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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변화를 우리가 주도해 나가려면 북한변화전략 및 정책의 목표를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 이러한 목표는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과 평화통일’이 될 것이다. 이러한 목표를 추진하는 과정인 남북한 간의 교류협력과 평화통일의 여정에서 북한을 관리하면서 변화시킬 수 있는 전략·정책수단과 방법의 활용이 필요하다. 즉 한국정부가 북한을 변화시키는데 성공하기 위해서는 상호주의 차원에서 다음과 같은 전략이 필요하다.
첫째, 핵문제와 안보문제 등의 해결과정에서 상호주의를 적용할 때에는 남북한 및 주변국이 호혜적 차원에서 서로 이익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좀 더 정교한 내용으로 구성해야 한다. 핵과 안보문제 해결과정에서 통상 비탄력적 상호주의를 적용해야 하는 데, 이 경우에는 남북교류협력이 지속될 수 있는 대책을 함께 수립해야 한다. 상호주의가 비핵화 과정에 효율적으로 적용될 수 있도록 비핵화 과정을 여러 단계로 구분하고, 각 단계를 남북 간의 교류협력과 연계해서 추진해야 한다. 핵불능화 조치와 신고, 핵 폐기 과정의 초·중·후기 등의 비핵화의 단계에 맞추어 신축적 상호주의 전략을 활용하여 인도적 지원과 경제교류협력을 적절하게 연계해야 한다.
둘째, 남북한 교류협력의 과정에서 상호주의를 적용 시는 북한에 요구하는 개혁과 개방에 대한 개념과 범위, 내용과 수준 등을 더욱 명확히 제시하고, 이에 대한 반대급부 차원의 대가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 한국정부가 북한의 고삐를 틀어잡고, 원하는 방향으로 선회할 수 있도록 관리능력을 강화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한국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하여 상호주의전략을 올바르게 구사하는 것이다. 대북전략의 핵심인 상호주의전략은 엄격성만을 강조하는 차원에서 벗어나 안보분야에는 엄격성을, 경제 분야에서는 신축성을, 인도적 지원이나 사회문화교류에서는 포괄성을 적용하는 방안으로 변화를 추구한다.
북한의 변화를 촉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위로부터의 변화와 아래로부터의 변화를 적절히 혼합하여 추진하는 양방향 접근전략이다. 김정은정권이 권력을 안정화시키기 위해서는 ①주체사상 보위 및 조직 장악, ②미국으로부터의 안전보장, ③경색된 남북관계 해결, ④경제난 해결 등 앞으로도 쉽지 않는 길을 걸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김정은은 변화의 길을 모색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김정은체제의 약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이를 구체적으로 기술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주체사상인 혁명적 수령관을 잘 보위해 ‘김씨 왕조’의 대를 잇는 과정에서 사상적 측면에서나 조직적 측면에서 관리를 소홀히 해 민중혁명이나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다면 그 자신은 물론 가문 전체가 몰락하는 비극을 맞이할 것이다. 따라서 김정은은 강력한 사상 및 조직 통제를 실시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변화의 저해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둘째, 북한은 미국으로부터의 안전보장 획득을 최고의 국가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핵무기도 개발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미국은 북한 핵의 폐기를 위해 한편으로는 북한과 대화하면서도 다른 한편에서는 강한 정치⦁군사적 대북 압박을 구사하고 있다. 김정은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해 주민들의 안보불안을 제거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이것은 위로부터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셋째, 현재 남북관계는 최악의 상태다. 2010년의 ‘천안함 격침사건’과 ‘연평도 포격사태’ 및 2011년 김정은체제의 등장으로 긴장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통일은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고 주민들의 꿈이다. 김일성 혁명 전통을 계승해야 하는 김정은은 통일달성을 위한 의미 있는 치적을 남겨야 한다. 그러나 현재 한반도 상황은 좋지 않다. 현재 유일한 북한의 우방인 중국은 외교적·경제적으로 북한을 압박하고 있다. 경제적 측면에서 실제적인 지원을 할 수 있는 국가는 대한민국 밖에 없다. 김정은은 긴장된 한반도 정세를 타파하고 남북대화를 이끌어 내야 하는 책무를 지고 있다. 이것은 김정은정권의 전략과 정책의 변화 즉 위로부터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넷째, 경제난을 해결하여 북한주민의 불만을 해소하는 일이다. 북한주민들의 원성은 커져가고 있고 암시장 확대, 뇌물 수수, 부익부 빈익빈 현상 등 각종 경제적 일탈현상이 만연하고 있다. 식량은 여전히 부족하고 전기, 석탄, 철강 등도 목표에 훨씬 미달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제문제를 풀지 못한다면 주민들의 원성은 더욱 커질 것이고, 김정은에 대한 지지도도 기대에 훨씬 못 미칠 것이다. 이것은 아래로부터의 변화를 요구할 것이다.
