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의 집권과 퇴임 이후의 봉하 마을까지의 생활은 한 마디로 드라마틱했다. 호남이 그토록 열렬하게 지지해서 당선시켰던 김대중 대통령을 이은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호남이 전폭 지지했던 경남출신이었다. 2002년 대선 당시 진보성향의 노사모라는 단체가 그를 밀었고, 효순이 미선이 사건을 키우면서 반미주의를 대선에 이용, 크게 덕을 봤다. 그런 과정을 거쳐 극적으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노무현 대통령은 집권 5년 동안 내내 개혁이라는 칼을 줄곧해서 들고 있었고, 온갖 비판을 무릅쓰고 코드인사로 이어갔다. 2008년 2월25일, 퇴임하는 날, 그는 고향인 봉하로 내려갔다. 퇴임이후의 고향행은 역대 대통령들 가운데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는 고향마을에서 마을 사람들과 오리농법을 통한 농사일도 했고, 장군차도 만들어 팔게 했다. 그런 그의 장한 모습을 보기 위해 전국에서 수많은 관광객이 몰려들었다. 여기까지의 노무현 행적은 감동의 드라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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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의 모든 국민을 실망시켜
대한민국의 검찰과 현 정권은 무엇 때문에 노무현을 잡기 시작했을까? 노무현과 그 세력을 압박하는 최후의 손은 과연 어디일까? 우선 노무현 세력의 주장에 눈을 돌려보자.
노무현의 측근이었고, 그의 입으로 불리었던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노무현이 검찰의 조사를 받는 시점에서 의미심장한 말을 쏟아냈다. 그의 입에 주목해야 한다. 유시민은 지난 4월 20일 자신의 블로거에 “봄비가 내립니다”는 글을 올렸다. 유시민은 여기에서 이명박 정권을 물어뜯었다. 죽은 권력의 입이 산 권력의 심장을 쥐어뜯는 발언을 한 것이다. 그는 “산과 들에는 나무와 풀과 사람들을 기쁘게 하는 봄비가 내리는데 제 마음 속에는 가누기 어려운 슬픔의 비가 내립니다”라고, 비탄조로 서두를 꺼냈다. 그는 “대검찰청 중수부 밀실에서 진행되는 수사와 관련된 정보를 검찰이 공공연하게 또는 은밀하게 흘려 내보내면 날마다 모든 신문방송이 달려들어 수 천개의 관련기사를 쏟아내는 광경을 본 지가 벌써 2주일이 되었습니다. 이것이 정상적인 민주사회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인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정적이 아니라 전쟁포로라고 할지라도 적장에 대해서까지 이토록 졸렬한 방법으로 모욕을 줄 수는 없는 법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라고, 개인차원의 의견을 피력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이번 사건과 관련된 진실은 검찰의 불법적 '피의사실 유포'와 일부 언론의 소설 쓰기식 보도의 홍수를 넘어 결국 법정에서 가려질 것입니다. 이명박 정권의 '전임 대통령 모욕주기 공작'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노무현 대통령께서 조금이라도 덜 상처받고 이 공작의 칼날에서 벗어나기를 기원합니다”라고 지적했다. “공작의 칼날”이라는 표현을 썼다.
유시민, 정치보복 강도있게 비판
노무현의 검찰 조사를 받으러 가는 날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은 또 다시 “정치보복”을 언급했다.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강도 높게 비난했다. “정치보복의 악순환을 되살리는 이명박 대통령은 어리석은 대통령”이라고, 이 대통령과 청와대를 향해, 검찰 수뇌부를 향해, 아니 이명박 정권의 모든 권부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또 외쳤다. “증거가 있으면 법정에 내놓고 기소하면 되지, 확정되지 않은 사실들을 언론에 흘리며 모욕 주는 것은 정치행위”라고. 검찰에 대해서도 쓴 소리를 날렸다. “옛날에는 군인들이 정치를 했는데 요즘은 검사들이 정치를 하는 것 같다.”라고. 그뿐 아니라 “지금 나라가 어려운데 국민들 마음을 찢어 놓고 이런 식으로 국가를 운영하면 무슨 도움이 되느냐”라고 반문했다.
