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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發 정계개편 꿈틀…민주당 쪼개지나?

민주당 대분열 위기맞나... 丁·鄭 공천대충돌…한화갑 신당조짐

송경 기자 | 기사입력 2009/03/23 [10:44]
여야 각 정당이 본격적으로 4·29 재보궐 선거 시스템을 가동시키면서 정치권이 다시금 시끌벅적해지기 시작했다. 특히 이번 재보궐 선거를 둘러싸고는 정계개편 조짐까지 엿보이고 있어,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다. 그러나 실제로 재보궐 선거 이후, 정계개편이 이뤄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정계개편 발화점이 여당이 아닌 야당에 있기 때문이다.
 
거대공룡 여당이 분화된다면 이에 따른 파장으로 야당도 분화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야당이 먼저 분화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이야기다. 여당 견제를 위해 총력 단결을 해도 모자랄 판에, 분열을 일으킨다는 것은 자살행위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정치권에서 정계개편 가능성이 회자되고 있는 이유는 민주당의 내홍 때문이다. 민주당은 정동영 전 장관에 대한 공천 문제를 둘러싸고 내분이 위험수위에까지 도달해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정동영 전 장관 공천 문제로 민주당이 찢어질 가능성까지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 민주당은 국정운영을 담보로 한다는 커다란 부담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내분을 삭이기는 이미 선을 넘어선 모습이다. 정동영 전 장관 복귀에 따른 민주당발(發) 정계개편 시나리오를 짚어봤다.
 
민주당은 최근 정동영 전 장관 공천 문제를 놓고 극심한 내홍에 휩싸여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정 전 장관이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4월 재보궐 선거를 전후해 민주당이 정동영계와 정세균계로 양분될 수도 있는 것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정동영 전 장관이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전주 덕진구 지역에 대해 전략공천을 하기로 결정했다. 민주당 김유정 대변인은 3월18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직후 브리핑을 통해 “이번 4·29 재보선의 전체적 구도를 짜는 데 있어서 당이 종합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여지를 두기 위해 전략공천지역을 선정했다”며 “최고위 의결을 통해 전주 덕진구와 인천 부평(을) 지역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 정동영, 정세균     ©브레이크뉴스

덕진 전략공천에 鄭측 분노폭발

그러면서 김 대변인은 정동영 전 장관 공천 배제설과 관련해 “전체적 구도를 짜는 데 당의 종합적 판단을 위한 여지를 둔다는 의미”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결정으로 특정인을 염두에 둔 결정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지도부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리자, 정동영 전 장관 측은 ‘정동영 공천 배제’를 위한 수순으로 규정하고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정 전 장관 출마에 적극 찬성 입장을 밝혀온 이종걸 민주연대 공동대표는 3월19일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지도부가 정 전 장관에 공천을 주지 않겠다는 뜻으로 설명된다”며 “당에 굉장히 큰 위기가 올 수 있다”고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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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걸 의원은 그러면서 “정 전 장관이 이미 (덕진) 출마를 공언했기 때문에 공천을 하지 않게 되면 무소속으로 출마할 수도 있는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민주당 의원과 당원들이 깊은 혼란과 고민에 빠지게 되고, 두 부류로 나눠지며, 분당 사태와 유사한 사태가 이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정동영 전 장관의 덕진 출마와 관련해서는 “부정적 여론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정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정 전 장관의 출마를 막는 것이 훨씬 더 큰 문제라고 본다. 이는 지도부가 기득권을 지켜보고자 하는 작은 노력, 옹졸한 노력으로 보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정동영 전 장관의 든든한 지원세력인 ‘정동영과통하는사람들’(정통들)도 같은 날 성명을 발표해 지도부의 덕진구 전략공천 방침에 대해 맹공을 퍼부었다. 이들은 성명에서 “민주당 지도부의 전략공천 방침은 ‘정동영 배제’의 다른 이름”이라며 “무존재감 민주당을 만들어온 현재의 무능한 지도부가 자신들만을 위한 공천 칼자루를 휘두르도록 맡겨둘 수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지난 대선 이후 민주당에서는 상향식 공천이라는 것이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고 민주당이 점점 사당화돼 가고 있다는 주장을 펼치며 “전주 덕진 지역에서 정동영 전 장관의 지지율이 50%를 넘는 것조차 민주당 지도부에게는 ‘그건 너희 생각일 뿐이고’라며 무시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특히, 정세균 지도부에 대해서는 “개혁적이고 참신한 인물을 공천하겠다며 가장 비민주적인 방법으로 정략적 밀실공천을 단행하려고 한다”고 비난 수위를 높였다.
 
▲ 정동영 전 장관  ©유장훈 기자
이런 가운데, 김대중 전 대통령 최측근인 박지원 의원도 정동영 전 장관 덕진구 출마에 적극 찬성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박지원 의원 발언을 두고, dj가 정 전 장관 손을 들어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박지원 의원은 지난 3월17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정동영 전 장관은 우리 당의 대통령 후보였고, 또 여러 가지 국정경험을 갖춘 인사이기 때문에 원내 진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정세균 대표께서 선당후사, 즉 ‘당을 먼저 생각하자’ 이런 말씀을 했는데, 지혜로운 결정으로 당과 정 전 장관이 윈-윈할 수 있도록 좋은 방법이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며 “중차대한 시기에 불필요한 당력의 소비는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정 전 장관이 이미 출마 의사를 밝혔지 않았느냐”면서 “정 대표나 당내 분위기도 여러 가지 문제를 표출하고 있지만, 당을 생각하고 국가를 생각해서 윈-윈하는 방법이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주류 중심 반대세력 강경

