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정국’이 새삼 주목된다. 현재 여야 모두 나름의 딜레마를 안은 채 숨고르기 양태를 견지 중인 탓이다. 전체적으론 마치 폭풍전야의 ‘고요’ 형국을 띤다.
한나라당과 여권은 7·28국지전 완승을 계기로 한껏 ‘데탕트(긴장완화)’ 무드를 연출 중이다. 이에 오는 8월 중순으로 예정된 ‘이명박 대통령-박근혜 전 대표’간 회동에 대한 기대가 중첩된다. 또 이재오 의원의 여의도 복귀에 따른 ‘이상득-박근혜-이재오’간 삼각관계 재정립의 딜레마도 겹친다. 반면 민주당과 자유선진당은 7·28완패에 따른 ‘내상치유’와 ‘비상구 찾기’에 골몰하는 형국이다. 여기에 ‘8월 임시국회’ 개최 명분을 둘러싼 여야 간 한판충돌도 예정돼 있다.
◆화합-재분열 해법 딜레마에 선 한나라당과 여권
현재 여름휴가 중인 mb의 정국구상 결론과 직결될 전망이다. 박 전 대표와의 회동의제도 마찬가지다. ‘친 서민-대 국민소통’ 등 대외안건은 물론 ‘화합-정권재창출’에 대한 양자 간 심도 있는 대화 및 결론이 관건이다. 어렵게 호재를 맞은 만큼 바통을 받은 mb가 양보하고 베푸는 게 실질적 ‘키’다. 향후 ‘친李-친朴’간 화합 및 ‘이상득-박근혜-이재오’의 당내 최대주주들 간 삼각구도 정립도 결국 이에 달렸다.
이런 가운데 1일 박 전 대표는 자신의 트위터에 ‘열국지’ ‘또 하나의 로마인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은 책으로 소개해 mb와의 회동을 앞둔 작금의 딜레마를 함의한 게 아닌가 하는 추정을 낳고 있다. 두 책 모두 과거 영웅들이 복잡한 역사 갈림길에서 어떤 선택과 전략으로 뚫고 나갔는지를 서술한 ‘역사소설’이기 때문이다.
이번 주 단행될 한나라당 당직개편도 주목되는 무대다. 포괄적 탕평책 가시화 여부가 관건이다. 이는 향후 여권구도를 엿볼 한 단초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지명직 최고위원 구도가 관건이지만 속내는 제법 복잡하다. ‘지역-계파’간 안배가 딜레마다. 이 자리는 줄곧 호남-충청 인사 위주였지만, 그간 지속 배제된 ‘tk’ 배려도 중첩된다.
호남 몫으론 친李 김대식 전 민주평통 사무처장, 정용화 전 청와대 비서관이 충청 몫엔 친朴 김학원, 강창희 전 의원과 합당한 미래희망연대 출신 노철래 의원 등도 하마평에 오른다. 또 대변인 경우 현 조해진 대변인의 유임-교체설이 교차하면서 ‘유임’에 더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친李-친朴’간 균형차원에서 윤상현, 김선동 의원과 ‘tk몫’ 배려 차원에서 조원진 의원, 친李 안형환, 김동성 의원 등도 거론 중이다.
뭣보다 최대 과제인 2012정권재창출에 있어 사실상의 관건은 ‘이상득-박근혜-이재오’의 당내 최대주주들 간 향후 관계정립이다.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란 친朴계의 표현이 모든 딜레마를 함축한다. 이 의원이 “나로 인해 당에 갈등이 일어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먼저 그었지만 ‘호불호(好不好)’ 우려는 상존한다. 이들 간 지난 ‘애증의 역사’가 만만치 않았던 탓이다. ‘미래권력’에 대한 이들 간 함수도출에 mb집권 후반기와 2012대선이 걸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문에 ‘mb-박 전 대표’ 회동과 이들 간 관계정립에 보수진영 전반의 이목이 온통 쏠리고 있다.
◆7·28완패 ‘출구전략’에 골몰하는 야권
민주당은 그간 쌓이고 곪았던 ‘주류-비주류’간 갈등이 재보선 완패를 계기로 용암처럼 분출되면서 총체적 난국에 함몰된 형국이다. 이번 재보선에서 ‘민주당 심판론’이란 유탄이 쏟아지자 비주류는 기다렸듯 현 정세균 대표 등 주류에 대한 반격을 시작했다. 정 대표가 사의표명으로 진화에 나섰지만 비주류는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하면서 공세를 배가해 8월 말 전대까지 내홍이 극심할 전망이다. 더욱이 민주당 광주지역 국회의원·시의원들이 지난달 26일 ‘색깔론(민노당=한나라 2중대)’으로 민주노동당을 비판해 파문을 일으켰으나 아직 별다른 조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큰 생채기가 난 야권연대 신뢰성 회복도 급선무로 부상하면서 두루 안팎의 시련에 직면했다.
충청기반의 자유선진당 역시 깊은 내홍에 빠졌다. 지난 6·2지선과 금번 7·28재보선에서 연이어 기반인 충청지분을 민주당에 뺐긴 탓이다. 이회창 총재가 애써 자위하며 당내 분란 진화에 나섰지만 당장 이용희 의원(충북 보은·옥천·영동)의 탈당이 불거졌다. 그는 본래 민주당 출신이다. 그가 지난달 31일 “충남지사와 천안 국회의원을 다 뺏긴 자유선진당은 미안한 얘기지만 이미 수명이 다 됐다”며 탈당을 시사한 것. 더욱이 탈당언급 장소도 이날 충북 속리산에서 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도 함께한 가운데 열린 ‘민주사랑 충북모임 하계야유회’다.
선진당내 민주당 출신은 이 의원뿐이 아니다. 이 의원과 마찬가지로 지난 08년 총선에서 민주당공천을 받지 못해 탈당한 이상민 의원이 있다. 또 원내대표인 권선택 의원과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김창수 의원 역시 지난 06년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인사들이다. 이 의원의 민주당 복귀가 잇따른 선거패배로 위축된 선진당 내에서 ‘탈당도미노’로 확산될지가 관건이다. 또 이는 이 총재가 주장한 ‘보수대연합’과 맞물린 채 정치권의 이합집산 신호탄으로 작용할 공산이 큰 가운데 정계개편 진행여부 및 시기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