노무현의 검찰조사 이후가 더 문제이다. 흘러나오는 이야기로는 불구속으로 재판이 진행될 것이라고 한다. 그에게 크게 실망한 이들이나 보수단체들은 그의 구속 수사를 외치고 있다. 라이트코리아 회원들은 대검찰청 앞에서 구속수사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종국적으로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차원이나 국가 신인도를 우려해서 불구속 수사가 유력할 것이다. 하지만, 그의 검찰조사는 그에게서 끝나지 않는다는 데 문제가 있다. 우선 박연차 리스트를 어디까지 공개하느냐는 것이다. 그와 관련된 이들이 노무현만이 아니라는 게 정설이다. 정계, 법조계. 부산권 공무원까지 광범위하다. 검찰의 중견 인사들도 연루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노무현의 검찰 조사가 이명박 대통령과 현 정권까지도 압박하는 물귀신이 될 수 있다. 사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대선 과정에서 돌출되었던 여러 위법문제가 일단락 된 것은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퇴임 했을 때 노무현 대통령과 비슷하게, 돈 문제로 검찰 조사를 받아야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김영선 의원은 평화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살아있는 권력도 노무현 전 대통령과 같은 잣대로 문제가 있으면 단호하게 드러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지난 대선을 전후해서 시중에는 노무현과 이명박을 합친 단어인 "노명박"이라는 말이 나돌았다. 노무현 이명박 신구 정권 진영이 모종의 깊은 대화를 나누었다는 것에서 나온 말이었다. 그런 내용을 담은 “노명박“ 삐라가 광화문과 여의도 일대에 뿌려졌다. 노무현은 검찰에 불려갔지만, 그대로 당할 사람은 결코 아닐 것이다. 그는 5년간 대통령을 지냈다. 대통령이 무언가? 한 나라의 최고급 정보를 모두 볼 수 있었던 위치에 있었던 이다. 다시 말해서 이명박 대통령과 그 측근들에 대한 고급정보를 가졌다. 그가 최악의 상황에 도달했다고 생각하면 그는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불어버릴 수도 있다는 말이다. 작심하고 이명박 대통령을 비판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쥐도 사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무는 게 동물계의 생리이다.
그뿐 아니라 노무현의 조사를 굳이 대검에서 받도록 한 검찰도 속을 타고 있을 수 있다. 강도 높은 서면조사나 방문조사라는 방법도 있는데 대검에서 직접 조사한 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공작의 칼날 왜 번득이나?
유시민은 “공작의 칼날” “정치보복”이라는 강한 용어를 들고 나왔다. 그는 정치 술사이다. 정치의 속성과 내면을 알고 있는 정치인이다. 그가 언급한 “공작의 칼날”이 춤을 추는 정치적 구도와 맞물려 있을 수 있다.
보이지 않은 손이 존재하고 있다는 정치 공학적 가설에서 이 문제를 들여다본다. 현 정권에서 가장 힘이 있는 곳은 청와대이다. 나라의 모든 고급정보가 취합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노무현 비리를 터뜨리면 누가 이익을 볼까? 그야 여당이다. 또한 집권 중인 정권일 것이다. 치밀하게 진행되는 노무현 비리혐의 수사과정을 들여다보면 보이지 않은 정치적인 손이 이미 존재하고 있다. 그 손은 힘이 있고, 주도면밀하다. 또 이 사건을 어디로 끌고 갈지의 방향성도 기획되어 있는 것 같다. 전직 대통령을 조사하고, 검찰에 불러들인 것보다 쇼킹하고, 큰 정치적 사건은 없다. 노무현의 소환조사 하나로, 이미 4.29 재보선에서 0대 5로 패한 한나라당의 패기를 완전히 덮었지 않은가. 노무현과 그 일가의 검찰조사 사건은 이미 정치적으로 이용되고 있다. 그는 구속되지 않겠지만, 그의 가족 중 또 다른 사람이 구속될 것이고, 장기간 재판이 지속되어, 가끔씩 국민들의 시선을 자극할 것이다. 다가오는 2012년 12월대선 때까지 이 사건의 정치적 약효는 지속될 여지가 있다.
