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대만관계가 지난해 마잉지우(馬英九) 대만총통 집권 후 크게 개선되고 있다. 양측은 올해 6월 양안경제협력기본협정(ecfa)을 체결한 이후 상호간에 인적, 물적 교류가 가속적으로 늘고 있다. 양안관계의 기본틀은 무엇이고, 한국과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최근 한국에 머물고 있는 대만 고위 외교관을 만났다. 익명을 요구한 이 외교관은 “지난 30년간 중국과 대만 중 누가 누구에게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느냐?”며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졌다.
-마잉지우 정권 출범 이후 양안관계의 긴장이 크게 완화됐다는 평가가 있다.
대만의 대외정책은 和中親美友日(중국과 화목, 미국과 친근, 일본과 우호)을 국책으로 하고 있다. 대륙(중국)과는 평화와 안정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미국은 대만의 가장 중요한 우호국이다. 결코 소홀할 수 없다. 일본은 경제, 문화 등에서 전통적으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대륙과 적대관계를 갖는 것은 대만에 불리하다. 과거 민진당은 대륙과 적대했지만, 현재 국민당 정권은 ‘모호한 정책’을 쓰고 있다. 대만은 민감한 문제는 건드리지 않는다. 경제와 문화 등 민감하지 않은 분야부터 관계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대만의 대륙정책은 先經後政(경제를 우선하고 정치는 차후로), 先軍後政(군사적 긴장완화를 우선하고 정치문제는 차후로) 노선을 택하고 있다.
-마잉지우 정권도 대륙에 대한 비난은 계속하는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 대만정부는 대륙을 강하게 비난하지 않는다. 비난은 주로 야당인 민진당 쪽에서 하고 있다. 대만에 대한 대륙의 비난도 과거처럼 격렬하지 않다.
-대만정부는 국제기구 참여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반대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대만은 최근 태풍 메기로 큰 피해를 입었다. 기후와 관련된 국제기구의 자료를 제때 받지 못해 자연재해에 대처하기 어려운 점이 많다. 대만이 참여를 추진하는 국제기구는 국제적 안전과 인도주의적 사안과 관련된 것이 많다. 대륙도 최근 이런 점에서 국제기구에 참여하려는 대만 국민들의 열망을 이해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대만의 국제기구 참여에 대해 대륙이 능동적으로 찬성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대륙이 명시적으로 반대하지 않을 경우에는 찬성의사로 봐도 좋을 것이다. 최근 대륙의 태도는 ‘국가 자격’이 참여의 전제조건이 되지 않는 경우에 대해서는 많이 완화됐다.
-최근 도쿄영화제에서 대만의 명칭문제에 중국이 이의를 제기하면서 양안 모두 개막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대만의 명칭에 대한 대륙의 태도는 일관성이 없다. 국제행사에 참가하는 대륙 대표단 단장이 누구인가에 따라 그때그때(case by case) 태도가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대륙의 태도는 각 지방정부마다 다를 때도 있다. 대만과 대륙이 동시 참여하는 것이 언론에 크게 보도되면, 그때서야 정색하고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도 있다. 대륙은 체면(面子) 때문에 항의하고 나올 때가 많다.
이번 도쿄영화제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 대륙당국의 지시에 의한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지난달 초 한국에서 열린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대만으로 명칭을 불렀지만 대륙 측은 아무런 항의도 하지 않았다.
-대만과 한국의 현재 관계는 어떻게 평가하나? 국교가 없는 상황에서 한국과 접촉에 어려운 점도 있을 것 같은데.
대만은 한국을 중시한다. 우리는 한국이 어쩔 수 없이 대륙을 승인한 것을 안다. 대륙은 한국과 정치경제적으로 매우 중요한 관계를 맺고 있고, 특히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한국 기업들은 결코 중국을 소홀히 할 수 없다. 우리는 이러한 한국정부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한-중 관계가 중요하다고 해서 한국-대만 관계가 발전할 수 없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대만의 주권문제가 직접적으로 관계되지 않는 분야에서는 충분히 협력할 수 있다고 본다.
한국관리들과의 접촉은 의제가 무엇이냐에 따라 난이도가 다르다. 일반적으로 한국관리들은 매우 우호적이다. 우리는 서로의 입장을 잘 이해하고 있다.
-한국과 협력증진을 위해 현재 추진하고 있는 사안은 무엇인가?
타이베이(臺北) 송산(松山)공항과 서울 김포공항간의 직항문제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한국측과 공감대 형성을 위한 예비협의를 추진하고 있다. 협의 시간이나 장소, 양측의 담당기구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예비협의에는 민간항공사도 참여시킬 예정이다.
한국과 자유무역협정(fta)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공식교류는 없다. 아직 그 정도 수준까지는 가지 않았다. 대만과 대륙간의 양안경제협력기본협정(ecfa)이 심화되면 한국도 영향을 받을 것이다. 특히 중국에 현지공장이 없는 한국의 중소기업이 비교적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에서 대만과 한국은 협력공간이 크다.
현재 한국과 대륙 사이에 fta가 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만-한국 fta를 논의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은 잘 안다. 대만은 한국과 학술교류 등 민간차원의 협의를 통해 상호 필요성을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매년 열리는 타이베이-서울 포럼이나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f) 등과의 교류를 통해 의견을 교환할 계획이다.
-대만과 북한의 관계는 어떤 상황인가?
대만과 북한의 왕래는 거의 없다. 북한을 찾는 일부 대만 관광객이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으나 정부차원의 교류나 노력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북한과의 관계는 경제적 이익 측면에서 의미가 없는 반면, 정치적 민감성은 크다.
-앞으로 양안관계는 어떻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하나?
앞으로 시간이 대륙편이냐 대만편이냐는 단기적 관점과 장기적 관점에서 다르게 볼 수 있다. 중국권의 주요 국가와 경제체는 대륙과 대만, 싱가포르, 홍콩이다. 대륙과 나머지 대만, 싱가포르, 홍콩을 놓고 비교해보자. 지난 30년간 누가 누구에게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나? 경제구조와 내부질서를 놓고 이야기한다면 대만, 싱가포르, 홍콩이 대륙에 미친 영향이 훨씬 크다.
국가는 규모에만 의지하지는 않는다. 소프트파워(soft power)가 중요하다. 소프트파워를 통해 영향을 끼칠 수 있어야 한다. 인심을 잡아야 한다. 그래야 장기적으로 생존할 수 있다.
www.worldbreaknews.com / 인터뷰=배연해 기자 mrbaeyh@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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