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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와 낭만 넘치는 주류로 살고 싶다”

여야 원내대표 릴레이 인터뷰 ①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

이보배 기자 | 기사입력 2009/02/20 [10:25]
'홍반장’, ‘깐깐함’, ‘사령탑’ 홍준표(55) 한나라당 원내대표를 대변하는 수식어들이다. 보스 기질이 있다고 해서 정치권에서 얻은 별명이다. 활동영역이 넓고 행동방식이 거친 홍 대표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자기 의견을 밝히는 것으로 유명하다. 2월 국회에서도 다르지 않았다. 홍 대표는 용산 철거민 참사 사태 이후 김석기 경찰총장 내정자의 사퇴를 촉구, 결국 김 경찰총장 내정자는 자진사퇴를 선언, 사표에 도장을 찍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홍 대표는 2차 입법전쟁을 앞두고 핵심 쟁점법안 처리에 고심하고 있다. 태도도 강경하다. “기본적으로 대화와 타협의 기조를 유지하겠지만 폭력과 떼쓰기는 더 이상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홍 대표와의 일문일답>
 
-원내대표라는 위치는 특히 많은 사람들을 상대하고 항상 바쁜 스케줄을 소화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평소 체력 단련을 위해 하는 운동이 있거나 건강관리를 위해 특별히 신경 쓰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
▲지난 2008년 5월 원내대표가 된 이후 휴가 한 번 없이, 쉴 새없이 달려왔다. 특히 야당 원내대표는 정부와 여당에 반대하고 싸움만 하면 되지만, 여당 원내대표의 경우, 청와대, 내각, 제1당 제2당, 당내 소속 의원과 국회의장 등 6단계의 조율을 거쳐야 한다. 원내대표가 된 이후 바쁜 스케줄로 인해 개인시간이 거의 없어 국회의사당 체력단련실에서 간단한 운동을 하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다. 
 
▲ 홍준표     ©브레이크뉴스

-정치인으로서 홍준표 원내대표는 깐깐하고, 치밀하고, 딱딱한 이미지가 강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옷 잘 입는 의원, 원색을 잘 소화하는 의원 등 패션이나 외모에도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다. 평소 옷차림이나 외모에 대해 아내의 조언을 듣는지 아니면 스스로 관리하는지 궁금하다. 
▲정치인이 된 후 빨간색 넥타이를 즐겨 착용했다. tv 토론회나 유세장에 매일 똑같은 빨간 넥타이만 매고 나오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집안 장롱 속에는 붉은색 계열 넥타이가 30여 개나 걸려 있다. 빨간색이 젊고 열정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착용하기 시작했지만 “성(姓)이 홍이라서 그렇다”고 농담 삼아 얘기하곤 한다. 

또 패션에 대해서는 아내가 많은 조언을 해주는 편이다. 지난 선거 당시 유세장 옷차림은 물론 메이크업도 아내가 전적으로 책임졌다. 머리숱이 많이 줄어 지난 선거 유세장에 나가기 전에 아내가 꼭 검은색 스프레이를 뿌려줬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가화만사성 치국평천하’라는 말이 있다. 정치권에서는 능력을 인정받은 정치인으로 알려졌는데 이 모든 힘이 가정에서 나오는 것인가. 그렇다면 가정에서는 어떤 남편이고, 어떤 아버지인가. 
▲가족은 언제나 ‘내 갈 길을 가는 홍준표’를 지지한다. 두 아들은 지금도 존경하는 인물란에 기명을 해야 하는 경우가 생기면 ‘홍준표’라고 적는다. 이것만으로도 복 받았고,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이는 아마도 가족들과의 약속을 잘 지키려고 노력하기 때문인 것 같다. 지금까지 나는 아들들과의 약속은 단 한 번도 어겨본 적이 없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잠시 짬을 내어 가족과 함께 ‘적벽대전’ 같은 영화를 즐기기도 한다. 아들들이 어릴 때부터 함께 영화관에 갔던 기억 때문에 유독 나를 믿고 잘 따르는 것 같다.