대한민국정부가 양방향의 변화전략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관점에 유의해야 한다. 첫째, ‘북한주민’과 ‘북한정권’을 구분하여 대처하는 것이다. 둘째, ‘통일전략적인 사안’과 ‘대북정책적인 문제’를 혼동하지 않는 것이다. 국민적 합의에 따라 공식적으로 수립된 통일전략은 정권교체와 관계없이 투명하고 일관되게 추진해야 한다. 반면 국가의 생존에 직결되지 않는 정책적 수준의 사항들은 정부가 시의 적절하게 조절해 가면서 유연하게 추진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가 북한 변화를 주도하기 위해서는 수단을 통합해서 활용해야 한다.
첫째, 북한을 위로부터 변화시키는데 중요한 수단은 정치적인 수단이다. 이는 북한정권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수단이다. 남북 정상회담의 실시, 장관급회담의 추진, 각종 대북정책은 북한의 변화를 촉진하거나 유발시킬 수 있는 수단이다.
특히 북한의 경우에는 주민들의 자유가 통제된 가운데 인권이 철저히 짓밟히고 있다. 우리는 북한 주민들의 인간다운 삶을 위한 권리와 자유를 보장토록 노력해야 한다. 우리는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북한에 수출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한국사회가 건강해야 한다. 우리가 그러한 노력을 가시화하였을 때 북한정권은 변화될 수 있으며 북한주민의 인권은 개선될 수 있다. 만약 북한정권이 역방향으로 나간다면 정권과 주민을 분리 대응해야 할 것이다. 바로 여기에 정치·심리전의 목표를 두어야 한다.
한국 내부적으로는 통일과정에서 한국정치의 핵심은 통일 한국의 민주적 관리에 있다. 즉 우리 정치의 목표는 궁극적으로 남과 북이 양 체제의 상극성(相剋性)을 극복하고, 수용 가능한 합리적인 체제를 만들어 통일 국가를 평화적으로 이룩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대의정치와 경쟁적 민주체제의 확립, 건전한 시민사회의 육성, 민주공동체의 확산, 분권적 정부운영체제 정착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우리는 통일한국을 전제로 한 민주공동체의 이상을 실현시켜 가는 과정에서 자유로운 삶, 모두가 함께 하는 인간다운 삶을 달성하여 북한정권과 주민의 동경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둘째, 한반도 문제는 남북한 간의 문제이자 주변4국과의 문제이다. 따라서 주변국을 활용하기 위한 동맹외교와 균형외교가 필요하다. 균형외교란 상호주의 원칙과 전략적 협조의 외교관계를 기본으로 하여 명분 있는 차별화된 정책을 추진하되, ‘불공평성’을 불식시킬 수 있는 대 주변국 외교활동을 의미한다.
