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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점] 살인범 죽여야하나, 살려야하나

[토론회]사형제도 이대로 좋은가? "제도적 살인”VS"교정.교화 불가능"

임민희 기자 | 기사입력 2009/02/22 [19:48]
최근 강호순 연쇄살인 사건을 계기로 사형제 존폐 논란이 또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8일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는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 주최로 ‘사형제도 이대로 좋은가?’에 대한 정책세미나가 열려 눈길을 끌었다.
 
토론에 참여한 여야 정치인들과 관련전문가들은 사형제 폐지와 존치여부를 놓고 팽팽한 접전을 벌였다. 박선영 의원은 “최근 강호순 사건이 발생하자 정부와 여당이 사형조기집행을 주장하는 것은 치안불안에 대한 국민여론을 이유로 감정적이고도 포퓰리즘적인 시대착오적 통치를 하려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 의원은 “국제연합에서 사형제도에 대한 글로벌 모라토리엄을 선언할 정도로 사형제 폐지는 세계적 흐름이 되고 있으며 생명은 인간의 보복심을 충족시키거나 제도적 살인을 정당화하는 도구가 되어서는 안된다”며 사형제 폐지를 주장했다.
 
반면 한나라당 박준선 의원은 “사형제도의 존폐 문제는 법률 이론적 측면과 국민의 법감정, 범죄추세, 양상 등 현실적인 측면을 함께 고려해 신중하게 검토할 문제”라면서도 “살인자에 대한 생명권도 중요하지만 피해자 가족들의 억울한 심정을 생각하면 이들에 대한 법의 처단은 필수적이다”며 살인제도 존치를 주장했다. <사건의내막>은 사형제 존폐를 둘러싼 양측의 주장을 담아봤다.
 
▲ 80대 노파 강간미수 살인사건의 용의자 한아무개가 천안경찰서 형사들과 함께 현장검증을 하고 있다.     ©이보배 기자

 
사형제 존폐 논란 재점화
 
사회를 맡은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은 토론에 앞서 사형제 폐지의 당위성을 피력했다. 박 의원은 먼저 최근 군포 연쇄살인과 제주 여교사 살해사건 등 부녀자를 상대로 한 범죄가 연속적으로 발생하면서 사형제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되고 사형수 58명에 대한 조기사형집행 주장이 일고 있음을 거론했다. 또한 지난 12일 한나라당과 법무부, 행정안전부, 경찰청의 실무자들이 모인 당정협의에서 사형집행 재개에 대한 논의가 진행된 사실을 환기했다.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에 대해 박 의원은 “우리나라가 그간 사형을 집행하지 않은 것은 un인권이사회 등 국제사회가 표명해왔던 사형제에 대한 우려를 받아들인 것”이라며 “이제 와서 경제 ·사회적 어려움과 치안불안을 이유로 사형을 다시 집행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우리가 어렵사리 쌓아올려 온 ‘생명존중과 인권보호’라는 소중한 가치를 일거에 허물어트리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박선영 의원, 강호순 사건 계기로 정부.여당 사형조기집행 추진
... 국민여론 기댄 감정적이고도 포퓰리즘적인 시대착오적 통치

 
박준선 의원, 사형제존폐 법률 이론적.국민 법 감정 등 신중 검토
살인자 생명권보단 피해자인권 우선, 반인륜적 흉악범 법적처단


박 의원은 사형제 폐지와 관련해 인간의 오판가능성을 지적했다. 그는 그 근거로 지난해 호주에서 12세 소녀를 강간, 살인한 죄로 교수형에 처해졌던 남성이 87년 만에 무죄로 판명된 사건을 제시했다. 또한 미국 사법통계국에서 지난 30년 동안 사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결백이 입증돼 석방된 사형수가 무려 119명이라고 밝힌 사실을 거론했다.