노무현은 대검이 보낸 버스 타고 봉하에서 서울로, 서울에서 봉하로 오르내린 하루 사이에 그의 모든 것이 무너졌다. 노무현의 그간 이미지는 개혁 정치인이었고, 돈에 깨끗한 대통령이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방탄 버스에 타고 내린 순간에 그 모든 것에 심각한 타격을 받아 비틀거리고 있다. 그의 지지자들을 크게 실망시켰으며, 다수의 국민들을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라며, 자탄에 빠지게 했다. 정치불신을 가중시켰다.
노무현의 검찰조사와 향후 수사-재판은 누구에게 큰 이익을 안겨줄까?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과 아직은 부상되지 않았으나 차기 대선을 준비하는 숨어 있는 여권의 차기주자가 제일 큰 이득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노무현과 그 일가의 비리혐의 수사와 구속-재판은 진보세력의 정치적 궤멸에 기여할 수도 있다. 지지층이 크게 실망하는 만큼 그 타격은 정비례할 것이다.
호남 盧지지층 떨어져 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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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은 그간 노무현 때문에 수없이 갈등을 겪었다. 2002년 대선에서 북한 김일성 집단처럼 90%이상 절대지지로 당선 시켰는데 ”이회창이 싫어서 찍었다“는 말로, 상심할 정도의 실망을 안겨줬다. 노무현은 퇴임 이후에도 호남사람들이 싫어할 수밖에 없는 이상한 발언을 했다. 앞으로 호남의 집권이 불가능하다는 발언을 한 것. 아물지 않은 정치적 상처에 소금을 뿌렸다. 이 때문에 노무현의 검찰 조사는 호남인들의 지지철회로 이어질 것이다. 호남세력과 경남 일부세력의 이탈이 이어질 수 있다. 노무현에게서 떨어져 나갈 것이다. 호남세력의 이탈과 경남세력의 이탈은 차기 대선 구도에서 여권에 유리한 구도일수 있다는 말이다.
결국 노무현과 그 가족의 검찰수사를 조종하는 큰손은 차기 대선 주자와 연관되어 있을 수도 있다. 숨어 있는 얼굴이고, 워낙 큰손이어서 그 얼굴과 손을 볼 수도 없고 보이지도 않는다. 자갈 깔린 신작로를 굴러가는 수레바퀴는 소리가 요란하다. 그러나 거대한 역사의 수레바퀴는 아무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노무현 사건에서 보이지 않은 정치적 손은 분명 존재할 것이다. 현 정권의 가장 큰 실세는 이명박 대통령이지만, 이 대통령마저 숨어 있는 큰손의 실체를 알지 못할 수도 있다.
전두환은 육사 동기이자 목숨을 건 쿠데타의 전우인 노태우를 대통령으로 만들었지만, 그에 의해서 백담사로 유배됐다. 노태우는 3당합당으로 김영삼을 대통령 만들었으나 김영삼에 의해 수감되는 불운을 겪었다. 이명박 정권은 노무현을 검찰로 불러들여 조사를 벌였다. 이명박 정권에 대한 압박도 이미 시작된 셈이다. 촛불시위 이후 공격에 굶주린 야당의 여당공격이 시작될 것이기 때문이다. 유시민이 말한 “공작의 칼날”은, 이미 육체로 말하면 노무현의 심장뿐 아니라 이명박 정권의 심장부근을 건드렸다. 2012년, 차기 대선의 수레바퀴는 이미 돌고 있다. 여권의 희생양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정치적으로, 그 수레바퀴에 깔릴 이들은 편하게 잠들 수 없을 것이다. moonilsuk@kore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