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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野 한·미FTA존폐대립 ‘총선이슈 쟁점화’

野 양대 선거 후 폐기 반발 박근혜 선제포문 혈전예고 국론분열우려

김기홍 기자 | 기사입력 2012/02/14 [00:26]
4·11총선정국에서 한·미FTA 존폐문제가 핫이슈로 쟁점화 될 조짐이다. 여야 간 대치가 격화되면서 자칫 총선이 FTA찬반 국민투표로 변질돼 국론분열로 연계될 우려마저 일고 있다. 오는 3월1일 발효를 앞둔 FTA를 둘러싼 박근혜-한명숙 두 ‘여 전사’간 혈전이 예고되고 있다.

선제포문은 박 위원장이 먼저 열었다. 13일 비대위와 전국위에서 야당에 연거푸 날을 세웠다. 민주통합당이 총·대선 승리 후 FTA를 폐기하겠다는 ‘강경론’을 펼치자 책임론을 공식 제기하며 정면대응에 나선 것이다. 그는 이날 비대위 비공개회의에서 “그것(야당 입장변화)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비대위 전체회의에서도 “FTA의 옳고 그름을 따지기 전 정치권에서 하는 행동, 말은 책임성·일관성이 있어야한다”며 “FTA는 지난 노무현 정권에서 시작된 것으로 대통령·국무총리·장관 등이 국민들을 설득해왔다”고 야당을 겨냥했다.

전국위 인사말에서도 “야당이 이제 와 총선 후 (FTA를) 폐기하겠다는데 이런 사람들한테 나라를 맡길 수 없다”며 “새누리당이 구국의 결단을 해 총선에 반드시 승리해야한다”고 전례 없는 초강도 발언과 함께 결사항전 의지마저 다졌다.

그간 신중세를 견지해 왔던 그의 이 같은 갑작스런 입장변화는 FTA관련 야당 공세에 강력 맞대응하겠다는 의지의 표출이란 분석이다. 특히 ‘경제국익’을 견인차로 ‘집토끼(보수층)’의 이탈방지에다 ‘산토끼(중도층)’ 이탈수를 줄이려는 ‘투 트렉’ 전략이 기저에 깔린 형국이다.

하지만 이날 민주통합당 천정배 의원은 “우리 국가주권을 넘겨주는 조약, 협약이기에 어떤 경우도 발효할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반박했다. 또 앞서 지난 8일 한명숙 대표는 “발효 전 재협상을 통해 독소조항을 수정해야 하고, 그렇지 않다면 19대 국회와 정권교체를 통해 폐기시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통합진보당과 함께 이날 오후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美상하원 의장에 한·미FTA 발효정지 및 전면재검토 요청서한을 주한 美대사관에 전달키도 했다. 그러나 이날 새누리당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집권 시절 정책부정은 무책임한 정치세력임을 자인하고 신뢰상실을 자초하는 일”이라고 비판하며 맞불을 놓는 등 지루한 대치를 이어가는 와중이다.

여야 간 대치 와중에 외교통상부 조병제 대변인은 지난 9일 “합법적으로 체결된 조약을 일방 폐기하는 사례는 없다”고 정부 측 입장을 대변하면서 여당에 힘을 보태고 나섰다.

그러나 야권은 한·미FTA 폐기가 야권연대 중심축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반드시 관철하겠다는 의지를 다지는 형국이다. 특히 총선을 앞두고 진보층과 2030세대, 농촌 등에서 FTA 반대여론이 높은 분위기도 감안해 움직이는 차원으로 보인다. 여당과의 현 포퓰리즘성 정책레이스와도 같은 맥락이다. 핵심요체는 결국 총선에서의 ‘표’다.

새누리당이 민주통합당이 정동영 상임고문이 출사표를 던진 서울 강남 을에 김종훈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을 투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여야 간 가팔라지는 ‘FTA전선’의 한 편린이다. 눈길을 끄는 건 현재 한·미FTA 존폐를 둘러싼 여야 간 ‘전선’이 형성된 가운데 박 위원장의 다목적 포석이 깔린 듯 한데 있다.

전대 돈 봉투 후폭풍 등 악재가 당을 강타해 쇄신노력을 갉아먹으면서 총선전열 갖추기에 애먹는 상황에서 한·미FTA를 비상구촉매제로 활용하는 분위기다. 또 당내 반비대위 목소리도 잠재울 계기로 활용하는 듯하다. 열세인 총선국면의 전환점으로 인식하고 반전모드를 가속화하는 양태다.

특히 민주당의 입장번복에 공세초점을 맞추면서 자신의 ‘신뢰-원칙’ 이미지에 대한 선명성을 극대화하면서 차기가도에 대한 대비효과도 노리고 있는 듯하다. 안 그래도 최근 차기가상대결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교수와 문재인 노무현 재단 이사장에 잇따라 ‘발목’을 잡히며 대세론에 금이 간 것도 일조한 듯하다.

한·미FTA 존폐전선을 계기로 자연스레 정치 현안전반으로 활동 반경을 넓히며 ‘지지율 반등’을 노리는 차원으로 보인다. 이미 관련대립각을 세우고 나선 한 대표와의 ‘혈전’이 사실상 본격 점화됐다. 박-한 여야 여성 사령탑이 ‘FTA프레임’을 각기 어떻게 총선국면에 유리하게 접목해나갈지가 관전 포인트로 부상한 가운데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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