박 의원은 “평균 4명의 사형수가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처형해지고 있다. 형이 집행되고 나면 그 후에 아무리 무죄가 밝혀지더라도 돌이킬 수없는 치명적 약점을 갖고 있는 것이 바로 사형제도”라며 사형제 폐지를 주장했다. 더불어 그는 “개인적 살인을 금지하는 국가가 제도적 살인을 자행하는 것은 시대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지난해 9월 발의한 ‘사형폐지에 관한 특별법안’이 현재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데 18대 국회에서는 사형제도 폐지에 대한 진중한 논의가 진척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현재 계류 중인 ‘사형폐지에 관한 특별법안’은 사형제를 폐지하고 사면법에 따른 일반사면, 특별사면 또는 감형을 할 수 없는 종신형으로 대체하는 것을 골자로 11월17일 법사위원회에 상정됐다.

첫 발제자로 나선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 김부겸 민주당 의원은 박선영 의원의 주장과 맥을 같이하며 ‘역대 사형제폐지 운동과 사형제 폐지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모든 범죄에 대한 사형폐지국가는 92개국이며 군법을 제외한 모든 일반적인 범죄에 대한 사형폐지국가는 10개국, 사형집행이 10년 이상 없는 사실상 사형폐지국가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35개국이다.
 
▲ 경기서남부 연쇄살인범 강호순이 부녀자를 납치 살해한 경기도 모 지역의 암매장 현장.     ©김상문 기자


그는 1990년 이후 30여 개국이 사형폐지국 대열에 합류할 정도로 국제적으로 사형제 폐지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으며 1980~90년대 군사독재를 벗어나 민주화를 이룬 아르헨티나와 남아공 등과 사회주의 몰락으로 서구식 규범을 받아들인 동구권 국가들(헝가리, 폴란드, 우크라이나 등)도 사형제 폐지에 합류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김 의원은 사형은 존엄권의 전제가 되는 생명권을 박탈하기 때문에 헌법 제10조를 명백히 위반하고 생명권을 제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사형의 범죄 억제력을 갖기 위해서는 사형을 폐지한 국가에서 사형범죄가 사형제도를 폐지하기 전이나 사형제도를 가지고 있는 국가에 비해 훨씬 더 많이 발생해야 하지만 어떠한 나라에서도 이와 같은 통계가 나타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2002년도 범죄백서를 보면 1997년에 살인사건이 789건이나 발생하자 23명의 사형수를 처형했으나 그 다음해인 98년에는 범죄발생건 수가 전년도보다 177건이 증가한 966건이었다”며 “사형과 같이 잔혹한 형벌을 과다하게 적용하다 보면 일반인까지 심리적으로 이에 익숙하게 되어 예방적인 목적에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오게 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사형폐지 방법으로 관계법 개정을 통한 사형제 즉시 폐지(완전폐지론)와 단계적 폐지론을 제안했다. 그는 이어 대체형법 방법으로 사면법에 의한 특별사면, 가석방, 감형, 집행정지 등을 할 수 없는 절대적 종신형과  종신형 또는 무기징역 선고 시 일정기간 내 사면법에 의해 특별사면, 가석방, 감형, 집행정지 등을 할 수 없도록 하는 상대적 종신형을 실시할 것을 주장했다.

공동발제자인 마틴 유든 주한 영국대사는 “유럽국가를 비롯한 많은 나라들이 사형제 폐지를 결정한 것은 홀로코스트 등 권력살인의 역사를 반성하는 차원에서 출발한 것으로 사형제 폐지는 세계적 흐름이다”며 동조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사형제가 인간의 징벌 욕구를 채워준다는 것을 부정하진 않지만 사형제가 살인을 방지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이라는 증거는 없다”며 “특히 연쇄 살인자들의 대부분은 심각한 정신적 장애를 가지고 있고 자신을 포함한 그 누구의 생명도 귀중히 여기지 않는다. 연쇄살인은 체포나 사형집행으로 제어될 것 같지는 않다”는 견해를 보였다.
 
‘생명권 침해’ vs ‘살인행위 별개’

이와 관련 지정토론자들은 찬반각론을 벌였다. 민주당 정대철 상임고문과 공지영 작가, 천주교 사회교정사 목위원회 위원장 이영우 신부, 불교인권위원회 위원장 진관 스님은 사형제 폐지의 당위성을 주장한 반면 한나라당 박준선 의원과 동국대학교 김상겸 법과대학 교수는 사형제 존치를 주장했다.

