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은 촛불시위를 무서워하고 있다. 험악한 반정부 시위로 발전할 가능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경찰은 5월29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민장 이후의 반정부 시위를 우려, 갑호 비상에 준하는 비상 근무령을 내렸다. 서울광장에서의 추모 분향을 하지 못하도록 철벽 통제한 것만 봐도 경찰이 얼마나 시위를 우려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시민세력들이 예정한 촛불시위는 5월30일 오후 5시 이후이다. 서울광장이 시위의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노무현 자살이 만들어낸 과도한 추모정국은 국력낭비의 한 요인이 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대통령으로 재임하는 5년간 국가가 잘되라고 노심초사 노력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가 자살한 이후 거대 시위가 발생, 시위 도중에 만에 하나라도 희생자가 생긴다면 정국은 걷잡을 수 없이 불안에 빠질 공산이 크다. 노무현의 정부와 이명박의 정부는 집권 당이 다르긴 하나 국가를 위한다는 측면에서는 한 맘 일 것이다.
| ▲ 광화문 사거리. 광화문 광장 공사용 건축자재가 가득 쌓여 있다. ©브레이크뉴스 | |
| ▲ 경찰차가 24시간 지키는 미 대사관. ©브레이크뉴스 | |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국민장 장례 정국의 우려는 거리시위로 쏠리고 있다. 5월30일 저녁의 촛불시위는 한국 민주주의를 시험하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이다. 현 정부를 무너뜨리려는 과격 시위가 되거나 목숨을 잃는 희생자가 나온다면, 한국 민주주의는 후퇴할 것이다. 하지만 평화적인 촛불시위로 끝난다면 한국 민주주의는 한 차원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하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은 한 생명을 건 극단적인 저항이었다는 점에서 정부와 경찰이 우려하고 있는 것이리라. 경찰은 서울광장, 광화문 광장, 조선일보-동아일보, 미국 대사관 근처를 철통같이 경호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임시절의 최대 치적으로 꼽히는 청계천은 경찰버스가 완전 포위했다.
경찰은 국정원을 빼고는 정보를 가장 빨리 입수할 수 있는 국가기관이다. 경찰이 갑호비상에 준하는 비상근무를 하는 것은 그만큼 시국이 위태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 시위가 불러올 국정의 위기가 어떠한지, 일촉즉발의 상황임을 느끼게 한다.
선진화개혁추진회의 (선개추)는 5월 29일 “제2의 촛불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뜻이 아니다!!” 제하의 논평을 발표했다. 선개추는 이 논평에서 “고인이 생전에 이루려던 국민통합과 화합의 연장선에 있음을 다시 한 번 되새겨야 한다 ”고 전제하고 “이런 중요한 시기에 일부 시민단체들은 '국민의 장'이 아직 끝나기도 전 벌써부터 황당한 음모론을 만들어 인터넷에 퍼트리고 선동과 이념을 앞세워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정치논리로 변질시켜 보려는 경향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지난해 광우병 파동을 일으켜 한차례 재미를 본 세력들이 이번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빌미로 온갖 유언비어를 양산해 내는 것을 볼 때 조만간 또 한 차례 대규모 반(反)정부 운동으로 자신들의 편향된 이념운동을 극대화 시킬 것이 분명하다”고 내다봤다. 이어 “더욱이 근래 들어 몇몇 이념적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두고 이명박 정권을 '살인정권'으로 부르는가 하면, 어느 단체는 '정치적 타살'로 규정하고 제2의 촛불운동 선동까지 나서고 있다. 아마도 머지않아 광란의 촛불이 재등장 할 가능성은 농후하다”고 전망했다.
