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현궁의 흙 竹(죽)
흥선 대원군이 불러서 기쁨으로 운현궁으로 달려가니
사람들은 간데없고 운현궁 앞마당에 먼지만 날리누나
대원이 합하가 壬午軍亂(임오군란)의 책임을 지고
청나라로 호송되어 朔風(삭풍)을 거울삼아 삼년을 보내더니
오늘의 이 강추위는 운현궁이 다시 이를 되새김인가
노안당, 노락당에 머무는 서글픈 寒氣(한기)들이
드나들던 사람마저 이리 다 쫒아버리고 말았으니
부대부인 민씨의 한숨소리만 운현궁의 안채에서 들리네
이로당의 溫氣(온기)를 따라 허겁지겁 안채로 들어가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아낙네의 하소연소리가 들리네
이씨왕조의 권위를 위한다던 대원군의 나라에 대한 忠情(충정)도
고종의 성군정치를 위한 명성황후의 나라를 지키려던 외침도
안채의 한숨소리 앞에서 한 낮 어설픈 私心(사심)으로 추락하는가
이로당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까만 대나무 몇 그루 서있고
구한말에 속을 너무 태우다 말고 온 힘으로 버티다가
부대부인 민씨의 한스런 마음을 나누고 담아 이리 저리
바람과 비에 휘둘리다 이리 저리 外風(외풍)에 휘둘리다
이리도 까마디 까만 흙 죽이 되었나 보다
속만 까만 것이 아닌 겉모습도 까맣게 되었나 보다
오늘 불현듯이 이곳에 다시 서니 100년을 뒤로 보니
大韓帝國(대한제국)으로 밀려들던 청나라의 간섭도 일본의 침략도
한낱 역사속의 보이지 않는 悔恨(회한)의 재가 되어서
이 곳 앞 마당 저 위 상공에서 푸른 소나무를 굶어보며
이리 추운 寒波(한파)를 엷은 태양빛으로 거닐고 있나보다
2009.12.18일 박태우 詩人
한국문인협회원/국제펜클럽한국본부 정회원
* 운현궁의 앞마당을 거닐며/가장 추운 겨울 영하 10도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