정대철 상임고문은 “최근 청와대와 집권당인 한나라당이 사형집행을 공론화하여 빠른 시일 내 사형집행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예측되고 있다”며 “차근차근 사형폐지를 위한 선택의정서 가입으로 나아가던 흐름이 역류하여 사형집행이 재개될까 두렵다”고 우려했다. 
 
그는 사형제를 폐지한 국가들의 경험과 세계적 추세를 들어 폐지 당위성을 역설했다. 그에 따르면 한나라의 사형폐지는 국민여론의 힘으로 이루어지지 않으며 사형폐지는 그 국가의 민주화에 대체로 비례한다는 점, 사형은 폐지되기가 아주 어렵지만 한번 폐지되면 다시 부활하기도 어렵다는 점, 사형폐지는 거역할 수 없는 세계적 추세라는 점을 들었다. 정 상임고문은 “사형폐지론이 법률가와 국민의 감정에 대세를 이루지 못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단계론적, 현실적 대응접근 방법이 함께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공지영 작가는 “혹자는 ‘사형제도를 폐지하면 그 살인범들 어떻게 처벌하나’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실 테지만 ‘용서’만큼 무서운 벌도 없다”며 “사형제도가 존속함으로써 살인이 줄고 극악무도한 범죄가 감소하는 것은 아니며 인간이 인간을 단죄하는 것만이 결코 해결방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더불어 그는 “피해자 가족들에 대한 배려와 지원 등 처우개선도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경기서남부 연쇄살인범 강호순이 부녀자를 납치 살해한 경기도 모 지역의 암매장 현장.     ©김상문 기자


이영우 신부는 "사형집행은 단순히 사형수들의 목숨을 빼앗는 것만이 아니라 함께하는 모든 사람들을 살인의 공범자로 만들고 심각한 정신적 충격을 안겨준다“며 사형수의 인권과 사형집행인의 인권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피해자들이 진정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가해자를 사형시킴으로써 모든 것이 해결될 수 있을까”라고 반문하며 “미국에는 가해자와 피해자 가족이 함께 화해와 용서를 호소하며 사형폐지를 주장하는 단체가 있다. 그리고 해마다 2주간 ‘희망여행’을 통해 가해자를 용서하고 화해하는 것이 아픔을 치유하는 진정한 해결책이라고 강조한다”고 말했다.
 
“연쇄 살인범 유영철에게 노모와 부인, 4대독자를 잃은 고정원씨는 유영철을 용서했다. 고정원씨는 사건 직후 심한 고통과 두려움, 그리고 가장으로써 가정을 지키지 못한 자책감 등으로 죽고 싶은 마음 밖에 없었지만 마음으로부터 그를 용서했고 이를 통해 마음의 평화를 찾아가고 있다.”

이 신부는 범죄 피해자들의 고통을 치유하는 것은 범죄자를 처형하는 것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슬픔과 아픔, 처절한 절규를 마음껏 펼쳐놓고 얘기할 수 있는 자조모임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또한 국가와 사회단체, 종교단체도 유가족의 아픔을 함께 하면서 정신적, 육체적,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해고 용서와 화해를 통해 마음의 평화를 얻어 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주문했다.

진관 스님은 이 신부 의견에 동감하며 “사형제도는 범죄 억제효과 내지 사회질서유지에 도움이 될 수 없고, 피해 당사자들 역시 범죄인을 죽였다하여 아픔이 사라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며  “법과 정치는 인간중심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특히 불살생과 자비를 실천하는 불교계와 수행자로서 비인간적이고 반인륜적인 사형집행을 용납할 수 없음을 천명한다”고 말했다.

