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치매 팔순 시어머니 살해한 며느리 '중형'

서울북부지법 “징역 7년…진범이 남편이라고 책임 전가해”

신종철 기자 | 기사입력 2009/02/24 [23:53]
[인터넷 법률신문 로이슈] 치매에 걸린 팔순 시어머니를 살해한 혐의(존속살해)로 구속 기소된 며느리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에서 징역 7년의 실형이 선고됐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조oo(42,여)씨는 1993년 2월 김oo씨와 결혼한 후 수년 간 시어머니(80)를 모셔왔으나 남편과 시어머니가 가식적이고 위선적이라는 생각에 결혼생활에 불만을 가져왔다.
 
그러던 중 조씨는 지난해 6월17일 오전 7시30분께 서울 도봉구 창동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가 화장실을 사용하고 변기의 물을 내리지 않아 악취가 심하게 난다는 이유로 시어머니를 불러 이를 확인시키는 과정에서 남편과 시비가 돼 남편으로부터 심한 욕설과 폭행을 당했다.
 
이날 조씨는 남편이 출근한 후 시어머니와 말다툼을 하던 중 평소 남편과 시어머니로부터 심한 학대를 받았다는 생각과 시어머니가 치매를 가장한 위선적인 행동을 한다는 생각에 격분한 나머지 시어머니의 목을 조르고 무릎으로 가슴부위 등을 짓눌러 질식 및 다발성 늑골골절에 의한 흉곽동요로 숨지게 했다.
 
이로 인해 존속살해 혐의로 구속 기소되자, 조씨는 “시어머니를 살해한 사실이 없다”고 범행을 부인하며 “외부에서 침입한 사람이나, 남편이 살해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은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됐는데, 서울북부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이상철 부장판사)는 지난 1월20일 시어머니를 살해한 며느리 조씨에 대해 배심원 7명이 만장일치로 유죄를 인정해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먼저 “외부인에 의한 타살 가능성과 특히 피고인이 주장하는 남편 김씨가 살해했을 가능성을 보면, 평소 회사에서 10분 거리인 집에 와 어머니 점심을 챙겨주던 김씨가 어머니를 살해할 만한 동기를 찾기 어렵고, 게다가 119 구급대원의 증언 등을 종합하면 김씨가 어머니를 살해했을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양형 이유와 관련, 재판부는 “평소 결혼생활에 불만을 품고 있던 피고인이 시어머니와 말다툼을 하던 중 순간 격분해 피해자의 입을 막고 목을 졸라 살해한 사건으로 범행의 결과가 대단히 중대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피해자는 시어머니로서 치매에 걸려 있는 상태였는데, 피고인의 보호를 받아야 할 피해자가 오히려 피고인에 의해 살해됐다는 점에서 피고인의 범행은 반인륜적이고 비난가능성도 크다”고 질타했다.
 
재판부는 “또한 피고인은 피해자를 살해한 사실이 증거에 의해 충분히 인정됨에도 불구하고 수사가 개시된 이래 법정에서까지 자신의 범행을 부인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거기에 그치지 않고 진범은 자신이 아닌 남편이라면서 그 책임을 전가하는 등 개정의 정도 엿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이 수년 간 피해자를 모시면서 고부간의 갈등으로 인해 많은 스트레스를 받아왔던 것으로 보이는 점, 남편과의 결혼생활도 원만하지 못해 남편과 자주 싸우고 그로부터 심한 욕설과 폭행을 당하기도 했던 점, 사건 당일 아침에도 남편으로부터 욕설과 폭행을 당해 경찰이 출동하기까지 한 점, 피고인은 편집성 정신분열증, 정신병적 증상이 있는 중중의 우울성 에피소드라는 진단 하에 수차례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점 등을 참작해 형량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검찰은 “조씨가 수사과정은 물론 법정에서도 반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징역 15년을 구형했고, 변호인 측은 “검찰이 직접적인 증거 없이 정황에만 의존하고 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배심원 7명은 모두 유죄평결을 내렸고, 양형은 징역 4년에서 7년의 의견을 냈으며, 재판부는 배심원들의 평의를 존중해 징역 7년을 선고했다.
 
한편, 조씨는 이번 판결에 불복해 “형량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며, 반면 검사는 “형량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며 각각 항소했다.
신종철 기자 / sky@lawssue.co.kr
 
브레이크뉴스 / 로이슈(http://www.lawissu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119@breaknews.com
ⓒ 한국언론의 세대교체 브레이크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