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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다 읽었지만, 아들을 잃어버렸구나!”

잃어버린 아들

김덕권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4/02/24 [16:01]
이 세상에서 잘 안 되는 일 중의 하나가 자식교육이 아닐는지요? 그런데 가만 생각해 보면 자식들도 제 성정(性情)이 각각이라 애초부터 자식을 부모 뜻대로 하려드는 것에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자식의 인생은 자식의 것입니다. 다 자식도 전생부터 지어 온대로 살아가는 것이죠. 자식교육이 부모 뜻대로 안 되는 것은 당연지사입니다. 그런데 지나치게 자식의 인생에 집착하는 사람들을 보면 답답해 질 수밖에요.
▲ 김덕권  시인   ©브레이크뉴스

교육(敎育)의 뜻을 한 번 알아봅니다. 교육이란 어떤 지식, 기술을 가르치고 배우는 활동을 말함이지요. 교육은《맹자(孟子)》의「득천하영재이교육지(得天下英才而敎育之)」에서 따온 단어라고 합니다. 이 한자를 풀이해보면 ‘갓난아이를 때려서 가르친다.’는 뜻이죠. 교(敎)는 효(爻)와 자(子)의 합친 자(이끌 교)에다가 복(攵 : 치다)을 더한 자이죠. 그러니까 爻+子는 자식이 본받도록 가르치는 것을 의미하고, 거기에 회초리가 들어가는 것입니다. 즉, 본받도록 하고 사랑의 매를 든다는 소리지 무턱대고 때려 키운다는 뜻이 아니죠.
 
저도 변변치는 않지만 딸 둘을 두었습니다. 아주 오래전 우리나라에 ‘피자(pizza)’가 처음 들어왔을 때에 온 식구가 피자를 먹으러 갔었죠. 그런데 큰 딸애가 피자를 안 먹고 만두를 먹겠다는 거예요. 남들은 구경도 못하는 그 맛있는 피자를 제쳐두고 만두를 먹겠다고 고집을 피우는데 꺾을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큰애는 피자대신 만두를 사다 먹었죠. 그리고는 집에 돌아와 난생처음 그 어린애에게 심한 매질을 했습니다. 가슴이 터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 이 후 저는 아이들이 무슨 잘못을 했더라도 결코 매를 드는 일이 없었습니다.
 
비틀즈의 명곡 ‘렛잇비(let it be)’가 생각나시는지요? 그냥 내버려 두라는 뜻입니다. 고난에 빠져 있을 때도, 시련이 닥쳐와도 그냥 내버려 두라는 뜻이죠. 그렇게 내버려 두어도 우리 애들이 어디 내 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잘 자랐습니다. 또 각자의 분야에서 훌륭하게 자기 몫을 다하며 살아갑니다. 모두가 자기가 지은 업(業)대로 받기 때문이 아닐까요?
 
한 젊은이가 징역 선고를 받게 되었습니다. 재판장은 그 젊은이를 어렸을 때부터 잘 알고 있었고, 그의 아버지가 유명한 법률학자였다는 것도 알고 있었습니다. “자네는 자네의 아버지를 기억하는가?” 라고 재판장이 물었습니다. “네, 아버지를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그러나 재판장은 그 죄인의 양심을 다시 한 번 확인해 볼 생각에 한 가지 질문을 더 하였습니다.
 
“자네는 곧 징역 선고를 받게 될 걸세. 자네는 훌륭한 부친에 대한 나름대로의 기억이 있을 텐데, 그분에 대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는가?” “예, 언젠가 아버지의 조언을 듣기 위해 아버지가 계신 방으로 들어갔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아버지께서는 펜을 들고 뭔가를 계속 쓰시면서 제게 말씀하셨죠. ‘나가 놀아라, 얘야. 아빤 지금 바쁘단다!’ 라고 하신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또 한 번은 제가 같이 놀아달라고 하자, 아버지께서는 ‘나가서 놀아라, 얘야. 아빠는 지금 이 책을 마저 읽어야 한다!’ 하셨습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재판장님께서는 제 부친을 훌륭한 법률가로 기억하고 계십니다. 그러나 저는 잃어버린 아버지일 뿐 입니다.”
이 말을 듣고 재판장은 혼잣말로 이렇게 중얼거렸습니다. “이럴 수가! 책은 다 읽었지만, 그분은 아들을 잃어버렸구나!”
 
그럼 자식교육을 어떻게 시킬 것인가요? 저도 그렇게 실행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다음 일곱 가지를 어려서부터 함께 하면 아이들은 그냥 내버려 두어도 저절로 훌륭하게 성장을 할 것이 아닌지요?
 
첫째, 아침밥은 꼭 가족끼리 먹는 것입니다.
대개는 일하느라 일찍 출근하고 늦은 귀가를 많이 할 것입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누구를 위해서 돈을 버느냐가 핵심입니다. 매일 아이들이랑 대화하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할 것입니다. 그러니 무조건 아침밥은 함께 먹으면서 20~30분간은 대화하는 밥상머리 교육이 최고일 것입니다.
 
둘째, 점심시간에 꼭 아이들에게 메시지나 카 톡을 보내는 것입니다.
저는 이렇게 못했습니다. 옛날엔 이런 문명의 이기가 없었거든요. 이건 부모와 대화하는데 가장 중요한 열쇠입니다. 때로 얼굴 붉힐 때는 문자로 보내는 게 훨씬 좋습니다. 문자는 사랑을 표현하는데 아주 중요한 수단이죠. 부모의 사랑을 확인시키는 좋은 방법이고요.
 
셋째, 가급적 부부간에는 존칭을 쓰는 것입니다.
아이들 앞에서 싸우지 말라는 뜻은 아이들의 최후보루가 가정이기 때문입니다. 가정이 자식들을 지켜주는 하나의 든든한 울타리입니다. 가정은 무조건 화목해야 됩니다. 부부간의 갈등은 서로 나가서 싸우는 것이 좋습니다. 집에서는 싸우면 자식들이 무엇을 배우겠습니까?
 
넷째, 잔소리 열 마디 보다 한마디 듣는 게 좋습니다.
아이들은 잔소리 하는 사람보다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그런 사람에게 친근감을 표합니다. 애들은 자기 이야기를 들어줄 그런 사람이 없기 때문에 방황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열 마디 잔소리보단 한마디 경청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가족 화목의 지름길인 것이죠. 
 
다섯째, 아이들에게 공익 심(公益心)을 키워주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커서 사회에 무엇을 헌신하고 무엇에 공헌할 것인가를 생각하면서 키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아이들이 예의염치(禮義廉恥)를 알고 인생의 도리를 알게 됩니다.
 
어떻습니까? 적어도 이대로만 하면 자식 잃어버릴 염려는 없겠지요? 부모 자녀와 같이 무간한 사이라도 부모가 실행하지 못하는 조건으로 자식을 지도하면 그 지도를 받지 않을 것은 번한 일입니다. 그러니까 부모가 먼저 상봉하솔(上奉下率)의 도를 실천해야죠. 우리의 자녀들이 초년에는 과학 공부를 하고, 중년에는 도학(道學)공부를 하며, 말년에는 제도(濟度)사업을 하게 지도하는 것이 원만한 자식교육이 아닐는지요!
 
*필자/김덕권. 시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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