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대세론’에 대한 한나라당 친李계의 반격이 시작됐다. ‘개헌’을 고리로 친李-친朴간 차기혈전이 본격화될 조짐이다. 동시에 양 계파 간 현 밀월무드가 살얼음 형국으로 위태해진 가운데 파기의 시초만 다투는 양태다.
친李계 반격의 제반 단초는 현재 동시다발적으로 발현중이다. 우선 mb의 ‘개헌특명’을 시발점으로 친李계가 개헌논의 준비 작업을 서두르는 중이다. 동시에 ‘mb순장조’로 불리는 박형준 사회-이동관 언론특보가 복귀해 차기 밑그림 그리기 및 ‘박근혜 대항마’ 키우기에 들어갔다. 또 ‘개헌전도사’인 이재오 특임장관은 친李계 결속 및 개헌 불씨 지피기 등에 주력하며 제반 사안을 진두지휘하는 형국이다.
그러나 친朴계는 저의를 의심하며 경계태세를 풀지 않고 있어 당내 갈등이 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또 민주당 역시 “mb가 개헌논의로 국민을 불안케 하고 있다”며 반발 및 질타를 동시화하고 나서 ‘개헌정국’이 정국불안 요인으로 작용하는 형국이다. 하지만 그간 개헌 필요성을 줄곧 주창해온 친李계는 지난 23일 청와대 당청회동을 계기로 개헌 논의가 공론화됐다며 분위기 띄우기에 주력하고 있어 대비된 양상을 띤다.
친李계 최대 계파모임인 ‘함께 내일로’ 소속 의원들은 26일 개헌 세미나를 갖고 개헌드라이버를 본격화하고 나섰다. 이날 모임엔 안경률, 김소남, 조진형, 이군현, 장광근, 임해규, 손숙미, 권택기, 장제원, 김영우, 강승규, 박준선, 강성천, 차명진 의원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다음달 8일부터 3일간 열리는 개헌의총과 관련한 의견을 교환했다. 그러나 세미나는 모두발언 후 곧바로 비공개로 전환됐다.
안경률 의원은 “지금 개헌논의가 정국화두가 됐다. 이제 새로운 2011년 새로운 선진국 진입을 위한 개헌을 해야 한다”며 “국민-정치권의 우려가 있는 데 정치권의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개헌 당위성을 주장했다. 서울대 법학대학원 정종섭 교수는 발제에서 “개인적으론 분권형 방식을 취한다 하더라도 결국 내각제로 가기 위한 과도기적 형태로 본다.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선 내각제로 가는 게 맞다본다”고 내각제를 주장했다.
이들은 개헌의총 직전인 내달 6일 2차 간담회를 열어 개헌논의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한편 김영우, 박준선, 권택기, 장제원 등 소속 의원들도 발제를 맡는다. 또 이에 앞서 이 특임장관 핵심 측근인 이군현 의원은 27일 오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동아시아 중심 시대의 국가비전을 위한 개헌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친李계가 개헌 불씨점화를 가속화할 태세다.
이 같은 친李계 행보에 친朴계가 경계태세를 풀지 않는 가운데 친朴 한선교 의원은 26일 “아직까지 어떤 집단이 다수란 걸 염두에 두고 하는 것이란 의심을 갖게 된다”며 “그 분들(개헌추진 주도 여권주류)은 그렇게 안 하더라도 보기엔 그리 보인다”고 의혹의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이날 모 라디오방송프로그램에 출연해 개헌논의의 정략적 배경 질의에 이같이 답한 후 “90년대 3당 합당 때도 내각제 밀약을 했다. 뒤에 djp 연합할 때도 후보 단일화와 내각제 개헌을 조건으로 연합했다. 노무현-정몽준 후보 단일화 때도 내각제에 대한 합의가 있었고, 참여정부에서도 대통령의 레임덕이 시작될 때 대연정을 제안한 바 있다”며 “정치적으로 비슷한 시점이 되면 꼭 내각제 논의가 나온다는 건 정략적으로 보지 않을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분권형 대통령제가 박 전 대표 견제용이냐’란는 질문에 “그러지 않길 바란다. 단임제의 폐해와 문제점에 대한 개선은 생각지 않고 곧바로 분권형 대통령제로 가자는 건 급한 행동”이라고 반박했다. 또 지난 05년 제헌절 당시 박 전 대표의 개헌 관련 발언을 소개하며 “4년 중임제로 가야 한다. 국가 정책의 연속성이라든지 책임 정치, 국가 경쟁력을 키우는데 있어 4년 중임제가 훨씬 낫다는 것엔 변함없다”며 “그러나 이제까지 경험으로 것을 실행하면 민생은 실종되기 십상이라고 했다. 만약 지금 말씀하신다면 똑같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도 26일 mb를 질타하고 나섰다. 그는 이날 민주당 충북도당에서 열린 최고위에서 “대통령은 국민을 편안하게 해야지 불안하게 해선 안된다”며 “이 대통령이 한나라당에 개헌 논의를 하라 지시해 나라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대통령이 어려운 민생을 챙기며 구제역을 퇴치하고, 물가를 잡아야할 할 일은 안 하고 엉뚱한 일만 하고 있다”며 “권력분산을 논하기 전 바지 국회의장-총리-감사원장 만들기부터 중지해야 한다”고 힐난과 질타를 동시화했다.
그는 이어 “24년 전 국민 손으로 직접 대통령을 뽑겠다는 6월 항쟁의 국민주권정신은 아직 시퍼렇게 살아있는 시대정신”이라며 “이 대통령은 개헌 논의를 통해 정권 연장을 획책하지 말고 구제역 퇴치와 물가를 잡고 전세값 안정에 먼저 전념하라”고 꼬집었다. 이인영 최고위원도 “대통령의 말씀조차 손바닥 뒤집기 하려는 세력이 청와대 안에 등장한 것 같다. 어둠의 세력이다. 걷어내야 한다”며 “대선공약을 무력화시키고 대통령 말씀까지 거역하는 세력은 국정에 책임 있는 자리에 있을 자격이 없다”고 mb측근을 겨냥한 채 비판대열에 가세했다.
‘마의 고개’ 집권 4년차 길목 초입에서 mb가 친李친위대에 개헌특명을 내리고, 친李계가 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여기엔 집권 말기 레임덕 완화 및 차기밑그림, 퇴임 후 안전판 등 다양한 포석이 함의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줄곧 지속중인 ‘박근혜대세론’에 대안부재로 고심하던 친李계의 반격 신호탄으로 보인다. 때문에 지난해 mb-박근혜 간 ‘8·21 청와대 밀약’ 후 지속된 친李-친朴화해무드 파기가 시초를 다투는 형국이다. 여권분열의 우려가 불거지는 한편 야권은 득실계산에 분주한 채 차기화두(박근혜 대항마-야권 단일화) 풀기에 쫓기는 입장에 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