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총선 D-7을 앞두고 여야 간 민간인 불법사찰 공방이 점차 가열되면서 막판 총선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야당의 'MB하야' 요구에 여당마저 이명박 대통령 사과를 요구하면서 사실상 여야 모두 청와대를 겨냥하고 있는 점에선 접점을 이룬다. 그러나 민주통합당의 총선 후 MB-박근혜 새누리당 선대위원장 동시 사찰청문회 의지 피력에 박 위원장이 발끈하고 나서면서 갈등대립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여기에 청와대가 지난 참여정부(노무현 정부) 사찰론으로 여론희석에 나서면서 사찰논란이 재차 민주통합당-청와대.새누리당 양자 간 대립 구도로 가는 형국이다.
박 위원장은 4일경기도 안양 합동유세에서 "불법사찰을 제게 했던 전 정권 사람들이 피해자인 저를 청문회에 증인으로 세우겠다 한다"며 "저를 청문회에 세우겠다는 건 적반하장"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야당이 이 대통령과 자신을 민간인 불법사찰 청문회 증인으로 세우겠다는 것에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고 나선 것이다.
이어 그는 "작년, 재작년 현 정권이 저를 사찰했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한 이들이 민주당 등 야당인데 지금 말을 바꿔 제가 불법사찰에 책임이 있다 한다"며 "전 정권에서 불법사찰을 하지 않았다면 뭣이 두려워 특검을 거부하는 건가"라고 반박했다.
새누리당도 이날 공식 논평을 통해 민주당의 '사찰 청문회' 제안을 일축하면서 박 위원장을 받치고 나섰다. 이상일 대변인은 "언론보도에 따르면 노무현 정권은 국가정보원에 소위 '박근혜TF'란 조직을 가동했고, 대통령 선거가 있던 07년엔 박 위원장에 대한 보고서를 만들었다고 한다"며 "사찰 청문회는 가해자가 피해자를 청문하겠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지금 민주통합당을 이끌고 있는 한 대표, 한 대표 멘토 역할인 이해찬 세종시 후보는 노무현 정권 총리인데 그들 지휘 아래 있는 민주통합당이 사찰청문회 운운하면서 박 위원장을 증인으로 채택하겠다는 건 어불성설 아닌가"라며 "가해자가 청문회 주체가 돼 피해자를 추궁하겠다는 꼴을 국민은 어찌 생각할까, 적반하장도 유분수라며 혀를 찰 것"이라고 거듭 반박했다.
그는 "이처럼 말을 함부로 바꾸면서 무작정 뒤집어 씌우기로 나가는 민주통합당을 보면서 현명한 국민은 무슨 생각을 하겠나"라며 "양심불량으로 보이는 민주통합당에 눈살을 찌푸리지 않겠나, 이제라도 온 정신으로 돌아와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는 이날 박 위원장이 제안한 전.현 정부 특검을 반대하면서 총선 후 국회청문회를 개최한다는 입장을 거듭 고수했다.
한 대표는 이날 세종시 이해찬 후보-이춘희 시장후보 지원유세장에서 "박 위원장이 제안한 특검은 이 대통령 덮어주기용, 총선용 시간끌기 특검"이라면서 "이런 특검으로 민간인 사찰문제를 덮어줄 수 없고 땅에 묻을 수도 없다"고 거듭 청문회 개최 의지를 피력했다.
이어 그는 "4.11 총선 직후 청문회를 열어 이 대통령이 직접 국민 앞에서 진상을 낱낱이 밝히도록 하겠다"며 "이번 총선에서 잘못된 민생대란 4년 정치, 국민사찰 4년 정치를 마감하고 심판해주셔야 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민주통합당도 이날 "특검은 시간끌기, 사건무마용이 될 것, 총선 끝나고 바로 열자"라고 청문회를 재차 주장하면서 한 대표를 받치고 나섰다.
박용진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수사 대상이어야 할 이 대통령이 임명하는 특검은 설치하는 데 두 달 넘게 걸리고, 수사하는 데 몇 달이 걸릴지 모른다"며 "이 정부 임기 말에나 가서야 수사결과가 나오는 특검, 권재진 법무장관의 임기를 보장하는 임기보장용 특검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 주일 뒤 총선이 끝나면 국회에서 곧바로 국회 청문회를 열자"며 "민주통합당은 한 대표와 이해찬 전 총리, 참여정부의비서실장·민정수석이었던 문재인 후보, 누구라도 청문회에 출석해 이 사건 진상을 국민 앞에 낱낱이 밝히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국민 뒷조사 사건 몸통으로 의심받고 있는 청와대 모든 관계자들, 이 대통령과 피해자를 자처하는 박 위원장도 청문회에 출석할 걸 당부 드린다"며 "박 위원장은 민주통합당이 불법사찰을 선거용으로 이용하려는 게 아니냐 했으나 민주통합당은 선거 승리도 원하지만 사건 진실규명을 더 원한다"고 반박했다.
통합진보당도 민주통합당 주장에 동조하며 가세하고 나섰다. 이지안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자신도 사찰 피해자란 박 위원장이 민주통합당의 청문회 출석요구에 적반하장이라 주장했다"며 "자신도 피해자라면 억울한 피해 사실을 밝힐 국회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 못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 납득할 수 없다"고 반문하면서 박 위원장을 겨냥했다.
이어 "이명박 정권 동업자로 운전석 뒷자리에 앉아 4년간 MB실정에 침묵하고 방조했으면서 민간인 사찰 진실을 밝힐 청문회에까지 나오지 않겠다면 집권당 대표로서 매우 무책임한 일 아니냐"며 "정치적 책임을 명확히 하기 위해서도 청문회를 실시하는 게 순리"라고 주장했다.
또 "국민이 알고 싶은 건 MB정부가 민간인, 정치인, 연예인을 감시하고 괴롭혔느냐는 진실"이라며 "이 대통령이 임명하는 특검으론 사건진실을 밝힐 수 없다"며 "새누리당과 박 위원장은 특검수용 촉구를 중단하고 집권당답게 박 위원장 청문회 출석을 확약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노무현재단은 지난 07, 11년 참여정부 당시 국정원장들 증언을 공개하며 참여정부 당시엔 정치사찰이 없었다면서 청와대 주장에 적극 반박하고 나섰다.
민간인 불법사찰 논란이 4.11총선 막판 구도를 달구고 있는 가운데 여야 간 대립이 격화되고 청와대가 사실상 '여론 물타기'에 나서면서 표심 특히 중도층 향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특히 총선승패 향배를 가를 수도권과 2040세대 표심이 불법사찰을 둘러싼 여야 간 공방 와중에 어느 쪽을 손을 드느냐 여부가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