현재 장남이 고른 가곡을 우리 부부가 컬러링으로 함께 사용하고 있고, 휴대전화에는 부부 사진을 넣고 다닌다. 가족은 내 삶의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는데 최근 정부 각 부처 장·차관 개각을 단행하면서 많은 인사이동이 있었다. 또 인사청문화를 전후로 ‘부적절한 인사’, ‘돌려막기식 인사’ 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여당 입장에서 이번 개각을 바라보는 시각은 어떠한가.
▲세계경제 금융위기의 거센 풍랑에 맞서 ‘대한민국 경제호’를 순항시키고 도약시킬 최상의 전문가들이 발탁됐다. 또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국민의 마음을 얻는 인사로 평가한다.
다만 청와대가 당과 개각 인사를 논의하지 않았다는 점은 청와대 참모들의 실수이고 아쉬운 부분이다. 청와대가 행정과 정치를 다 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정치의 중심은 여의도이고, 청와대가 있는 광화문은 행정의 중심이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 출범 2년차를 맞았다. 지난 1년간 참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한나라당은 여당이라는 이유 때문에 기대가 적지 않았던 만큼 비판의 목소리도 컸다. 이명박 정부 2년차를 맞은 올해, 한나라당은 국민들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줄 계획인가. 
▲이명박 정부의 집권 2기 팀이 구성됐다. 지금은 국정계획 수립단계를 지나 이를 구체적으로 실천할 시기이다. 한마디로 구두끈을 단단히 조여매어야 할 시기라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매우 어렵고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주저앉을 수는 없다. 위기는 누구에게나 찾아오지만,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발전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싸우지 않고 일하는 국회, 실망이 아닌 희망을 주는 정치를 해나가겠다.

정치는 변화하지 않고 국민들에게만 변화를 요구할 수 없듯이, 국민들에게 ‘정말 열심히 하는 한나라당’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또 ‘통합과 상생의 선진미래’, 내 나라 내 국민이 두루 잘 사는 ‘선진강국 대한민국’을 만들고, ‘약자와 없는 자들’에게 더 큰 힘이 되도록 겸손하게 미래를 준비해 나가겠다.
 
-2월 국회는 쟁점법안 상정에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해 많은 잡음을 내며 어렵게 마무리됐던 쟁점법안 상정이 이어지는 것이어서 국민들의 관심도 매우 크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 내에서의 속도조절론이 제기됐고, 이런 이야기들은 국회 안팎에서 계속되고 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한나라당은 지난 연말부터 국제 금융위기로 실물경제가 추락하는 위기상황을 인식하고 빠른 시일 내에 사회 안정과 경제안정을 위해 법안을 제출하고 통과시키려 노력해 왔다. 하지만 민주당은 여전히 법안에 대한 논의의 시도조차 막고 있다.

첨예한 법안들이라도 일단 상임위에 상정한 뒤 여야가 토론을 시작하면 합의가 되게 마련이다. 종부세 같은 경우도 매우 첨예한 사안이었으나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상정해 토론을 거친 뒤 여야가 합의에 이르지 않았나. 따라서 미디어 법안은 지난 1월6일 합의서대로 상임위에 상정해 토론하면 2월 내에 처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지금 논의되고 있는 속도조절론이라는 것은 사실상 의미가 없다. 
 
▲ 16일 오후 국회에서 가진 홍준표 원내대표의 재신임 관련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홍 원내대표가 고개를 숙인채 생각에 잠겨있다.     ©

