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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담대한 진보' 대안정당 '핵심부상'

민심 “차라리 정동영 의원이 대통령이 되었으면 더 좋았을 것…”

문일석 발행인 | 기사입력 2011/12/18 [18:03]
정치에는 언제나 대안세력과 대안인물이라는 게 있다. 말하자만 현재의 이명박 정권에 대한 대안세력은 야당이다. 지난 대선전에서 이명박 후보와 대선-당내 경선에서 우열을 겨뤄던 인물이 정동영-박근혜 의원이다. 두 의원은 차기 대선에 출마할 의지를 가지고 있는 대선예비 주자들과 더불어 우리나라의 대안 인물군에 속해있다.
 
이명박 정권 말기에 접어들면서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와 최후까지 접전을 벌였던 정동영 의원에 대한 정치적 호감도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지금에서야 “차라리 정동영 의원이 대통령이 되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토로하는 이들이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차제에 미래권력의 정치적 대안정당의 하나인 통합민주당의 밑그림이 그려졌다. 전문과 총 24개 항목으로 된 강령-정책의 주요 내용 속에 경제민주화를 못 박고 보편적 복지국가를 명확히 한 게 그 것이다. 원전과 종편, 한미FTA 재검토도 포함돼 있다.  ‘경제민주화와 보편적 복지국가’라는 화두는 민주당 내에서 2년 전부터 있어왔다. 이번에 민주당과 시민통합당, 한국노총, 범야권 시민사회가 참여해 만든 ‘통합신당 강령-정책’의 핵심은 정동영 의원이 2009년 하반기부터 줄기차게 강조해온  내용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 시위 현장에 나선 정동영  의원   ©브레이크뉴스
민주통합당의 전문은 △국민 모두에게 혜택이 골고루 돌아가는 경제민주화를 실현한다 △사회보장을 제도화하는 보편적 복지를 국민의 기본적 권리로 보장하는 복지국가를 건설한다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 동복아 지역의 협력과 발전의 관점에서 미래지향적 대한민국의 건설을 재설계하고 추진한다고 밝히고 있다.
 
정동영 의원은 지난 2010년 10월3일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앞두고 담대한 진보와 보편적 복지국가를 제안했다. 진보 노선을 얘기하는 순간 보수진영으로부터 ‘빨갱이’ 딱지를 붙이는 것이 두려워 감히 그 말을 꺼내기를 주저하던 시기였다. 그런데도 정동영 의원은 “담대한 진보 노선만이 집권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면서 “민주당이 국민에게 정권을 달라고 하는 명분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월가가 붕괴되는 것을 보면서 신자유주의가 얼마나 잘못된 것인가를 알게 됐다”면서 북유럽의 복지모델을 국가운영의 근간으로 삼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 의원의 이런 의견이 전당대회에서 반영돼 민주당의 강령에 담대한 진보정당, 정책적으로는 경제민주화를 못 박을 수 있었다. 예전 같으면 정치권이 감히 입 밖에 꺼내지 못했던 삼성그룹 문제와 재벌개혁 문제를 경제민주화의 이름으로 거론하기 시작했다. 정치사적으로 엄청난 내용이 민주당의 정강정책의 핵심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그러나 정동영 의원의 이런 주장이 민주당의 정강정책에 반영됐음에도 불구하고 지도부 선출에서 손학규 당대표에 이어 2위를 하는 바람에 제대로 빛을 보지 못했다. 한계를 절감하는 시간을 1년 이상 보내야 했다. 그 까닭은 상당수 민주당 최고위원들이 ‘담대한 진보와 경제민주화’의 의미를 제대로 알지 못했거나 자신들의 생각과 다르다고 판단해 외면했기 때문이다. 당내 ‘119 경제민주화 특위’ 위원장에 유종일 KDI교수가, 복지특위 위원장에 김용익 서울대 의대교수가 전당대회가 끝난 지 1년여만에 특위위원장에 임명된 것은 이를 반증한다.
 
그런데도 정동영 의원은 고집스럽게 한 우물을 팠다. 민주당 정강정책을 충실히 실천해야 한다는 일부 의원과 정 의원은 한진중공업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 ‘희망버스’를 수십 차례 탔다. 그 이전에는 용사참사문제 해결을 위해서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이 과정에서 보수언론과 보수단체 한나라당은 정 의원을 향해서 “쇼를 하고 있다”고 맹비난 했다. 이에 대해서 일부 진보언론은 “(한진중공업 사태해결을 비난하는 것을 두고)쇼라도 그런 쇼라면 계속하라”고 응원하기까지 했다. 이 정도면 민주통합당의 강령과 사상적 정치적 기초를 제공한 사람이 정동영 의원이었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기존 민주당이 정체성을 명확히 하지 못하고 제대로 된 ‘쇼’ 한번 못하는 사이에 민주당은 존재감을 상실하기에 이르렀다. 이쯤되자 국민들이 큰 가닥을 잡아주는 상황을 맞았다. 민주통합당의 출범이 그 것이다. 민주통합당은 오는 12월 26일 중앙위원급 현장투표를 통해서 본선에 진출할 지도부 예비경선을 실시한 뒤 내년 1월15일 전체 대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당 지도부를 뽑는다. 한마디로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확정한 ‘통합신당 강령-정책’을 실천에 옮길 지도부를 뽑는 것이다.
 
가까이는 내년 4월11일에 치러질 19대 총선에 대비하고, 멀게는 내년 12월 19일에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 대비하기 위한 지도부이다. 내년 총선과 대선이라는 중요한 정치행사를 앞두고 여야 모두 국가운영 방향과 정책노선에 대한 뜨거운 논쟁을 시작했다. 현재 한나라당 박근혜 의원은 단문 의사표현과 지역적 기반을 발판으로, 안철수 서울대 교수는 여의도 정치에 식상해 있는 국민들의 기대를 반영해서 국민들의 높은 지지를 얻고 있다. 국민의 가혹한 검증을 받아야 하겠지만 두 사람의 지지율이 높은 것은 현실이다. 지지율 측면에서 정동영 의원은 이들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대통령 선거 정책노선에 대한 불꽃이 점화될 때 박근혜-안철수-정동영 세 사람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 민주개혁진영의 아젠다를 선점하다시피한 정동영 의원과 오늘 현재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박근혜-안철수 간의 경쟁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이다.
 
현재의 민심은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에서 이반되어가고 있는 양상이다. 새로운 미래권력을 원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서 정동영 의원의 준비과정을 눈여겨 봐야한다. 이명박 정권 하에서 지난 4년간 치열하게 고군분투한 정치인, 미래권력의 대안인물의 한 명인 제1 야당의 정동영 의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정 의원은 이미 국가를 이끌어갈 정책마련에 있어 여타 정치인에 비해 앞서가는 정치인이기 때문이다. moonilsuk@korea.com
 
*필자/문일석. 본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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