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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프' 본받아 위대한 바보처럼 살고 싶어

바보들의 공통점

김덕권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4/02/18 [17:48]
조금 있으면 각종 지방선거가 있어서인지 갑자기 너무 잘난 사람들이 많아 보입니다. 조금은 모자라고 조금은 손해보고 조금은 바보 같은 그런 사람은 어디 없나요? 며칠 전 6월 선거에 모 정당 강북 구청장후보로 출마하는 A님의 출판기념회에서 그런 감정이 일었습니다. 제가 보기엔 A님이 조금은 바보 같이 느껴졌거든요. 인사말 말미에 너무 힘이 들어 울먹일 때는 차라리 연민(憐愍)의 정이 들었습니다. 적어도 정치를 하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의 자세가 그런 바보철학을 가지고 있어야 백성을 섬기는 참 목민관(牧民官) 되지 않을까요?

▲ 김덕권  시인   ©브레이크뉴스
 
 
‘난사람은’ 재능이 있거나 이름을 날리거나 재물이나 명예를 가진 사람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든 사람’은 지식이 풍부한 사람, 공부를 많이 한 사람을 말하고, 또 ‘된 사람’은 인격이 훌륭한 사람. 덕이 있는 사람이라고 하네요. 그러나 진짜로 훌륭한 사람은 약간은 바보 같고, 무조건 베풀 줄 알며, 세상을 위해 맨발로 헌신(獻身)하는 그런 사람이 아닐 런지요.

 
머니투데이에 실린 ‘김영권 작은경제연구소 소장’님의 덕복(德福)을 누리고 싶으면 ‘위대한 바보’가 되라는 책에 ‘바보의 공통점’에 대해서 나옵니다. 오래 전에 감명 깊게 본 영화 <포레스트 검프>가 생각납니다. <포레스트 검프>는 ‘톰 행크스’가 주연한 영화의 주인공이죠. 약간은 바보 같은 사나이의 이야기입니다. 좀 덜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그냥 바보가 아니죠. 위대한 바보입니다. 저는 <검프>가 좋습니다. 사랑합니다. <검프>를 본받아 위대한 바보처럼 살고 싶은 것이 저의 꿈입니다.

 
 
그럼 ‘바보의 공통점’이 무엇인가 한 번 알아봅니다.

 
첫째, 한 번에 한 가지만 합니다.
한 번에 두 가지를 못합니다. 용량이 달리니 어쩔 수 없죠. 검프는 달리기만 합니다. 쏜살같이 달리기만 하죠. 누구도 붙잡지 못합니다. 덕분에 미식축구 선수가 됩니다. 미식축구만 하다 보니 대학 졸업장도 받게 되죠. 군대에서는 탁구만 칩니다. 탁구만 쳐 탁구 도사가 되죠. 제대 하고는 새우만 잡습니다. 되든 안 되든 그물을 던집니다. 그러다 결국 대박을 치죠.

 
둘째, 끝까지 합니다.
어떤 일이든 끝장을 봅니다. 절대로 한 눈 파는 법이 없습니다. 검프는 3년 2개월 14일을 달립니다. 길이 끝날 때까지, 마을이 끝날 때까지 미 대륙을 오가며 달립니다. 달리고 싶은 마음이 완전히 사라질 때가지 달리죠. 어릴 적 단짝 제니를 끝까지 사랑합니다. 오직 그녀만 한 마음으로 사랑합니다.

 
셋째, ‘노(No)’가 없습니다.
무조건 ‘예스(Yes)’입니다. 맞서지 않습니다. 맞섬이 없으니 다툼이 없죠. 싸움이 안 됩니다. 검프는 “옛써(Yes Sir)!”만 외칩니다. 하라면 합니다. 또 한다면 합니다. 누구의 부탁도 거절하지 않습니다.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죠. 어떤 푸대접을 해도 언제나 오케입니다. 불만 없으니 만사태평입니다.

