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도 무한쇄신을 주도중인 박근혜 비대위호가 파격변신을 시도하면서 당내 일대 파란이 일 조짐이다.
비대위 일각에서 당 상징인 보수깃발 내리기, 즉 당 뼈대인 정강·정책에서 ‘보수’란 표현 삭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단초는 현재 정강정책·총선공약 분과위원장인 김종인 비대위원 언급에서 제공됐다.
그는 4일 언론인터뷰를 통해 “스스로 ‘보수’라 찍고 가는 정당은 오늘날 변화하는 세계에서 존재가 불가능하다”며 “시대가 많이 바뀌었으니 수정을 좀 해야 한다. 보수 같은 이념적 얘기는 안하는 게 좋다본다”고 강조했다.
지난 06년 1월9일 개정된 당 정강·정책전문엔 ‘새로운 한나라당은 지난 60년 동안 대한민국의 비약적 발전을 주도해온 발전적 보수와 합리적 개혁의 역사적 정통성을 계승 한다’고 명시돼있다. 하지만 비대위 검토 안이 만약 현실화될 경우 지난 14년 간 이어온 ‘한나라당=보수’ 등식이 사라질 수 있다.
비대위의 이번 구상은 지난 안상수 대표 당시 여의도연구소에 의뢰해 통일·복지·서민정책 등 분야에서 진보진영의 좋은 점을 받아들여 합리적으로 발전시키는 방안을 검토하도록 했던 ‘중도개혁보수’ 틀마저 깨자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 당 간판 못잖게 ‘보수’란 단어가 주는 부정이미지를 감안한 차원이란 풀이다. 총선을 목전에 두고 ‘보수=꼴통’의 부정이미지로선 지지를 받기 어렵다는 현실적 인식도 기저에 깔린 것으로 보인다.
만약 정강·정책에서 ‘보수’가 삭제될 경우 경제·복지·안보·외교 등 제반 정책의 대변혁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 정부의 대기업 위주 성장정책에서 탈피해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은 물론 성장온기가 중산층·서민들에 골고루 전달될 수 있도록 변화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갈 전망이다.
또 향후 대북관계를 포함한 국방·안보 분야에서도 현 정부 대비 훨씬 더 전향적 정책이 나올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 없다. 특히 복지 분야에서도 진보진영이 강조해 온 무상복지주장을 대폭 수용할 가능성이 커진 동시에 자연스레 현 정부와의 차별화가 이뤄질 개연성이 커졌다.
하지만 당장 당내 보수 성향 인사들이 거칠게 반발할 건 자명해졌다. 가뜩이나 현재 인적쇄신에 따른 계파갈등이 일촉즉발의 대립상황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이번 ‘색채논란’이 기름으로 작용할 공산이 커졌다. 그러나 뭣보다 주목되는 건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행보다.
그는 지난해 12월19일 비대위원장 수락 연설에서 “무너진 중산층을 복원하고 사회 각 분야 불평등 구조를 혁파해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또 “경제를 약육강식의 정글이 아닌 공정한 시장으로 만들고 누구나 기회 앞에 평등하고 경쟁 앞에 안전한 새 틀을 만들어야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관건은 뒤따를 당내 반발을 박 위원장이 어떻게 추스를지 여부에 달렸다. 그의 리더십은 이미 시험대에 오른 상태다. 특히 김종인-이상돈 위원 사퇴를 내건 채 반발하는 친李계 움직임도 심상찮은 상황이다.
비대위의 이번 구상은 친李계의 기존 김-이 사퇴요구를 더욱 거세게 하는 동시에 당을 무한 소용돌이로 몰아갈 단초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당내 보수 성향 인사들은 5일 오전 박 위원장 입장표명을 지켜본 후 집단행동 여부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