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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적 공황상태,그래도 안철수가 필요해!

통합신당이 잘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는 것이 최선의 길

이지혁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4/03/17 [21:31]
지난 3월2일 새정치연합 안철수 중앙운영위원장과 민주당 김한길 대표의 통합신당 창당발표이후 정신적 공황상태에 빠진 안철수 지지자들이 꽤 많이 있다. 함께 정당을 만들어가거나 참여했던 많은 사람들도 덩달아 매우 힘들었을 것 같다.

그 동안 필자도 안철수로 대변되는 시대정신과 새로운 정치에 대한 열망이 제3의 독자세력화를 통한 신당 창당을 통해 결실을 맺게되길 기대하고 있었기 때문에 상심에 빠진 분들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김한길-안철수(오른쪽)  ©김상문 기자

열성적인 응원을 보내온 지지자들은 안철수가 대선출마선언을 하면서 정치에 뛰어들게된 드라마틱한 상황과 막강한 여당후보에 맞서서 이길 수 있는 가장 유력한 야권후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대선 후보직을 사퇴하면서 흘린 눈물을 오랫동안 기억할 것이고 함께 아파했던 마음을 깊히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대선 투표후 미국으로 홀연히 떠났던 그를 안타까운 마음으로 기다렸고, 공항에서의 귀국 기자회견에서 그가 “새 정치를 위해 가시밭길을 갈 것이다.”고 다짐한 것을 굳게 마음에 새겼을 것이다.

노원병 보궐선거때 전국 각지에서 돕겠다고 자청해서 모여든 자원봉사자들의 힘과 낮은 자세로 진정성있는 스킨쉽 행보를 통해 예상을 깨고 60%넘는 높은 득표율로 당선이 되었던 과정, 선거사무실 개소식, 정책까페 개소식, 정책네트워크 개소식, 국회에서 혼자 앉아있던 인상적인 모습, 신당창당 선언, 새정추 사무실 개소식, 그리고 중앙당 발기인 대회, 정당명 공모, 당원모집 과정등이 필름이 돌아가듯 기억이 떠올려 질 것이다.

지지성향들이 극단적인 좌나 우에 치우치지 않고 평소 정치에 무관심했거나 기성 정치권에 염증을 느꼈던 사람들도 안철수 개인에 대한, 그리고 새 정치에 대한 뜨거운 지지로 이어져 그 동안 기성 정치권의 정치인들 그리고 반대진영에 있는 극렬한 지지자들로부터의 헤아릴 수 없는 융단폭격과 각종 언론 매체들로부터의 편파적인 보도에 분개하며 유기적으로 돌아가는 체계적인 조직이 없음을 아쉬워하며 독자 신당의 필요성을 더욱 뼈저리게 느꼈을 것이다. 

안철수 의원 본인이나 측근들의 그간의 여러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정치공학적인 야권연대는 없다고 거듭 못박아 왔던 터였으니 급작스런 민주당과의 통합신당창당 발표에 충격적일 수 밖에 없다.

우생마사(牛生馬死)라는 인상적인 표현도 가끔 인용해왔던 터라 안철수 독자신당창당이 무산된 사실에 대한 그 정신적 박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 같고 충분히 이해가 되어진다.

감정이 날카로워진 상태에서 지지자들 사이에 발생한 이견으로 인해 온라인상에서도 서로 말다툼이 일어나기도 하였는데 지금은 서로에게 훈수를 두기보다는 각자가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민주당과의 협상과정에서 윤여준, 김성식을 제외시킴으로 인해 소통과정에 문제가 있었고 수뇌부의 이탈을 가져왔다는 사실은 앞으로 안철수에게 두고두고 따라다닐 부정적인 꼬리표가 될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철수 의원이 민주당과의 통합을 결정을 한 것은 Saint Charles같은 마냥 좋은 사람이라는 이미지의 관점에서 벗어나 좀 더 냉철하고 현실적인 정치인으로 거듭난 것으로 평가해도 무방하다. 정치는 때로는 처절하리만큼 냉정하다. 

양 기득권 사이에서 목졸림 당하는 제3의 길을 걷는 것도 가시밭 길이라면 민주당과의 통합도 가시밭 길이기는 마찬가지다. 민주당과의 통합이 당장에 눈앞에 대선과 같이 큰 선거를 앞두고 표의 결집만을 위해 모인 인위적인 연대가 아니기 때문에 그렇다. 대선까지는 아직 4년 가까이 남아있다.

2017년의 정권교체를 실현하기까지에는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아있고 당장에 지방선거를 성공적으로 치러야하는 미션뿐 아니라 통합신당 창당후 당을 쇄신하고 새 정치의 결과물들을 만들어 나가기 위한 일련의 과정들에는 ‘뼈를 깍는 고통’과 ‘크고작은 대립’이 수반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민주당과의 통합이 독자적인 제3의 신당창당보다 결코 더 쉬운 길이라고 볼 수만은 없다고 보는 것이다. 그 동안 스스로 쇄신할 능력을 보여주지 못한 정당으로 국민들에게 널리 인식되어져 있는 민주당을 얼마나 뜯어고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인데 사안을 정서적으로 접근하거나 현재 처해져있는 민주당의 복잡한 내부 구조만으로만 놓고 본다면 새 정치를 기대하기가 힘든 것도 사실이다. 급작스런 민주당과의 통합 배경을 ‘기초선거 무공천 합의’를 전면으로 내세우기엔 명분이 부족해보이게 만드는 근본적 이유이다.

하지만 이번 통합이 야권이 거듭나고 새로운 정치구현을 위한 시발점이 된 것은 분명하다.앞으로 많은 변화와 혁신의 과정들을 안철수 의원이 적극 주도해나가면서 국민들을 감동시킬 필요가 있다. 분명 쉽지 않은 험난한 길이 될 것이다. 