반면, 박준선 의원은 사형제도 폐지에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박 의원은 우선 “사형은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박탈하는 것이기 때문에 인도적?종교적 견지에서 가급적 피해야 할 일인 것은 당연하며 사형 제도의 범죄억제 효과가 충분히 검증되지 않는 등 여러 측면에서 반론이 제기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그는 “헌법재판소와 대법원도 사형을 합헌이라고 판시하고 있고, 법원도 엽기적인 살인범이나 가정파괴 사범 등 스스로 인간이기를 포기한 반인륜적 흉악범에 대해 극히 예외적으로 사형선고를 하고 있다”며 “사형 제도의 존폐 문제는 법률 이론적 측면과 국민의 법 감정, 범죄추세·양상 등 현실적 측면을 함께 고려해 신중하게 검토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사형 선고 확정 판결을 받은 사형수들의 인권이 있지만 결국은 사형수의 손에 의해 억울하게 죽어간 무고한 피해자들을 생각하면 현행법에서 엄연히 존치하고 있는 사형제도에 대해 현행 법절차에 의해서 합법적으로 사형이 확정된 경우엔 집행해야 한다”며 “사형제도가 규정되어 있으면서 집행을 하지 않는 것은 정부의 직무유기”라고 주장했다.

사형제도 폐지론자들이 오판가능성을 주장하는데 대해 박 의원은 “오판에 의한 피해회복이 어렵다는 점은 오판의 가능성을 줄이고 사형선고를 신중히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에 대한 논거는 가능하나 그런 위험이 있으니 아예 사형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것은 지나친 논리”라며 “다만 만의 하나 있을 수 있는 오판의 가능성을 줄여나가는 방안마련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종신형 도입에 대해서도 박 의원은 반대입장을 보였다. 종신형 도입이 오히려 수형자에게 무한의 고통을 가하게 돼 인권존중에 반하는 것이며 폐지론자들이 강조하는 형벌의 기능인 특별예방(교정, 교화, 재사회화)과도 모순된다는 것. 더는 처벌되지 않는 수형자에 의한 수용질서 문란 및 교정사고 증가, 막대한 시설, 행형예산부담(엄중격리, 특별감옥 설치)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김상겸 교수는 “살인이란 어떤 범죄보다도 흉악하고 법적 책임이 크다. 다른 사람의 생명의 빼앗고 그 존재를 부정하는 범죄는 지구상에서 없어져야 할 범죄이지만 완전하지 못한 존재인 인간에게 있어서 현실적으로 그렇게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렇다면 살인범에 대하여 어떤 법적 책임을 지워야 하는지가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사회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살인사건은 매번 사형제의 존폐문제를 거론하게 만들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1998년 이래 사형을 집행하지 않고 있지만 국민의 입장에서 볼 때 사형이 선고된 후 형이 집행되지 않고 있다는 점은 법의 효력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져 법적신뢰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형수의 생명권 침해 논란과 관련해서도 그는 “헌법재판소가 언급하고 있는 것처럼 절대적인 생명의 가치도 다양한 사람들이 더불어 사는 사회에서는 상대화될 수밖에 없고, 사형제는 타인의 생명을 빼앗은 자에 대하여 예외적으로 적용될 뿐”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살인범에게도 수사과정부터 재판을 거쳐 수감에 이르기까지 인간으로서 누려야할 권리를 보장하고 있지만 범죄행위에 대한 법적 책임은 별개의 문제다. 인성을 상실하고 반성을 모르는 교활한 살인범에게 교정·교화가 가능하다고 보는 것은 너무나 단순한 발상이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사형제가 인명 살상범죄에 어떤 예방의 효과가 있는지 검증된 바는 없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자신의 생명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자는 다른 사람의 생명도 존중하고 보호한다는 것”이라며 “자신의 생명만 소중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사회공동체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독선”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이린 칸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과 일본의 '사형폐지의원연맹'과 ngo 단체인 '사형폐지국제조약의 비준을 요구하는 포럼 90'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내는 사형집행정지 요청서를 박 의원 측에 전달했다.

임민희 기자 / bravo15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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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매치 2009/02/23 [02:04] 수정 | 삭제
  • 범인에 대한 죄책감 의식이다. 그것이 벌을 주는 방식이지 사형 제도 벌인다 해서 과연 이 들이 늘어 나지 않는 다는 설은 없다. 죽고 나면 그만이라는 생각 그리고 양심과 가책에 무너져 버린 범인들을 벌을 주기 위해서는 새로운 형태의 벌이 필요 할 때라고 본다. 사형 제도는 그저 임시적인 조치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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