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美)정부가 8일 유엔(UN) 산하 국제수로기구(IHO)에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하자는 서한을 보내면서 문제는 불거졌다. 더욱이 영국마저 IHO에 일본해 단독 표기의견을 전달해 설상가상인 가운데 국제사회여론이 한국에 불리하게 돌아가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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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여권 내에서 정부의 강력대응 주문과 함께 전략적이고 단호한 외교기조로의 변환을 촉구하고 나서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 국무부가 이번에 공식화한 동해의 일본해 단독표기 지지방침은 기존정책을 재확인한 것이다. 기본적으로 ‘단일지명 원칙’을 갖고 있는 미국은 해상표기도 항해안전유지 차원에서 혼돈이 없도록 단일명칭만 사용토록 하고 있는 탓이다. IHO 역시 동해를 ‘일본해’로 규정하고 있다.
미 국무부는 연방정부 지명위원회의 ‘단일명칭’ 표기 방침을 따른 것이란 공식입장을 내놓았다. 이번 경우 공유수역은 단일명칭을 사용하고 의견이 엇갈릴 시 각각의 이름을 같이 쓴다는 IHO 기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게 미국 측 입장이다.
이에 정부는 미국의 일본해 단독 표기입장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하지만 미 국무부의 공식입장 확인으로 설득에 나서려던 정부 입장이 난처해지면서 제동이 걸린 형국이다. 동해표기 문제를 결정하게 될 IHO 총회는 내년 4월에 예정된 가운데 시간이 별로 많지 않아 정부가 공격적 외교에 나선 채 서둘러야할 상황이다.
국가 간 경계에 대한 국제합의를 뜻하는 IHO 결정이 영해분쟁에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여권 내 정부의 적극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9일 문제해결을 위한 정부 차원의 외교력 집중을 촉구했다. 황우여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원내대책회의 석상에서 “미, 영이 IHO에 단독표기 입장을 밝힌 언론보도로 국민들이 우려하고 있다”며 “외교통상부는 양국 공식입장이 아니라 부인했으나 국민들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으로 국민들이 분통을 터트리는 가운데 또 동해표기 문제로 국민들을 더 분노하게 하면 안 된다”며 “외교통상부는 더 이상 안일한 자세가 아닌 적극적, 치밀한 계획 하에 모든 외교력을 아끼지 말고 문제해결에 적극 나서야한다”고 촉구했다.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내일(10일) 국회에서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과 국회의원들 간 면담이 예정됐는데 우리입장을 밝히고 UN차원의 협조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 간사인 유기준 의원도 이날 “미국이 일방적으로 일본을 두둔한 거라면 강력 대응해야한다”며 “정부가 지금껏 어떤 역할과 대응을 했는지 알 수 없으나 쉬쉬했던 조용한 외교보단 보다 전략적이고 단호한 외교가 바른 방향”이라고 강조하면서 가세했다.
특히 홍준표 대표는 임기를 마치고 귀국을 앞둔 캐서린 스티븐 주미대사에 협조를 요청했다. 홍 대표는 “동해를 East Sea로 표기해줬음 하는 바람을 미 연방수로 국에 꼭 좀 말해줬으면 한다”며 “대한민국 애국가에도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대한민국 정체성에 관한 문제”라고 협조를 간곡히 요청했다.
이에 스티븐스 대사는 “한국에서 이 사안에 대해 관심 많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돌아가면 그런 관점이 있다는 걸 양자관계뿐만 아닌 국제적 맥락에서도 이해되고 토론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실제 미 정부 입장에선 기존부터 동해를 ‘일본해’로 단독 표기했던 걸 재차 변경하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일본해/동해’로 병기했을 경우 일본정부의 반발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여 향후 방침을 변경하기도 쉽진 않을 전망이다.
결국 정부가 미 정부의 이런 현실적 입장을 감안해 우선 IHO를 상대로 동해와 일본해 표기를 병행토록 지속적 외교노력을 배가해 나갈 방법 외엔 현재론 별다른 뾰족한 묘수가 없어 보인다.
다만 최근 일본이 잇따른 독도침탈야욕을 드러내면서 현재 한일 간 감정이 한껏 격화된 상황이다. 때문에 이번 미 정부의 일본해 단독표기 방침으로 불거진 논란이 향후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예단키 어려운 가운데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