| ▲ 광화문에 나 붙은 민주당 플래카드. ©브레이크뉴스 | |
선개추는 일부 단체들이 "파쇼독재, 살인정권 이명박 정권에 대한 폭발하는 분노를 안고 반독재 민주주의 사수 투쟁에 모두다 총 분기하자!"는 등 노골적인 정권타도 투쟁을 선동에 목청을 높이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선개추는 “정신 나간 단체들이 국가의 혼란을 일으켜 노 전 대통령의 생전의 뜻인 '국민화합'을 정면으로 거스르려는 행동을 서슴지 않는 것은 고인에 대한 보답도 아니며, 고민이 편히 쉬기를 바라는 우리 보통 국민들의 뜻도 아니다. 오히려 '국민장'의 의미를 훼손하고 퇴색시키는 행동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필자는 서울광장 르포에서 다음과 같이 지적한 바 있다. “시위 현장에서 만난, 필자가 알고 지낸 한 정치평론가는 '전문 시위대들은 이번 기회에 이명박 정권을 무너뜨리려하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아주 희박하다'고 말했다. 그는 '어느 단체가 시위를 이끌어갈지 모르나 그 시위대가 현 정권을 무너뜨릴만한 동력을 만들어낼 수 없고, 시위를 뒤에서 도와줄 배후의 정치 거물이 없고, 호남 사람들이 김대중 정권이후 정치적 한을 풀어 시위에 앞장서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더군다나 대한민국은 정치적 민도가 극도로 높아져, 군사 쿠데타 같은 반헌정적인 일도 생각조차 할 수 없게 돼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현 정부에 저항했기 때문에 시위는 불가피할 것이고, 과격시위로 인한 사회불안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최루탄도 자연스럽게 등장할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국민장이 치러진 5월 29일까지의 장례기간에 대한문 앞의 분향소 근처인 덕수궁 돌담에는 검찰을 비판하는 글들이 나붙었다. 그 어디서도 보지 못했던 비판 글들이 쏟아져 나왔다. 내용이 너무 강해 격문 수준의 글이지만, 이런 글들은 어쩜 민심의 모음일지 모른다. 많은 추모 글 사이사이에 검찰을 비판하는 글들이 나붙어 정치색이 더해졌다.
“정권의 개 검찰 반성하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는 검찰이 공모한 정치적 타살” “명박이 한테 막가파식 충성을 한 명박이의 하수인 검찰” “대한민국 검찰은 죽었습니다” “대통령 자살하는 나라 싫다, 타살이다” “검찰총장 저승사자보다 더 더럽고 무서운 이!” “검찰은 노대통령을 죽이고 이명박은 국민을 죽였다“ ”학살 검찰 양심 있으면 자폭하라“ “떡검은 사법살인” “검은 집에서 사는 개와 하이에나가 이 땅에서 사라진다”
검찰을 비판하는 이 같은 내용들은 시민들이 쏟아낸, 일종의 걸러지지 않은, 날카로운 내용을 담은 준론(峻論)들이다. 이 사건을 깊이 보는 시민의 일부는 어쩜 盧사망=검찰사망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모양이다. 일부 시민들, 적어도 격문을 붙인 당사자는 검찰보기를 “권력의 개“나 ”대통령의 하수인” 또는 “저승사자보다 더 더러운 존재”로 보고 있다. 촛불시위는 과격시위로 발전할 여지가 농후하다. 검찰에 대한 불만이 짙기 때문이다.
이런 위기 속에서 한 가지 우려가 있다. 필자가 광화문 사거리 일대를 가본 결과, 광화문 인근에는 광장 공사를 위해 쌓아놓은 벽돌, 포클레인 등의 장비, 건설자재가 잔득 쌓여 있다는 것이다. 시위대와 경찰이 몸싸움을 벌일 경우, 그 피해가 우려된다. 시위대가 광화문 광장 공사현장인 광화문 사거리 일대까지 진출하게 해서는 안된다 것을 다시금 지적한다.
노 전 대통령의 국민장 이후 만약 대규모 제2의 촛불시위가 일어난다면, 이명박 대통령은 어디에 있을까? 1차 촛불 시위 때는 청와대 뒷산에 올라 시위를 지켜봤다고 했는데….5월 30일 저녁,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위기 앞에 서 있다. 촛불이 타면서 흘러 내리는 눈물의 나라가 아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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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 광장 공사징 벽에 부착된 사진 ©브레이크뉴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