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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를 넘은 공직 모럴해저드 ‘칼 뺀 靑(MB)’

감사원 등 정부부처 국민 불신 공무원들 ‘쓰나미-소나기’ 귀추

김기홍 기자 | 기사입력 2011/06/16 [10:12]
공직사회의 부도덕과 기강해이가 도를 넘었다. 단기간의 사안이 아니다. 오랜 시간 묵시적 관행처럼 이뤄져 왔던 게 잠복기를 거친 후 종국엔 곪아 터진 것이다. 것도 일부인데다 정권만 바뀌면 어김없이 재연돼 딜레마로 작용한다.
 
이 때문에 공직사회의 부정부패가 불거져도 늘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것이란 게 대체적 국민인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사후조치 역시 늘‘ 몸통’은 가려진 채 ‘꼬리 자르기’, ‘솜방망이’ 처벌로 일관된 게 일조한다. 현재 해이해 질대로 해이해 진 공직기강 실태는 국토해양부 사례가 단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국토부 공무원들은 최근 제주도에서 접대성 연찬회를 열은 데다 업자들 돈으로 나이트클럽까지 간 것으로 총리실 감찰결과 드러났다.
 
▲ 이명박 대통령     © 브레이크뉴스

지난 3월 국토부가 제주에서 1박2일로 연찬회를 연 가운데 하천사업 관련업체들이 대거 참석했다. 연찬회 후 국토부 공무원 15명은 나이트클럽 등에서 식사와 향응을 접대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행사를 주최한 하천협회는 업체들로부터 참여금으로 1억7천을 거둬 행사비를 빼고도 1억5천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으나 돈의 행방은 여전히 묘연하다. 이런 가운데 또 부동산 관련부서 현직 백 모 과장은 리츠 업자로부터 산삼·현금 등 수천만 원대 뇌물수수 혐의로 최근 검찰에 긴급 체포된 사실이 드러났다.
 
총리실이 연찬회 향응과 관련해 징계를 요구했으나 국토부는 해당 직원들에게 경고와 주의조치만 내리는 데 그쳐 심각한 도덕적 해이를 드러냈다. 이에 신임 권도엽 장관은 15일 징계수위 재검토를 감사관실에 지시한 상태다. 그러나 보다 더 큰 문제는 인·허가권을 가진 정부 타 부처들도 업체들이 낀 연찬회를 관광지에서 많이 열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부처 연찬회가 향응 또는 접대자리로 활용되고 있음을 유추 가능케 한다. 잇단 비리로 얼룩진 이번 국토부 사례 역시 ‘빙산의 일각’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부정, 비리관련) 우리사회가 한계에 왔다고 국민이 생각할 수 있는 상황(14일 국무회의석상)”이란 이명박 대통령의 언급에 발맞춰 김황식 국무총리가 공직사회 부정부패에 대해 날카로운 ‘사정칼날’을 예고했다. 하지만 사정주무부처인 ‘감사원’조차 최근 부산저축은행 비리의혹에 연루되면서 공정성에 흠집이 간 상태다.
 
정부로선 도덕성 회복이 시급한 과제로 부상했으나 ‘길’은 요원해 총체적 딜레마인 형국이다. 청와대는 물론 정부 각 부처에 대한 신뢰성에 이미 금이 간 상태여서 공직사회에 대한 대대적 감찰 후 결과를 내놓는 들 곧이곧대로 믿기 어렵게 됐다. 더욱이 현 상황은 심각하다. 정부부처 공무원들이 ‘혈세’인 국고횡령에 뒷돈거래는 예사인 채 근무 중 골프는 기본인 거의 나사 풀린 상황이다.
 
이는 현 정부의 임기 말 상황과도 연계된다. 지난 정권들 때도 집권 4년차에 이르면 수면 하에 가려졌던 권력층 및 공직사회의 갖은 부정부패 고리가 어김없이 모습을 드러내곤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위 ‘철 밥통’으로 일컬어지는 공직사회에 대한 ‘사정바람’은 찻잔 속 태풍마냥 늘 그때뿐이었다. ‘이 시기만 견디고 지나면 그만’이란 의식이 공직사회 내에서 팽배한 게 현실이다. 정권이 바뀌어도 공무원들은 여전히 그 자리에 둥지를 틀고 있는 탓이다.
 
어쨌든 이 대통령이 집권후반기 강도 높은 사회부조리 타파 및 공직기강확립을 천명하면서 공직사회는 한껏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이 대통령은 최근 잇따른 발언에서 부패척결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4일 국무회의 석상에서 “아마 국민들이 볼 때 총체적으로 부패했다는 생각을 갖지 않겠느냐”며 공직사회 부패 문제개선을 지시했다
 
또 15일 한국자유총연맹 청와대 초청오찬에서도 “사회 곳곳에 부조리한 부분이 생겼다. 전관예우 등 있는 사람들이 더 부정과 비리를 저지르는 경우가 있다. 상대적 박탈감이 더 심해진다”고 말했다. 이는 고위공직자 등 사회고위층 부정부패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수준임을 경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올 들어 적발된 60여건의 공직비리 사례를 공개 후 정부합동공직복무점검단 등을 통한 대대적 공직사회 감찰에 착수한 상태다. 김 총리는 15일 38개 중앙부처 감사관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의 ‘한계상황’ 발언을 소개하며 공직비리 척결의지를 밝혔다. 그는 “우리 사회는 양적성장에 치중한 탓에 준법의식이 낮고 부정직한 사람이 너무 많아 사회전반이 총체적 비리를 겪고 있다”며 “이젠 정말 범국가적으로 이런 문제를 정리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국민이 볼 때 공직사회 부패나 청렴 문제가 총체적으로 한계에 왔다. 부패가 심해 부패하지 않은 곳이 없다는 말 이었다”며 이 대통령 언급을 풀이한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의 얘기는 공직사회를 바라보는 국민들 시각의 현주소를 고스란히 대변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임기 말 비리척결의지를 강하게 피력하며 ‘공정사회’ 카드를 재차 꺼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이번 사정드라이버가 ‘철 밥통’ 공무원들에 ‘쓰나미’가 될지 ‘지나는 소나기’에 그칠지 여부는 지켜봐야 할 상황인 가운데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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