류세력이 다시금 결집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결국 1인 지도체제를 형성하고 있는 정세균 대표를 위협하는 최대 난적이 될 전망이다. 또, 정세균 대표가 그토록 경계했던 계파 정치도 다시 부활할 가능성이 엿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정동영 전 장관 출마 문제를 놓고 벌써부터 丁·鄭 갈등으로까지 비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앞서, 정 전 장관은 당 일각의 개혁공천 논란에 휩싸이며 공천배제설까지 불거졌던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정 전 장관은 미국 워싱턴d.c 현지시간으로 10일, 조지워싱턴대학에서 특강을 마친 후 특파원들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그런 문제가 그렇게 중요한가 생각한다”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국민들이 그런 문제에 관심이 있을까 싶기도 하다”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2일, 한 언론과 전화통화에서 태도를 바꿔 “그동안 (출마 여부에 대해) 무
심하게 보냈지만 이제 본격적으로 생각해 보려 한다”며 사실상 출마 입장을 밝혔다.
정 전 장관의 이 같은 출마 시사 발언 이후, 민주당은 일대 혼란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그동안 정세균 주류세력에 눌려 숨죽여 지내왔던 비주류세력을 중심으로는 정 전 장관 옹호 현상까지 나타나며 출마를 적극 불 지피기 시작했다.
정 전 장관의 출마를 탐탁지 않게 생각하며 적극 경계하고 있는 정세균 대표 등 주류세력의 입장과 정면 배치되는 것으로, 비주류세력은 정 전 장관의 복귀를 계기로 정세균 체제에서 눌려 있던 숨통이 트이기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연말 법안전쟁을 치르기 전까지 조기전당대회 필요성을 주장하며 반(反)정세균 목소리를 높이던 당내 진보개혁 진영이 그 중심에 있다.
鄭 귀환에 민주연대 분화 조짐
진보·개혁 진영이 민주연대를 중심으로 구축돼 있지만, 그렇다고 민주연대가 획일적인 목소리로 정동영 전 장관 출마를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 민주연대 자체가 다양한 비주류세력의 연대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민주연대는 재야파 김근태계인 ‘민평련’과 당내 진보·개혁 진영의 선도적 그룹인 천정배계 ‘민생정치모임’, 그리고 정동영 전 장관계 일부 개혁성향 인사들까지 포함돼 있다. 정치적 판단에서 중지를 모은다는 것이 어려울 수밖에 없는 구조를 취하고 있는 것.
그럼에도 이들이 한 배에 탈 수 있었던 것은 지도력 부재와 더불어 야당성 부족 논란에 휩싸여 있던 정세균 대표를 보완하자는 데 공감대가 형성돼 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또, 대부분 원외 인사 중심으로 이뤄진 탓에 당내에서 비주류세력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했던 의도 역시 강하게 작용했다. 그러나 ‘강한 야당’을 기치로 대여 투쟁에서는 한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당내 계파·공천 문제 등에 있어서는 내부적으로 뜻을 모으지 못하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실제로, 민주연대의 주축세력인 민평련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도 구성원들의 개별적 판단에 따라 지지후보를 달리 했던 바 있다. 민평련은 스터디 모임 형식을 취하고 있는 탓에 정치적 판단에서 자체 결속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민평련이 이처럼 구성원 자율적 판단에 따라 정치행보를 달리 하다 보니, 민주연대 또한 확실한 구심점을 잡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정동영 전 장관 출마 여부를 놓고 이 같은 문제점은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反dy 결사체 구성할까
정동영 전 장관 복귀 문제를 놓고 당내 상황이 이처럼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는 가운데, 당 안팎의 범친노 진영도 서서히 동면에서 깨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대선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있던 친노세력은 지난해 말 노무현 전 대통령 친형인 노건평 씨 사건을 계기로 완전히 물밑으로 가라앉았던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친노세력은 다시금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참여정부 관료출신 모임인 ‘청정회’가 대규모 워크숍을 개최, 세간의 관심을 불러 모은 것. 지난 7~8일 강원도 평창의 한 호텔에서 열린 워크숍에는 청정회 회원 80명 가운데 40여명이 대거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날 모임에 대해 회원들은 결코 친노 결사체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청정회 회원들의 이 같은 부인에도 불구하고 이날 워크숍에 대해서는 수많은 의미가 부여되고 있다. 친노 부활의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도 있으며, 또 다른 일각에서는 열린우리당 시절부터 반dy 성향이 강했던 친노세력이 묘한 시기에 대거 회동을 했다는 데 초점을 맞추기도 한다.
특히, 같은 시기인 8일 정세균 대표가 김해 봉하마을을 비공개로 방문해 노무현 전 대통령을 만나고 돌아온 바 있어, 뒷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청정회의 워크숍과 정세균 대표의 노무현 전 대통령 예방이 같은 시기에 이뤄졌다는 점만으로도 다양한 의미가 부여되고 있는 상황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등 친노세력과 정 대표간 긴밀한 끈이 이어졌다면, 겨울잠을 자고 있는 친노세력도 본격적으로 활동을 재개할 가능성이 높다. 정세균 대표의 광폭 행보에 맞춰 민주당 외곽의 친노세력도 활동을 재개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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