-쟁점법안 가운데 특히 미디어법과 한·미 fta 비준 동의안 처리에 대한 관심이 매우 크다. 이 두 가지 쟁점법안의 상정 시기와 진행 방향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 
▲‘미디어법’ 역시 국민적 관심이 매우 높은 사안으로 이번 임시국회에서 상임위에 상정해 논의한다면 충분히 통과 가능한 법안이다. 또 미디어법은 2만여 개의 일자리와 미디어 산업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경제살리기 법안이다. 여야 합의서대로 빠른 시일 내에 합의처리 하도록 여야가 노력해야 할 것이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용산 철거민 참사 이후 많은 논란이 있었다. 중간 수사결과 발표 이후 특검구성 등 또 다른 논란이 가시화되고 있는데 홍준표 원내대표는 일전에 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억울한 죽음을 정치에 이용하지 말라”고 강도 높은 비판을 했었다. 그렇다면 용산 철거민 참사를 바라보는 정치적 시각은 어떠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용산 사태에서 6명의 인명피해가 있었던 점에 대해서는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이에 대해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도 이미 자진사퇴를 했고, 검찰에서도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따라서 이제는 책임논쟁에서 나아가 근본적인 재개발 재건축 정책에 대한 제도개선을 위해 재발방지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특검 도입을 주장하며 안타까운 용산의 죽음을 정치적 공세의 소재로 활용하고 있다. 이제 민주당도 책임 있는 공당으로서 이번 용산사건과 같은 안타까운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정책보완에 힘써야 할 것이다. 
 
-오는 3월 이재오 전 의원의 귀국 소식이 알려지면서 지난해부터 불거져오던 이 전 의원의 정계 복귀가 코앞으로 다가온 느낌이다. 이 전 의원의 정계복귀는 이전부터 한나라당 내 계파갈등으로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기도 했는데 이재오 전 의원의 정계 복귀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집권여당에서 주류 비주류로 나뉘어 계파싸움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러나 이재오 전 의원의 귀국 문제가 당내 갈등을 유발한다고 보는 시각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당내 계파갈등을 이유로 이재오 전 의원의 귀국을 염려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 전 의원은 정계를 은퇴한 것도 아니고 잠시 한국을 떠나 있을 뿐이다. 이재오 전 의원이 돌아오면 적합한 활동을 통해 나름대로 한국 사회에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당 내외에서 한나라당은 ‘쪼개진 당’, ‘물과 기름’ 등 하나의 당으로 바라보지 않는 시각이 적지 않다. 실제 친이·친박계 의원들의 갈등이 당 내에 존재하는지, 궁금하다.
▲지난 1년 동안 친박, 친이계 할 것 없이 국회 대책에서는 한 마음으로 일해 왔다. 올해에도 친박, 친이 할 것 없이 국회 대책에서 우리들은 한 마음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실제 친박 의원들, 소위 친박의 핵심 의원들을 만나보면 국회 내에서 대책 세우는 데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 협조하고 있는데도 언론에서는 자꾸 친박 의원들이 비협조적이라느니 소극적이라느니 냉소적이라느니, 그런 식으로 보도를 한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나도 잘 모르겠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하고 싶은 말에 대해서는 거침이 없기로 유명하다. 이 때문에 ‘주류’와는 다른 길을 걸었고, 스스로 ‘아직도 주류가 아니더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홍 원내대표의 입심은 여전하지만 거대 여당의 사령탑으로 한나라당을 이끌면서 ‘비주류’라는 인식에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정치판에 들어온 지 10여 년간의 세월동안 ‘주류’와는 거리가 멀었다. 일류 고등학교를 나오지 못해 대학, 검찰, 정치에서 늘 비주류였다가 여당 원내대표가 돼 드디어 주류가 된 줄 알았는데 돌아보니 나는 여전히 비주류인 것 같다.

비주류를 오래 하다 보면 늘 편향된 사고를 갖게 되고 이해심이 부족해지고 조급증에 시달리게 된다. 철이 들고 난 뒤부터 나는 늘 이 점을 경계해 왔다. 세상에서 주류로 산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하고 좋은 것인지 평생 비주류였던 나는 너무 잘 알고 있다. 여유와 낭만이 넘치는 주류로 살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19세 이상 대한민국 국적 해외 영주권자 모두에게 참정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재외동포 참정권에 관한 법률’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아직까지 낯선 게 사실인데, ‘홍준표법’이라고도 불리는 이 법률의 추진 배경에 대해 설명 한다면. 
▲나는 2004년부터 la 한인회 등 교민간담회를 통해 재외동포들의 참정권을 제한한 당시 공직선거법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했다. 또 2004년 17대 국회에서는 재외동포 참정권 부여를 골자로 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제출했으며(2004년 11월12일 발의), 2005년 ‘재외동포 참정권 회복을 위한 헌법소원’을 제기한 담당 변호사로 활동, 2007년 6월 28일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판결을 받아낸 바 있다.