 
넷째, 원칙과 약속을 지킵니다.
원칙과 약속은 반드시 지킵니다. 핑계가 없습니다. 검프는 같이 일하기로 한 친구가 먼저 저세상으로 가도 동업을 합니다. 죽은 친구와 이익을 나누는 것이죠. 원칙은 원칙이고 약속은 약속입니다. 무조건 그는 정해진 방침대로 합니다. 결코 남을 속이지 않고, 남의 것을 빼앗지도 않습니다.
 
다섯째, 욕심이 없습니다.
검프는 백만장자가 됩니다. 그러나 자기 몫은 딱 필요한 만큼 만입니다. 그 이상에는 관심도 없죠. 다 나누고 다 돌려줍니다. 가진 게 없어도 느긋합니다. 제 손으로 일하고 제 손으로 돈 벌어 제 입에 밥 들어가면 그만입니다. 부자가 되어도 도무지 부귀영화를 모릅니다. 헐벗고 헐 먹어도 기쁘기만 합니다.
 
여섯째, 삶에 순응하는 것입니다.
운명을 받아들이는 것이죠. 저항하지 않습니다. 검프는 전후 냉전시대, 미국의 역사가 요동치는 것을 담담하게 바라봅니다. 그중 자기에게 밀려온 격랑에 순순히 올라타죠. 군대에 가고 베트남에 전쟁터로 떠납니다. 사랑하는 제니가 떠나면 바라보고 그녀가 돌아오면 맞이합니다. 검프의 중대장은 월남전에서 두 다리를 잃습니다. 그는 운명을 저주하죠. 명예롭게 전장에서 죽지 못하게 자기를 구한 검프를 원망합니다. 그러나 그도 결국 검프에게 배웁니다. 그리고 운명의 신과 화해하고 마음의 평화를 찾습니다.
 
일곱째, 지혜롭습니다.
바보 같아도 남보다 더 덕복 합니다. 더 잘 살죠. <대지약우(大智若愚)>! 큰 지혜는 바보 같다고 했던가요? 검프에게 삶이란 무엇일까요? 덜 떨어진 검프는 말합니다. “엄마가 항상 그러시는데 인생은 초콜릿 상자 같은 거라 하셨어요. 언제 어떤 초콜릿을 먹게 될지 모르니까요.” “저마다 운명이 있는지 아니면 그냥 바람 따라 떠도는 건지 모르겠어. 내 생각에는 둘 다 동시에 일어나는 것 같아.”
 
어떻습니까? 검프의 바보 같은 삶이요? 포레스트 검프의 삶은 단순합니다. 복잡하지 않죠. 삶을 비꼬지 않습니다. 비틀지 않습니다. 돈이나 명예에 휘둘리지 않습니다. 자질구레한 주변부 군더더기에 매달리지 않습니다. 곧 바로 핵심으로 들어가죠. 그리고 정도(正道)를 지킵니다. 그래서 바보 검프는 진정한 승리자가 되는 것이죠. 인생의 승리자! 그들의 삶에는 감동이 있고 향기가 있으며 여운이 있습니다. ‘큰 바보’가 진정한 삶의 승자 아닐까요?
 
사람이 살아가면서 너무 완벽하면 못써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기보다 잘난 사람보다는 조금 모자란 사람에게 더 호감을 갖는 것입니다. 너무나 완벽하여 흠잡을 곳이 하나도 없는 사람은 존경의 대상은 될지언정 사랑의 대상이 되기는 어려운 법이죠. 어딘가 조금 부족한 사람은 나머지를 채워주려는 벗들이 많이 생깁니다.
 
그러나 완벽해 보이는 사람에겐 함께 하려는 동지보다 시기하거나 질투하는 적이 더 많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됩니다. 언제나 조금은 손해 보고, 조건 없이 베풀며, 맨발로 뛰며 세상을 위해 헌신하는 바보 같은 삶이 어떨는지요! duksan4037@daum.net
*필자/김덕권. 시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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