한국정부는 평화통일을 지원하고 보장하기 위한 북한 변화 외교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주변국들이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과 통일에 거부 및 방해세력이 되지 않도록 오해를 불식시키고, 협력을 증진하는 등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통일한국의 외교노선(外交路線)’을 조기에 표명하고, 지역안정과 협력사업 추진 등 주변국들을 통일지원세력으로 만드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
미국과 중국 등 주변국을 활용하여 북한의 변화를 촉진하고 평화통일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적극 협력외교를 추진해야 한다. 외교적 역량을 그 어느 때보다 더 발휘하여 미국 등 전통적 동맹국과의 유대를 더욱 강화해 나가면서, 중국 등 다른 국가들과 협조체제를 새롭게 다져 나감으로써 북한의 위로부터의 변화를 촉진하기 위해 이들의 힘을 주도적이고 창의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셋째, 대한민국의 강점인 경제적인 수단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한국이 북한과의 경쟁에서 가장 앞서 있는 분야가 경제력이다. 안보 및 통일전략에서 국방과 경제는 수레의 양 바퀴다. 한 나라의 국방능력은 경제적인 능력으로부터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북한정권을 변화시킬 수 있는 핵심적인 힘도 경제력에서 나온다. 한국이 더불어 잘 사는 공동체가 되면 북한의 혁명전략은 유명무실해진다. 북한정권과의 협상을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는 힘과 북한주민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도 바로 경제력에서부터 나온다. 북한주민들이 삶의 질이 보장된 우리 사회를 동경하면 할수록 체제경쟁에서 대한민국이 승리할 수 있다. 경제력은 북한을 양방향에서 변화시킬 수 있는 수단이다. 이것은 동서독의 통일과정에서 입증되었다. 경제교류협력의 활성화는 ‘남북한 경제공동체’ 형성의 토대를 마련하는 데 주안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북한의 개방을 유도할 수 있는 유인동기를 제공하면서, 북한 경제체제의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 우리는 남북한 간의 공동이익을 증진해가면서, 경제적 상호 의존관계를 심화시켜 나가야 한다. 남북 경제체제간의 이질성을 해소하고, 상호 보완적으로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 이를 추진하는 원칙은 상호 연계성, 보완성과 실현가능성 등을 기준하여 우선순위를 정하고, 체계적이고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 한다.
통일로 향해가는 남북한 특수 관계처럼 서로 상생을 해야 하는 ‘넌제로섬게임(Non Zero-sum game)’ 즉 ‘상생게임’에서는 상대를 항상 이기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남북한 간에 상호주의가 작용하여 협력이 반복될 때는 남북한이 서로 협력해주어야 서로가 더 잘 될 수 있다. 따라서 서로의 협력을 격려하고 유도하는 것이 핵심이다. 북한 측이 남한 측에 적응하고, 남한 측은 다시 북한 측의 변화를 유도하고, 이런 식으로 반복 순환과정을 통해 상황은 상호 협력적인 방향으로 계속 호전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일의 길은 남북한 관계에서 성공의 길이 당장 보이지 않더라도 희망을 가지고 따라가야 하는 어려운 길이다. 서로 만나서 이야기를 해야만 상호주의가 작동할 수 있는 기반인 이해와 신뢰를 구축할 수 있다. 즉 상호주의 적용의 핵심요소인 ‘미래의 잔영’을 길게 가져갈 수 있는 것이다. 미래의 그림자가 미약하다면, 신사적인 전략은 세력권의 도움을 받는다 하더라도 스스로를 지켜내지 못한다.
상호주의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상호관계가 앞으로도 지속되리라는 믿음이 전제되어야 한다. 따라서 한국정부가 상호주의 원칙을 실천하는데도 한가지의 정해진 시나리오대로만 하는 것보다 북한의 대응에 따라 상황에 맞게 탄력성 있게 다양한 시나리오를 구사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즉 비탄력적 상호주의와 포괄적인 상호주의 및 신축적인 상호주의가 잘 조화되어야 한다.
한반도 문제해결의 주인은 바로 한반도에 사는 우리 민족이다. 대한민국정부가 올바른 전략을 수립하여 주도권을 갖고 통일의 대상이며 동반자인 북한을 변화시켜 나가야 한다. 여기에는 빌리 브란트의 용기와 핼무트 콜의 지혜가 필요하다! hjy20813@naver.com
*필자/하정열 : 한국안보통일연구원장, 예비역육군소장, 북한학박사, 북한대학원대학원 초빙교수, 시인, 화가, 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