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거의 반년 만에 모처럼 ‘입’을 열었다. 박 전 대표는 10일 국회헌정기념관에서 자신의 최측근 유승민 의원(대구 동구 을)이 주최한 행사에 참석해 오랜만에 ‘한마디’를 던졌다. 다만 정치현안이 아닌 민생현안과 관련해서다. 그는 이날 현재 악화일로로 치닫는 구제역대재앙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유 의원이 주최한 행사에서 “구제역·조류독감으로 매몰지가 전국 4천 곳이 넘는다 한다. 토양, 하천, 지하수에 대한 2차 오염도 큰 걱정거리”라며 구제역확산에 심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날 세미나엔 박종근, 이해봉, 서상기, 주성영, 이혜훈, 이정현, 김옥이, 조원진 의원 등 친朴계 의원들과 박희태 국회의장, 권오을 국회사무총장 등 4백여 명이 참석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유 의원이 주최한 ‘세계 물 포럼 유치 및 먹는 물 기준 선진화방안’ 세미나 축사에서 “구제역, 조류 독감 등으로 인해 고통 받는 분들이 너무 많아 설 연휴는 어느 때보다 마음이 무거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현재 ‘낙관론’을 펴고 있는 당정과 배치된 입장이다.
박 전 대표는 현재 각종 첨예 정치현안에 대해 침묵기조로 일관중인 가운데 이날 발언은 향후 제 목소리를 내겠다는 신호탄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실제 그는 지난해 7월 세종시 표결당시 발언 후와 이어진 mb와의 ‘8·21청와대회동’ 후부터 국정현안에 대해 ‘일언반구’조차 않고 있다. 현 권력인 mb와 맞설 수 있다는 인상을 주기 쉬운 탓이다.
특히 박 전 대표의 구제역대재앙에 대한 강한 우려는 이날 오전 있은 당정협의 후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가 “당정회의결과 큰 걱정은 안해도 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낙관론을 편 것과는 상반된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그는 이날 행사취지와 연계한 채 ‘물’ 문제에 대한 우려를 이어갔다.
박 전 대표는 “20세기는 블랙 골드(석유)였다면 21세기는 블루 골드(물)의 시대 될 것이라 한다. 그만큼 물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며 “2014년 후 2025년이 되면 물시장이 1천조 원이 될 거라 예상될 만큼 물의 가치는 무궁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나라 물 문제도 심각단계에 돌입했다”며 “국민이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물 확보부터 공업용, 산업용, 농업용 확보 및 물 산업에 대한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일 등이 산적해 있다”고 구제역 2차 재앙 등에 따른 식수원오염에 대한 우려를 우회했다.
그러나 그는 이재오 특임장관·친李직계 주도의 개헌과 동남권 신공항-과학벨트 향배 등 논란이 거센 첨예 정치현안에 대해선 여전히 침묵을 이었다. 심지어 지난해 자신이 차기슬로건으로 내건 생애주기별 ‘한국형 맞춤복지’에 대해서도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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