7일 오전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새정치연합 안철수 중앙운영위원장은 창당 방식에 합의했다. 16일에는 통합신당 창당 발기인 대회를 마쳤고 <새정치민주연합>이 탄생하였다. 모두가 바라는 만족스러운 형태는 아니더라도 양측이 윈윈할 수 있는 형태로 잘 마무리 된 듯하다.

우선 안철수 의원이 최단 시간내에 새정치연합 내부적으로 그동안 함께해온 사람들을 최대한 어루만지면서 이탈을 막고 추스러야만 한다. 대외적으로는 거대야당의 대표로서의 선명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이번 통합선언으로인해 마음에 상처를 입은 사람들의 마음이 건강하게 회복이 될 수 있을 것이고 일부 이탈했던 사람들도 다시 돌아오게할 수 있고 일반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의구심을 해소시켜줄 수 있을 것이다. 중도보수층을 흡수할 새로운 정강정책의 수립도 절실하다. 그리고 지지자들이 가지는 우려가 무엇인지 정확히 인지하고 그것을 불식시킬 수 있도록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전략은 혼자서 만들어져서는 안된다. 많은 회의와 대화를 통해서 이루어져야만 한다. 이 모든 국면이 진정한 정치거목으로 거듭나기 위한 안철수 리더쉽에 대한 검증과정이기도 하다. 

“통합발표후 언론과 미리 상의 드리고 충분한 의견을 구하지 못한 점에 대해 먼저 사과드립니다. ‘소수가 흡수될 것’이라는 말, ‘새 정치가 기존 정치세력에 녹아들어 결국은 흔적도 남지 않을 것이다’ 이런 이야기 잘 알고 있습니다. 이겨낼 것입니다. 더 큰 새 정치를 시작하는 것입니다. 새 정치를 담는 더 큰 그릇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안철수 의원의 단체 이메일 내용중 일부이다. 

통합을 바라보는 지지자들이 걱정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안철수 의원 스스로가 얼마나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느냐도 중요할 것이다. 지금은 많은 지지자들이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이라 할지라도 마음을 추스르고 다시 힘을 모아줄 필요성이 있다. 그 동안 열성적 지지로 인해 다소 소홀할 수 있었던 <상황에 대한 비판성>을 갖춰나가는 것도 필요하다.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안철수-김한길 공동대표체제로 야권이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줘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힘을 실어줘야한다. 현재의 공동대표 체제에 힘이 실려야 당이 개혁을 이루는데 탄력을 받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어야 새 정치도 할 수 있고, 주도적으로 당의 쇄신도 이루어 내기가 쉽다. 지방선거를 성공적으로 이끈 후 안철수 의원과 새정치연합 세력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 그렇지 못하다면 지방선거후에 비노든, 친노든간에 현재의 체제에 불만을 품은 목소리들이 서서히 표출될게 뻔하고 도로 민주당으로 회귀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통합을 이루어냈다 하더라도 진보언론의 환경은 여전하고 야권의 힘이 강해짐이 두려운 수구방송언론들의 패악질은 거의 조폭집단에 가까울 정도로 광기를 드러내고 있다.

안철수 의원이 새 정치에 대한 초심을 잊으면 안되고 그가 순차적으로 대업을 이룰 수 있게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 안철수의 개혁의지가 핵심이고 이를 뒷받침할 새로운 그릇을 만들자고 하는 것일 터인데 만일 여러 요인들로 인해서 선명한 궤적을 그려내지 못하고 흐지부지하는 상황이라면 관망하는 지지층에게도 큰 실망을 주는 일이 될 것이다. 독자세력화를 통한 새 정치의 구현이 무산되고 다른 방법을 택함으로써 그 빛이 다소 퇴색 했다 하더라도 정치쇄신과 정권교체라는 과업마저 퇴색이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비록 이번 일로 안철수의 이미지에 어느정도 데미지가 있다는걸 감안하더라도 지금 현재 새 정치로 상징되어지는 여전히 핵심적인 유효한 인물임을 부정할 수 없다. 또한 차기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는 가장 유력한 야권 정치인이기도 하다. 그러니 앞으로 이러한 일이 반복되지 않게끔 소통방식과 관련한 국민들의 질책도 달게 받아들여야만 한다. 

향후 통합신당이 갖추어야할 새로운 혁신적인 정강정책의 수립은 통합신당의 미래를 가늠할 것이다. 일부의 반발도 있을 것으로 보이나 이제는 국민들이 그리 호락호락하지가 않다. 민주당내의 특정 계파의 쿠데타를 다수의 상식적인 국민들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인적청산보다는 시대적 당위성과 아젠다로 풀어헤쳐나갈 수 밖에 없다. 안철수가 잘 해나감으로써 당내의 반대 계파들도 우군이 될 수 있게끔 하는 지혜를 발휘하는 것도 내부적인 과제가 될 것이다. 

역사는 항상 승자에 의해서 써여졌다. 지금 당장의 아픔이나 개운치 않은 마음의 안철수 지지자들이 있더라도 아직은 더 지켜봐주고 나아가 힘을 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있어왔던 안철수-문재인 양측의 지지자들 사이에 있어왔던 반목도 풀어나가야할 과제중 하나이다. 

안철수를 위한 용비어천가를 부르거나, 반대편에서 진영의 논리로써 안철수에게 맹목적인 비판을 하기는 매우 쉽다. 하지만 뜨겁게 응원하면서도 동시에 비판성을 갖추기는 정말 쉽지 않다. 안철수 의원에 대한 개인적인 비판이 아니라 상황에 대한 비판성을 기르는 것이 진정 안철수를 돕는 길이 될 것이다.

  
                     <이지혁: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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