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7년 북(北)세습체제에 반기를 들고 망명한 황장엽 전 북(北)노동당 비서가 10일 사망했다. 황 씨는 10일 오전 9시30분께 서울 강남구 논현동 소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현재 보안요원이 함께 잠을 잔데다 외부 침입흔적이 없는 점 등에 미뤄 자연사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일부 언론은 황 씨가 목욕탕에서 숨졌고 심장마비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원인 조사를 위해 향후 부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황 씨는 이날 북(北)이 최대명절인 노동당 창건 65주년을 맞은 데다 최근 김정일 3남 김정은 3대 세습체제전환에 기치를 올리는 중에 사망해 묘한 교차점을 이루고 있다. 북(北)주체사상 최고이론가로 꼽히는 황 씨는 망명 전 김일성대학 총장과 김정일 가정교사를 지냈다. 또 최고인민회의의장 등을 지낸데다 북(北)권력서열 20위권에 포함됐던 현재까지 최고위층 귀순자다.
황 씨는 귀순 후 탈북인 단체연합회 상임대표, 탈북자동지회 고문, 국가정보원 통일정책연구소 이사장,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상임고문 등을 지냈다. 그는 귀순 후 줄곧 북(北)체제의 모순을 비판해온 가운데 정기·공식적 대외활동은 접은 지 오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 2000년대 중반 이후 안보 강연은 비정기적으로 지속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황 씨는 북(北)체제의 이념기반인 주체사상의 토대를 마련한 최고 이론가이다. 때문에 황 씨의 귀순 후 북측은 그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며 당 간부들의 추가탈북차단을 위해 고심해왔다. 실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황 씨 귀순 직후 행한 연설에서 그를 ‘개보다 못한 짐승’으로 매도하기도 해 당시의 충격과 분노를 반증하기도 했다.
북측은 충격과 비난에 그치지 않은 채 황 씨에 대한 암살시도 역시 지속해 왔다. 지난 97년 황 씨 망명 직후 ‘이한영 피살 사건’이 발생했는데 김정일의 본처인 성혜림의 조카 이 씨가 자신의 아파트 복도에서 권총에 맞아 살해된 사건이다. 당시 안기부(국정원)는 그해 11월 검거한 부부간첩의 진술을 토대로 북측에서 남파시킨 특수 공작조 2명에 의해 이 씨가 살해됐다고 발표한 가운데 북(北)테러로 규정했다.
당국은 황 씨의 망명으로 북측 실상과 모순 및 김정일 주변 갈등과 비리가 잇따라 폭로되면서 국제적 망신을 산 북(北)이 체제 와해가 가속화될 것을 우려해 이 씨를 매개로 황 씨에 대한 경고메시지를 띄운 것으로 분석했다. 또 지난 4월 경우 북(北)인민무력부 정찰총국의 김영철 총국장(상장)으로부터 직접 황 씨를 암살하란 지시를 받은 2인조 암살단이 검거되기도 했다.
황 씨는 지난해 6월 kal기 폭파범 김현희를 만난데 이어 9월엔 ‘민주주의와 공산주의’란 책을 출간하면서 “북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북중 동맹관계를 끊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또 10월엔 북한민주화위원회 개소식에 참석해 북(北)개정헌법의 ‘공산주의’ 삭제와 관련해 “공산주의를 내세우면 왕정복고식 (3대)후계세습에 걸림돌이 되므로 선군정치를 앞세워 공산주의를 배격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황 씨는 지난해 하반기에 한층 북(北)체제 및 후계 3대 세습 행보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황 씨가 북(北)체제에 대한 비판수위를 점차 배가하자 북측이 김정은 후계구도 구축의 방해요소 제거를 위해 ‘암살 카드’를 꺼냈다는 분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