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에는 꼬리표가 없다. 있을 수도 없다. 왜냐하면 유통되는 과정에서 얼굴만 보이는 거래의 관행에 익숙함이 원죄(原罪)다. 그래서 경제학자마다 “돈은 버는 것이 아니라 보태는 것이다”라고 정의해 재테크의 으뜸으로 돈을 잘 굴려야 하는 명분론에 너나없이 모두 동의하고 있다. 하긴 새롭게 출범을 앞둔 박근혜 정부의 지향점도 같은 이치로 접근이 필요하게 되었다.
국민행복정부 완성을 위해 강소기업을 육성하여 성장과 함께 일자리 창출로 4만 달러 국가로 국격(國格)을 높이는 일을 달성하기 위해서다. 그래서 지금의 지식경제부를 산업통상자원부로 개편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이를 위해 정책당국자들의 관심과 고민이 요구되고 있다.
지금의 글로벌 위기가 돈 문제에서 비롯됨이 밝혀졌고 동시에 돈 문제가 화두로 번진 국제 환율전쟁을 극복하는 일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젠(錢)의 전쟁’은 벌써부터 근혜노믹스를 위협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서구 열강은 입으로는 자유무역을 주장하고 있지만 현실은 보호무역의 신봉자가 되어버렸다.
실제로 미국은 연방준비금보다 수 천 배의 돈을 양적완화(QE)라는 명목으로 풀어서 국내경기를 풀어나가자 새롭게 탄생한 일본 아베 신정부도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정책적 개혁에 드라이브 걸기를 시작했다.
그 콧대 높은 일본은행마저 동참시켜 일본을 괴롭힌 엔고(高) 28년을 극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자동차 간판 기업 도요타가 세계 정상을 탈환하는 등 일본기업은 이제 자신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그렇지만 한국은 다르다. 돈을 최대한 풀어대는 양적완화 정책을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달러 같은 기축통화와 유로 파운드와 일본 엔 등 주요 결제통화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에서 한국은 벗어나 있다.
반면 큰 비용을 안들이고 엄청난 영향을 지닌 소위 시뇨리지(seigniorage) 효과에 주술을 걸 수 있음을 잘 아는 미국과 일본은 마구 돈을 찍어내고 있다. 대신 한국이 돈을 마구 찍어낸다고 해보자. 세상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을 터다. 그렇다면 근혜노믹스는 어떤 대안을 제시해야할까? 어떤 카드로 이를 극복할 수 있을까?길은 많지 않다. 박근혜 정부는 정부조직 개편을 통해 산업과 통상과 자원을 한데 묶을 수 있는 조직을 만들 수밖에 없다.
같은 이치로 중동산유국 오일머니에 대한 행복한 결혼을 꼽고 있다. 이들 오일머니 국가들은 글로벌 환율전쟁에서 예전의 영화와 부귀를 논하는 것에 비껴갈 공산이 커지고 있어서다.
화석원료 석유와 천연가스의 위력은 대단하다. 당분간은 그렇다. 하지만 향후 5∼10년 이후면 그게 아니다. 이미 미국은 셰일가스(Shale Gas) 등장에 따라 석유재고량이 많아지고 있다. 이를 통해 죽어가던 미국 제조업이 살아나고 있다. 최근 호주에서는 사우디 석유매장량만큼의 셰일가스 광구도 발견되어서 세계 자원지도를 다시 그려가게 만들고 있다.
따라서 자원빈국 한국에게는 자원부국 아부다비를 비롯한 중동지역 산유국과의 밀월을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에 서 있다. 그래서 나는 이 칼럼을 통해 ‘아부다비를 감동시킬 히잡 대통령 당선인’을 칼럼화 했다(2012,12,20일자 참조).
그리고 정책당국자와의 테스크포스팀(TF)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그렇게 말처럼 간단하지 않았다는 점이 난제로 떠오르고 있다. 돈에는 꼬리표가 없기 때문에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혜노믹스가 지향하는 국가적 목표 달성에는 오일머니와의 행복한 결혼을 배제할 수 없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어서 좋은 결과가 기대되고 있다. 방법론으로는 꼬리표가 없는 오일머니를 세 가지 분야로 정리해서 여기에 상응한 대처방안을 만들어내는 일이 필요함을 절감하고 있다.
우선적으로 아부다비 오일머니가 만든 국부펀드(SWF-ADIA)를 비롯하여 갈수록 커지가고 있는 이슬람금융, 그리고 아부다비 상업은행의 간판은행인 Emirates NBD Bank PJSC(자본금-779억 달러)와 National Bank of Abu Dhabi(자본금–575억 달러) 등으로 세분화시켜 돈의 용도와 성격에 걸맞게 이들에게 필요한 충분조건을 제시하는 일이다.
세계 제1의 국부펀드 ADIA도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노르웨이 글로벌연금펀드(GPF)에게 그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돈을 보태는 일에 실패한 결과다.
이슬람금융 역시 2070억 달러 사우디아라비와 말레이시아에 이어 아부다비는 750억 달러에 그치고 있다. 상업은행 성적표도 마찬가지이다. 이를 직시해서 박근혜 정부는 아부다비 투자의 성공모델을 만든 다음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등 걸프협력회의(GCC) 6개국으로 확대시키면 된다.
예상되는 성공모델이 되기 위해 국부펀드 경우는 유전개발용 드릴십과 해상시브시(FPSO)와 해외 플랜트사업에 필요한 금융자본으로 활용하여 재벌기업과 윈윈윈이 가능하게끔 금융지원정책을 실시하는 일이다.
이슬람금융은 올해 하반기에 말레이시아에서 가시화될 할랄푸드 공장을 그대로 아부다비 에 짓는 일이다.
마지막 상업은행 돈은 한국이 낳은 강소기업들을 움직여 제조업 3.0 버전으로 재무장시켜 칼리파산업단지에서 둥지를 트게 하는 일이다. 그렇다고 180만 도시국가 아부다비에서 성과를 내기는 무리다. 이를 기반해 중동지역과 중앙아시아 등으로 확대하는 글로벌 마켓이 될 규모의 경제와 범위의 경제를 미래 비전으로 삼게 만드는 일이다.
최근 오일머니를 이용해 크게 부각된 실증사례를 우리는 가지고 있다. 한국전력은 요르단 디젤발전소 건설에 필요한 금융비용 6억 달러를 조성시킨 점이 그렇다.
따라서 보는 것에만 지갑을 여는 아라비아 비즈니스 관행을 간과하지 말고 이를 금과옥조로 삼아서 이를 적극 활용하는 운용의 묘가 절대적 가치를 지닌다. 그래야만 행복한 결혼이 가능하고 이를 통해 국가적 국부가 영글게끔 노력과 고민이 전제됨은 물론이다. 정책의 일관성과 함께 지속가능한 배려를 최대화를 포함시켜서. 결국 행복한 결혼이냐, 또는 불행한 이혼이냐. 우리는 이제 양자택일의 갈림길에 서 있다. 이를 구체화시키는 일이 곧 근혜 노믹스의 어젠다이다. adimo@hanmail.net
*필자/임은모. 교수. 글로벌 칼럼리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