반면, 당내 주류 및 일부 인사 등은 정동영 전 장관 출마에 여전히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지난 3월15일·김부겸·김동철·백원우·신학용·양승조·우제창·이광재·조정식·최재성·김상희 의원 등 10명은 성명을 내고 “정동영 고문은 출마를 재고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지난 대선 패배 이후 우리 국민은 경제 위기와 고통, 민주주의 후퇴, 남북관계의 전면적 파탄에 따른 큰 아픔을 겪고 있다”며 “이러한 때 정동영 고문의 고향 출마 선언은 국민의 정서와 더 크게 싸워달라는 당원의 바람을 저버린 것으로 매우 부적절한 판단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정동영 전 장관의 출마로 이번 재보궐 선거의 의미가 희석될 수 있다는 점, 당의 지도급 인사로서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점, 내부 분열이 우려된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들며 거듭 출마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어, “우리의 상황이 매우 엄중한 이때, 정 고문의 출마는 ‘이명박 정권 심판과 mb악법 저지’라는 시대정신을 훼손하고 있다”면서 “과거 대선후보의 고향복귀에 대한 찬반 논란으로 이어져 선거 의미를 크게 퇴색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정 고문은 당의 대선후보를 역임한 지도급 인사로서 당이 단합할 때 당과 상의도 없이 개인의 입장만을 일방적으로 앞세우는 것은 올바른 지도자의 자세가 아니다”며 “유권자와의 약속을 저버리고 지역구를 자신의 편의대로 옮기는 것은 책임 있는 정치인의 자세가 아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아울러, “소수야당으로 공룡 여당을 견제하겠다며 표를 호소해야 하는 처지에 내부 분열된 모습을 보이는 것은 패배를 자초하는 길”이라며 “보수 세력들은 정 고문의 출마 발표만으로도 내분과 적전 분열을 이야기하고 있다. 누구라도 당을 분열과 갈등으로 몰아넣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들은 “또다시 국민들 마음에 상처 주는 일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며 정 전 장관의 대선과 총선 패배의 아픔을 되짚으며, “정동영 고문의 4월 재보궐 선거 출마는 재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화갑 신당, 정계개편 초석 될까?

정동영 전 장관이 공천을 받았을 경우 이 같은 민주당의 분열 시나리오가 예상되지만,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으로 출마하게 된다면 정계개편은 즉각적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대략 8월쯤에는 정계개편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동영 전 장관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더라도 즉각적으로 정계개편이 일어나기 힘든 것은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민주당 내 정동영계 인사들이 아직까지 예전만큼의 충성도를 가지고 있느냐 하는 문제다. 정동영 전 장관이 떠난 후 정세균 대표 체제 아래서 1년간 나름대로의 자리를 만들어 놓은 인사들이 모든 것을 버리고 정 전 장관을 따라가기란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가 한나라당을 탈당할 당시, 그토록 충성도가 강했던 측근 인사들이 따라나서지 않았던 점은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또, 정동영 전 장관으로서도 당장 새롭게 판을 짜기에는 부담스러운 면이 있다. 1년 만에 나타나서, 그것도 차기 대선을 한참이나 남겨두고 있는 상황에 정동영 당을 만든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이야기다.

그러나 8월은 다르다.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그 중 첫째는 한화갑 전 대표의 정계복귀가 이 시기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신문 <폴리뉴스>에 따르면 한화갑 전 대표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신당 창당을 강력 시사했다. 한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내가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다”면서 “국민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 전 대표는 “8월까지 결단을 내릴 것”이라며 “좌우지간 정치를 재개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한 전 대표가 이처럼 신당 창당을 적극 고심하고 있는 이유는 민주당이 그의 복당을 불허한 데 따른 것이다. 한 전 대표는 지난해 이상수·신계륜 전 의원 등과 함께 민주당에 복당을 신청했던 바 있지만, 한 전 대표만 복당이 불허됐었다.

이 때문에 한 전 대표는 “민주당에서 나를 안 받아주니까, 신당밖에 없지 않느냐”며 민주당에 복당하게 될 경우에는 신당 창당 플랜을 접을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한 전 대표는 또, “그동안 김대중 대통령님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모든 걸 다 바쳐왔고, 앞으로도 그분에게 의를 지키며 살아갈 것”이라며 “그러나 과거에는 종속변수였지만, 앞으로는 독립변수로서 국정을 어떻게 이끌어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 자리에서 한 전 대표는 오래 전부터 가능성 차원에서 제기되고 있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의 연대설과 관련해 “그런 연대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동서화합을 위해서는 박근혜 전 대표와의 연대도 좋기는 하다”고 밝혔다. 실질적으로 논의가 이뤄졌는지 확인된 바는 없지만, 한 전 대표의 신당 구상이 결코 단순한 정치 생명 연장 차원이 아님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한 전 대표가 이 같이 신당 창당 구상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새천년민주당 당시, 한 전 대표는 정동영 전 장관과 함께 당내 정풍 운동을 펼쳤던 바 있기 때문이다. 정동영 전 장관이 무소속으로 출마하게 될 경우, 한 전 대표가 어떤 화학적 결합을 이루게 될지 지켜볼 대목이다.

이밖에도 8월경에는 앞서 언급했듯, 여야 입법전쟁이 지속되면서 민주당 내 정세균 대표에 대한 성토가 봇물을 이룰 것으로 예상되는 시기다. 정 대표에 대한 민주당 내 반발 세력들의 피로도가 극에 달하게 될 경우, 한화갑 전 대표의 신당 창당과 맞물려 움직임을 보일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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