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79.29세, 여자 86.44세. 후생노동성이 매년 발표하는 일본 국민의 평균수명은 단연 세계 최고수치를 보였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여자 쪽은 이미 20년 전부터 평균수명이 톱, 남자도 이제까지 접전을 벌여온 아이슬란드를 웃돌고 있다. 일본이 세계에서 제일 가는 장수대국이라는 것이 증명된 것이다.
“지난 50년 넘게 일본인 평균수명이 20년이나 늘어난 것은 유아 사망률이 개선되고 결핵으로 대표되는 감염증을 극복한 것 등 의료발달을 빼놓고는 말할 수 없다.”(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 정보조사분석부)
당연한 일로, 의료제도가 미비하고 기아상태인 아프리카 제국의 평균수명과 크게 대조를 이룬 것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어떤 이유로 일본의 평균수명이 미국과 유럽 등 선진제국을 웃도는 것일까? 이 소박한 질문을 구명해 본다.
“일본식은 세계 제일의 장수식이다. 염분이 많은 점을 제외한다면 밥을 중심으로 생선과 야채를 많이 먹고 두부와 낫토(納豆=삶은 메주콩을 더운 데서 띄운 것) 등 콩식품도 풍부하다. 특히 오키나와는 장수 현인데 이는 염분 섭취량이 일본열도 안에서 제일 적다는 것이 크게 플러스된 결과다.”(who환경기질환예방국제공동연구센터 대표의 말)
그는 생선의 dha와 타우린, 야채의 항산화 영양소, 그리고 콩의 이소플라본 등에 풍부한 유효성분이 혈압과 콜레스테롤치를 내리게 하는 등의 효과가 있고, 심근경색·뇌졸중·암의 3대 사인의 위험도를 낮춘다고 말한다.
일본식으로 일본이 세계에서 제일 가는 장수국이 되었다는 지적에는 의문의 소리도 없지 않다. 그것은 우리가 일본식을 많이 먹은 것은 전후 15년 정도까지의 일이고 1960년대의 고도경제 성장기 이후의 육류를 중심으로 한 구미제국과 같은 고칼로리식 중심인 식생활로 자리를 바꿔 버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기서 튀어나온 것이 일본인 대부분이 ‘장수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깜짝 놀랄 가설이다.
이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재단법인 기후현 국제바이오연구소 유전자치료연구부의 다나카 미야쓰기 부장이 놀라운 사실을 밝혀준다.
“장수형 유전자, 전문용어로는 ‘미토콘드리아 유전자 a형’인데 이것을 가지고 있는 일본인이 약 40% 정도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세계표준은 c형이고 백인은 아마도 0%일 것이다. 일본인 이외의 황색인종도 있겠지만 비율은 일본인이 단연 높다. 남중국과 남아시아에서 10~20%, 중국 북동부에서 30% 정도라고 본다.”
인간의 세포 내에는 수명을 관장하는 유전자가 약 1000개 있다고 하는데 미토콘드리아 유전자는 그 중에서도 극히 중요하다. 미토콘드리아라는 것은 세포 안에 있는 구형 혹은 세장형 막대기 같은 입자로서 이 유전자는 4종류의 염기(鹽基)가 이어져 구성되어 있는데 그중 하나가 시트신(c)이고 일본인은 대부분이 아데닌(a)이다. 그래서 그 머릿글자를 따서 미토콘드리아 유전자를 a형이라고 한다.
“미토콘드리아는 식품에서 나온 수소를 호흡에 따라 배출된 산소와 반응시켜 에너지를 만들고 뇌로 사물을 생각하거나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거나 근육을 써서 달리는 등 모든 활동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이 에너지 반응이 원활하지 못하면 뇌졸중 등 3대 사인의 위험성을 높이는 활성산소가 발생한다. 그런데 미토콘드리아 유전자 a형에는 활성산소를 줄이는 작용이 있다. 내가 조사한 100세를 넘긴 노인 중 70%는 a형이었고 104세 이상에서는 다 a형이었다.”
a형은 c형에 비해 심근경색, 뇌경색 위험의 절반을, 경동맥 비만을 8~9년, 동맥경화의 진행을 3년 늦춘다는 보고를 내고 있다.
“일본인에게 이 a형이 많은 것은 먼 옛날 이 돌연변이 유전자를 가진 아시아 대륙의 소수민족이 일본으로 이주했기 때문이라고 본다.”(센터 대표)
이 가설은 결코 이단적인 것이 아니다. 다나카씨는 이 미토콘드리아 a형 유전자를 1998년에 발견한 이후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그 다나카 대표조차도 일본인의 장수원인이 이 유전자에만 의존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수명에 관계되는 다른 유전자의 원인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선천적인 유전자와 식생활 등 후천적 요인의 균형이 잘 되어 100세 이상의 장수자가 많이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a형 유전자를 갖지 않은 100세 이상 장수자도 있으니까 자신이 a형이 아니라서 오래 못 산다고 비관할 것은 없다.”
위험요소를 감소시키기만 하면 인간은 120세까지 살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후생노동성의 발표에서는 3대 사인을 다 극복하면 남자 평균수명은 85세, 여자는 91세까지 늘어난다 하고, 이를 뒷받침하듯 병마를 극복한다는 미래예측도 나오기 시작하고 있다.
한편 ‘9단 클리닉’(도쿄도 치요다구)에서는 뺨 안쪽의 점막세포를 면봉으로 채취하는 것만으로 그 사람이 장래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질병의 유전자 특질을 가지고 있는가를 알 수 있는 ‘유전자 진단’을 행하고 있다. 동 클리닉 아베 히로사치 원장은 말한다.
“뇌암을 발생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면 금연을, 동맥경화라면 비타민이 풍부한 식생활을 권장한다. 그런 예방의료가 널리 보급되면 평균연령이 100세를 넘는 것도 결코 비현실적인 얘기가 아니다.”
그러나 다나카 센터 대표는 “설혹 암과 심근경색을 극복한다 해도 평균수명은 수년밖에 늘어나지 않는다. 오히려 식생활의 구미화나 환경파괴로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아베씨의 견해에는 회의적이다. 앞으로의 수명예측에 대해서는 백가쟁명, 전망이 투명하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