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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공심위 이번 공천도 "할 게 없다"

공천심사 들어가기도 전 밀실 공천 다 끝내 놓고 허울만 심사할 판

박종호 기자 | 기사입력 2010/03/23 [13:09]
한나라당 공천 신청이 마무리됐다. 공천신청이 마무리됨에 따라 대구.경북 시도당은 이번 주부터 공천심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그러나 참신한 신진의 대거 참여를 기대하면서 내심 부푼 마음을 품었던 시민들의 기대감은 이번 선거에서 찾아보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미리김치 나오고 있다. 공심위가 할 것이 없을 것이란 전제 때문이다.

▲     © 박종호 기자
22일 마무리 된 한나라당 대구시당의 공천 신청 내용은 짜여진 각본 그대로였다. 달서구와 동구, 달성, 북구 등 어느 것 할 것 없이 해당 지역 당협위원장이 미리부터 교통정리를 한 탓에 순수한 자기 의지대로 지원한 이는 찾아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동구에 기초단체장을 두드리던 모 시의원은 꿈을 접었다. 지역 출신 두 국회의원의 권유와 특히 모 국회의원의 선방 때문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해당 시의원은 마지막 날인 22일까지 결과를 기다리다가 방향을 선회했다.

북구지역의 경우, 기초단체장은 물론, 광역의 꿈을 꾸던 예비후보자 대부분도 일찌감치 지 역의원에 의해 교통정리 되어 공천신청을 냈다. 일부는 정리를 기다리다가 마지막 날에야 비로소 신청서를 접수했다.

광역도전을 했던 한 기초의원은 마감 당일 오후까지 출마 자체에 대해 고심하는가 하면, 당초 기초단체장으로 출사표를 던진 모 후보는 돌아가는 상황자체가 경선은커녕, 경쟁 한번 해보지도 못할 상황으로 꼬여가자, 아예 광역의원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그동안 당비만 내면서 쥐 죽은 듯 소리 없이 지내다 이번에 결정을 한 한 여성 신청자는 “신선한 인물을 찾는다는 소리에 용기 내어 도전했지만 안에서 이뤄지는 분위기는 도전자가 정당한 심판을 받을 수 있는 구조가 아닌 것 같다:고 하소연하고 돌아서기도 했다.

대구지역 대부분의 사정이 이렇듯 지역 당협위원장의 입김에 의해 미리 구도가 그려지고, 그 구도에 의해 신청자가 결정되고, 그에 따라서 공천이 확정되는 양상으로 흐르는 분위기다. 예단하기에는 이른 감이 없지 않지만, 교통정리까지 됐다는 점에서 보면 공천자는 이미 낙점됐다고 보는 것이 맞는 듯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공천심사위원회가 이번 공심위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이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미 결정이 나 있는 상태서 활동해 본들 무얼 할 수 있겠으며, 실제 심사다운 심사를 할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이 일고 있는 것이다.

공정한 공천이 이뤄질 것이라고 한 가닥 희망을 지니며 수 년간 대구시당의 당직자 역할을 아무 말 없이 수행해 온 a씨는 교통정리 현장을 바라보면서 “내가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공천심사위원회가 꾸려졌으면 공심위에 우선 맡기는 것이 순리 아니냐. 심사위 가기도 전에 정리수순부터 밟는다면 공천 신청의 의미도 없을뿐더러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것일 뿐“이라고 격앙된 어조로 분노했다.

경북도 역시 사정은 대구와 다르지 않다. 기초단체장 도전장을 냈던 한 젊은 도의원은 막판에 결국 단체장을 포기하고 말았다. 조율이 있었던 때문이다. 이 지역 당협을 책임지고 있는 위원장은 다른 후보를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은 특히 전체 23개 시.군 가운데 10여 곳의 기초단체장 예비후보를 이미 낙점 지었다는 소문에 휘말려 있다. 이 지역 공천 신청자들 역시 경쟁을 해 보기도 전에 낙오자가 되어야 할 판이다.

결정 난 게임판에 수를 놓을 인물은 없다. 이미 판세가 정해져 있는데 공심위원들이 제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여간한 의문이 아니다. 게다가 공천권이라는 막강한 권력을 쥐고 있는 지역 국회의원들의 입김을 누를 수 있는 공심위원이 있을지에 대한 궁금증은 이번 공천 과정에서 늘 따라 다닐 것이란 전망이 미리부터 나오고 있다.

겉으로는 ‘많은 사람들이 나타나서 지역민을 위해 봉사를 했으면 한다‘고 지역 출신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은 입에 발린 소리를 하곤 했다. 그러나 공천 신청이라는 뚜껑을 열어보니 이번에도 ’역시나’였다. 지역민은 어디가고, 신청자 대부분이 지역 국회의원 배나 불려줄 수 있는 사람들로 꽉 찬 느낌을 지울 수 없다. 2년 뒤 바로 총선이라는 부담 때문일까. 그래서 경선까지 포기한 것일까.

“아무래도 좋으니 이젠 제발이지 ‘주민들을 위한’이라는 표현만이라도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어느 유권자의 쌍소리가 들어간 속풀이 어귀가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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