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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수가 3000억 개에 이르고 몸에 흐르는 혈액의 3분의 1 정도가 간에 저장될 수 있다. 몸에 흡수된 영양소는 간에서 필요한 용도대로 다 변환이 되어 신체 각 곳으로 보내진다.
그리고 각종 병균들이 간을 거치면 대부분 죽게 된다. 담즙을 뿜어서 해독까지 하니 정말 간의 역할은 대단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간에 문제가 생기면 아프다는 신호가 없어서 사람의 생명을 쉽게 앗아갈 수 있다. 마치 희생만 하던 집안의 가장이 불의의 변을 당했을 때 가정이 풍파를 겪듯 말이다.
오늘 간 이야기로 서두를 시작한 이유는 가정에서 가장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서이다. 그 동안 가부장제도 하에 이 사회가 유지되어 온 측면을 생각해 볼 때 집안에서 아버지의 역할은 가정의 기강을 세우고 그것을 움직이는 동력으로 작용한다.
참 이상한 개미가 있다. 호주의 불독개미는 굴 밖에서는 혼자 다니고 굴 안에서도 되도록 상대 개미들과 먼 거리를 유지하려고 한다. 강력한 독침으로 사냥을 하는 이 개미는 강한 턱으로 상대를 심하게 압박한다. 말벌과도 일전을 불사하는 이 용맹스런 개미는 자신의 무기가 동료들에게 해가 될까 봐 조심하는 것 같다.
하지만 이 개미도 새끼들에게는 무척 자상한 모습을 보인다. 곤충을 친히 잡아다가 먹여주고 자신의 무정란도 먹여주며 애벌레들을 돌보는데 헌신한다.
이 개미의 모습처럼 가정에서 아버지들은 말보다 몸으로 자신의 애정을 보이는 역할을 한다. 그러다 보니 가정의 구성원들과 대화가 부족한 측면이 많다. 불독개미처럼 혹 구성원들이 상처받지 않을까 하여 노심초사하는 것도 같다. 가장은 그래서 외롭다. 자신의 심정을 이해해 주는 이에 대해 쉽게 감동하고 더욱 열심히 일할 것을 다짐한다.
대한민국 모든 가장들이 이와 같은 심정일 것이다.
우리 몸은 오감이라는 감각을 가지고 있다. 구체적으로 나열하자면 냉각, 온각, 통각, 압각, 촉각이다. 그럼 간지러움은 도대체 어떤 감각 때문에 발생하는 것일까? 정답은 압각 때문이다. 그러면 이 모든 감각들 중에 가장 많이 차지하는 감각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통각이다.
그래서 감각의 강도가 센 경우 가장 먼저 아픔을 느끼게 된다. 이를 테면 뜨거운 물에 손을 담그거나 차가운 얼음에 손을 댈 경우 아픔을 느끼는 경우는 바로 이것에 해당되는 예이다.
그래서 또 난 이런 생각을 했다. ‘인생은 아픔이구나…’ 사랑이라는 것도 아픔을 함께 동반하기 마련이다. 아픔이 있기에 사랑에 감동도 함께 따라 올 수 있다.
가정에서 가장이 나름의 표현 방식으로 사랑을 표현할 때 그 구성원들이 이를 이해하고 격려해 주지 못한다면 가장들은 무슨 힘으로 살 수 있겠는가.
난 묵묵히 일하는 대한민국의 가장들에게 경의의 박수를 보내며 표현이 서툴러서 가정에서 왕따를 당할지언정 온 힘을 다해 가정에 기여하는 이들을 위해 격려하고 사랑을 표현해 줄 것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싶다. 그래야 아픔 이후 몰려올 카타르시스를 그들이 경험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