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입법로비 합법화가 담긴 정치자금법이 국회에서 기습 처리돼 후 파장을 예고했다. 당장 청목회사건 관련 동료의원구하기에 여야가 의기투합했다는 비판여론이 일고 있다.
국회행정안전위원회는 4일 오후 당초 일정에 없던 정치자금개선소위를 열고 국회의원 입법로비를 허용하는 내용의 정치자금법 개정안을 기습 처리했다. 이 자리에서 행안위는 기존조항에서 3개 조항만 바꾼 뒤 전체회의에 상정해 표결 없이 10여분 만에 의결하곤 법제사법위로 넘겼다.
이번 개정안은 행안위가 지난해 말 처리하려 했으나 여론의 뭇매를 받고 무산됐던 법안으로 만약 법사위-본회의 등을 거쳐 최종 의결될 경우 논란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원 입법로비가 합법화되면서 지난 연말 여론을 들썩였던 청목회 입법로비의혹사건 처벌의 법률적 근거가 사라지게 되는 탓이다.
당장 ‘청목회 사건면죄부’ ‘제 식구 감싸기’ ‘제 밥그릇 지키기’ 등 비판여론이 일고 있다. 특히 청목회 사건으로 기소된 국회의원 6명에 대한 오는 4월 말 1심 선고를 앞두고 3월 임시국회에서 법안처리 후 이들을 구제하려는 여야의 속셈이 노골적으로 표출됐다는 지적이다. 이는 이번 개정안의 몇몇 관련조항의 수정에서 단적으로 엿보게 한다.
우선 31조2항의 ‘누구든지 국내외의 법인 또는 단체와 관련된 자금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할 수 없다’는 조항 중 ‘단체와 관련된 자금’이 ‘단체의 자금’으로 바뀌었다. 청목회 등 특정단체가 소속회원 이름을 빌린 후원금 기부 시 처벌할 수 없게 된 것이다. 특정단체 명의만 아니면 정치자금을 내는 걸 사실상 허용한 것이다.
또 32조3호의 ‘공무원이 담당·처리하는 사무에 관해 청탁 또는 알선하는 일에 정치자금을 기부하거나 받을 수 없다’는 조항 중 ‘공무원’을 ‘본인(국회의원) 외의 다른 공무원’으로 바뀌었다. 33조의 ‘누구든지 업무·고용 등의 관계를 이용해 부당하게 타인의 의사를 억압하는 방법으로 기부를 알선할 수 없다’는 조항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관계를 이용해 강요하는 경우에 한해 기부를 알선할 수 없다’고 바뀌었다.
32조3호는 검찰이 청목회 사건에서 여야국회의원 6명 기소 시, 33조 경우 경찰이 농협 불법정치후원금의혹수사에 적용한 조항이다.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면 ‘경한 법 우선적용 원칙’에 따라 기소된 국회의원들은 면소판결을 받게 된다. 또 특정기업이 직원들에게 불법적인 정치후원금 모금을 알선해도 ‘강요’사실을 입증하지 못하면 처벌할 수 없게 된다.
여야가 자당 국회의원들에 대한 ‘면죄부’ 부여를 위해 법안 날치기처리에 나섰다는 비판여론에 직면했다. 여론 일각에선 이번 개정안이 로비대가의 돈일지라도 ‘정치자금’ 이름으로만 받으면 돼 사실상 정치인에게 뇌물을 허용하는 것이란 시각을 내놓는다. 그러나 아직 법사위-본회의 처리절차가 남아있어 역풍이 거셀 경우 지난해처럼 재차 ‘유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지난 국회의원 퇴직금 성격의 헌정회 지원법 논란을 비롯해 이번 개정안 등 여야국회의원들이 ‘제 밥그릇 챙기기’ 사안엔 소속 당 및 정파를 초월해 지속 ‘의기투합’하는 모습을 연출해 여론의 비판을 자처하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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