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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중동에 불고 있는 세 가지 훈풍(薰風)

<아부다비 통신>기업들 각계전투 아닌 협동전투로 중동특수 임해

임은모 글로벌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4/01/10 [08:57]
무슨 훈풍(薰風)? 말이나 돼? 지금 서울의 날씨는 영하 11도. 새해 들어 시베리아에서 불어오는 고기압 영향으로 도심이 꽁꽁 얼어붙었다. 미국 뉴욕의 허드슨 강마저 얼어서 배가 빙판에 갇혀있고 사상자만 22명이나 된다는 외신은 우리를 더 춥게 하는 데도 말이다.
 
하지만 지구촌을 휩쓸고 있는 이상기온현상에 따라 사막지대 도시국가 아부다비는 많은 비로 인해 교통질서가 무너지는 일이 빈번하게 일고 있다.
 
▲ 사우디     ©브레이크뉴스
이곳 역시 사람이 사는 곳이기에 일상의 영위는 우리와 하등 차이가 없다. 더욱이 지금 중동지역에는 예년에 없었던 훈풍(薰風)마저 불고 있어서 과연 테러와 국가적 분쟁지역인가를 의심나게 만든다.
 
석유정치학적인 면에서도 국제유가를 안정시키는 데 결정적 요소인 미국과 이란의 회해무드는 그 콧대 높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위상까지 위협할 수준에 이르렀다. 이란의 석유 증산이 가시권에 접어들었고 미국의 셰일가스 생산이 차츰 힘을 받은 결과다.
 
여기에 더해 지금 중동에서는 세 가지 훈풍이 불고 있다는 점을 추가시켜야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하긴 중동하면 테러집단의 산실에다 시리아 사태가 미결로 남아있고 동시에 수니파와 시아파 사이의 오랜 갈등은 이미 뉴스가 아니다.
 
또한 2011년 ‘아랍의 봄’은 미완의 작품으로 더디게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아랍지역에 가지고 있는 편견과 오해는 그럴만한 이유마저 도사리고 있음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도 지금 중동지역에 불고 있는 훈풍(薰風)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하나는 수니파의 종주국 사우디 정부는 최근 국민복지정책보장에 따라 실업보험제도 확대실시 및 주택대출지원정책을 다시 들고 나왔다는 점이다.
 
1월 6일 발표한 사우디 정부의 자료에 따르면 아달 파키흐 노동부장관은 국가지원정책(Major Cabinet Decisions) 시행에 앞서 대국민 복지정책 내용을 자세하게 발표했다.
 
사우디 국민이 직장과 교육기관에서 사망하면 가족에게 100,000리얄 상당의 보상금 지급을 약속했다.
 
동시에 2011년 압둘라 국왕이 발표한 대규모 주택건설 프로젝트는 토지 확보를 못해 지진부진을 면치 못했지만 올해에는 반드시 약속을 지킬 것으로 천명했다.
 
너무나 폐쇄적인 사우디 정부는 여기에 더해 여권신장을 위한 다양한 규제 완화정책을 추가시켰다.
 
실제로 2010년 들어 지나치게 억압적이었던 여성들의 권리가 단계적으로 신장되면서 슈라 위원회 진출을 기점으로 2014년 첫 이변은 처음으로 여성 로펌이 젯다(Jeddah)에서 문을 열었다는 점이다. 여성에게 운전을 금했던 사우디가.
 
남성들만 법정 출입 및 변호사를 맡을 수 있었던 사우디 법정에서 여성 변호사의 등장이 이제 법적으로 효력을 받게 됨을 의미한다.
 
둘은 오바마 행정부는 중동지역에서 ‘힘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이란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는 점이다.
 
이란은 최근 이라크 내 알카다 연계 반군과 싸우고 있는 이라크 정부군에게 군사 지원을 발표하면서 이루어진 화해 무드가 빛을 보게 되었다.
 
무함마드 헤자지 이란혁명수비대 부사령관은 6일 관영 IRNA통신을 통해 “이라크가 요청한다면 병력을 제외한 군 장비와 자문을 지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는 7일 이란 국가안보최고위원회의 전직 고문인 아지스 사모하디시 말을 인용해 “미국과 이란이 공동접점에 다가가는 것은 분명라다”고 전했다. ‘적은 적의 친구’라는 수식어까지 빌어서 쓰면서.
 
셋은 이전투구로 점철된 한국 해외플랜트 수출업체들이 새해 들어 오일달러박스로 떠오르는 중동특수에서 ‘제값 수주’로 급선회한 점이다.
 
무늬뿐인 중동특수로 출혈경쟁을 일삼았던 한국 플랜트업체들이 심기일전(心機一轉)하여 연합전선을 구축하여 좋은 성적표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8일 해외플랜트협회는 GS건설이 총 공사비 60억4000만 달러 규모 이라크 카르빌라 정유시설 계약을 따내는 과정에서 현대건설을 비롯하여 SK건설 등 경쟁업체와 손을 잡았다.
 
입찰만 함께 하고 공사는 따로 하는 단순 컨소시엄이 아니라 완공 후 수익과 손실을 공유하는 조인트벤처 형태로 각계전투가 아닌 협동전투로서 중동특수에 임함을 의미한다.
 
공사도 이라크 공사 경험이 풍부한 현대건설 측이 석유정제고도화시설(FCC) 등을 맡고, 정유 플랜트 경험이 많은 GS건설 측은 원유정제 진공증류장치(CDU) 등 화학설비 쪽을, SK 측도 유틸리티 분야로 나눠서 진행하게 된다고 밝혔다.
 
또 SK건설은 조만간 계약 성사기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100억 달러 규모의 쿠웨이트 클린퓨얼 프로젝트 역시 플랜트 엔지니어링 기업인 JGC 등을 참여시킬 것이라고 한다. 한국의 해외플랜트업계 강소기업까지 참여의 폭을 넓히는 조치가 예단된 대목이다.
 
하긴 지난 2013년 한 해 동안  건설 수주액은 652억 달러에 달해서 중동특수가 가져온 경제적 파급 효과는 곧 근혜노믹스의 국부창조에서 가장 돋보인 수출 아이템임에 아무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문제는 일본처럼 해외플랜트 수주에서 금융의 파트너십을 정부 차원으로 확대시켜 세제 혜택을 겸한 상생의 효과를 금과옥조로 삼아야 한다는 점이다.
 
중동특수의 현장에는 한국 업체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막가파 중국은 국부펀드 조성을 무기로 삼고 있고, 일본 역시 대장성 관리가 중동 현장에 상주하고 있다. 아부다비 도심에 위치한 힐튼호텔 로비에는 ‘아리가도 (감사)!’가 진동(?)하고 있다.
 
청마의 해인 올해부터는 권한만 있고 책임이 없는 한국 위정자의 중동특수 자세에도 변화와 적극적인 국부확보 전략이 필요한 이유다.
 
따라서 올해부터는 <아부다비 통신>도 비판을 위한 비판보다는 국력이 담보된 한국의 장점만을 간추려서 칼럼화할 생각이다.
 
지금 중동에 불고 있는 의미가 있는 세 가지 훈풍에 편승하여 중동지역 비즈니스 정보 안테나를 드높게 올리는 데서부터 이를 시작할 터다. adimo@hanmail.net
 
*필자/임은모. 교수.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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