재외동포 참정권에 관한 법률이 통과됨으로써 내가 재외동포들의 권익 향상을 위해 발의했던 국적법(2004년 11월12일 발의, 2005년 5월4일 의결)과 재외동포법(2005년 9월5일 발의, 2005년 12월8일 의결)에 이어 재외국민 참정권에 관한 법률까지 이른바 ‘홍준표 재외동포 3법’은 마침내 결실을 맺게 됐다. 
 
-지난해 박중훈 쇼 출연이 기억에 남는다. 국회 파행으로 시끄러웠던 시기의 방송 출연에 비난의 목소리가 들리기도 했는데 스스로 박중훈 쇼 출연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를 수 있겠습니다만, 여야 대표들이 원수진 것도 아니고 화해를 하고 싸울 때 되면 또 싸우는 것이다. 싸웠는데 언제 또 화해했느냐 그런 식으로 보는 시각도 있을 수 있지만 그런 시각이 다 옳은 것은 아니다. 원내대표들이 그런 자리를 통해 자유스럽게 이야기 할 수 있는 기회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계기로 대한민국 정치가 조금 더 진일보할 수 있고 국민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 국회에서 열린 감사원장 인사청문회에서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뒤 사진 가운데)가 김황식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의원들과     ©유장훈 기자

 
-5월이면 원내대표 임기가 끝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임기 동안 이룬 성과나 후회스러운 일이 있다면 무엇인가. 또 남은 임기동안 꼭 이루고 싶은 일이 있다면 무엇인가.
▲나는 오직 국민만을 보고 국회를 운영해 나간다. 검사 시절에도 그랬고, 과거 야당 시절에도 양보를 해본 일이 없는 사람이다. 하지만 여당 원내대표가 되고 정국 전체를 끌고 갈 책임이 있다 보니 가능한 한 달래고, 타협하고, 설득해서 정국을 순탄하게 끌고 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나는 한나라당이 지난 연말과 연초에 일방적으로 쟁점법안을 밀어붙였다면 국민들이 우리로부터 이반했을 것이라고 본다. 민주당도 과거 열린우리당 시절 사학법과 과거사법을 의장 직권 상정으로 강행처리하며 당장은 이겼다고 생각했지만 그런 점이 누적되어 결국 정권을 잃어버렸던 것 아닌가. 여당이 극렬 지지층만 보고 정치를 하면 노무현 전 대통령이 노사모만 데리고 정치를 한 것과 다를 바가 없게 된다. 노무현 정권의 재판(再版)이 되는 순간 국민들의 마음은 떠나고 정권을 또 잃게 될 것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작년 연말에 아예 법안 상정 자체를 막기 위해 야당이 상임위와 본회의장을 점거해 국회가 폭력국회로 얼룩졌다는 점이다. 하지만 나는 18대 국회에서는 의원들 간의 폭력 행사만큼은 벌이지 말자는 생각이고 그 때문에 욕을 먹으면서도 많이 참았다.
 
지금까지 9개월 동안 일방 독주한 전례가 없다. 전부 대화와 타협을 통해서 합의처리 하려고 시도해왔고, 또 그렇게 해왔고 이 원칙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다.
 
-홍준표 원내대표가 평가하는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어떤 정치인인가.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매우 합리적인 사람으로 순수한 정치인이다. 어떻게 보면 겉모습은 온화하고 부드러워 보이지만 내면은 강인한, 전형적인 외유내강(外柔內剛)형의 지도자라고 할 수 있다. 
bobae3831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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