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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은 ‘위기’국면을 직시하고 있으나 대통령의 ‘확신’만큼은 넘지 못했다. 여론-대통령 간 확연한 엇박자 인식은 향후 정국을 예견케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정윤회 문건파동’ ‘연말정산대란’ 등에 기인한 지지율 급락의 위기국면에서도 정면 돌파의 ‘마이웨이’ 스탠스를 유지하는데서 엿본다.
사실상 집권승패 분기점인 3년차를 맞은 박 대통령은 연신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 중인 지지율 급락의 위기상황 속에서도 여론에 끌려 다니지 않겠다는 의지를 거듭 드러냈다. 대대적 인적쇄신·대기업-부자증세 등 지지율 반등을 위한 반전카드가 아닌 정면 돌파를 택한 탓이다.
이는 전날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잇단 불통 지적에 청와대 본관이 아닌 참모들이 근무하는 위민관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티타임도 갖는 등 기존과 다른 소통의 유화적 제스처는 취했으나 기존 정국인식에 별반 변화는 엿보이지 않았다.
지방정부의 고통분담을 강조하면서 지방교부세·교육재정교부금 제도에 대한 개혁 뜻을 밝혔으나 ‘증세 없는 복지’기조를 유지한데서 엿본다. 늘어나는 복지수요와 줄어드는 세수에 대한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정부재정에 큰 부담인 재정제도의 개선 후 세수확대를 통해 늘어나는 복지수요에 대응하겠다는 함의로 보인다.
이는 연말정산대란으로 “대기업과 부자증세를 통해 늘어나는 복지수요에 대응해야한다”는 야당 등 일각의 주장에 거듭 ‘수용불가’ 입장을 드러낸 차원으로 보인다. 일부 집단이나 계층에 대한 증세 아닌 불합리한 재정제도개선 등을 통해 복지수요를 충당해 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여론의 대폭 인적쇄신요구를 ‘소폭’으로 제한한데서도 엿본다. 박 대통령은 ‘정윤회 문건파동’후 비등해진 인적쇄신여론에도 제한적 카드를 제시했다. 여론은 점점 나빠지는 등 효과는 미비하다. 물론 ‘이완구 카드’로 일견 관심을 모았지만 인적쇄신의 핵심인 김기춘 비서실장과 ‘3인방’에 대한 경질요구는 수용치 않았다.
다만 김 실장 사퇴의 경우 ‘조건부, 시간문제’ 등 관측이 지배적이나 청와대 일각의 기류는 예상보다 오래 김 실장 체제가 유지될 가능성마저 읽혀지는 분위기다. 또 ‘3인방’ 역시 보직변경 및 일부 권한조정 등 변화는 주었으나 여전히 박 대통령 지근거리에 머물고 있다.
이는 향후 개각구도에도 그대로 연계될 공산이 현재론 커 보인다. 국면전환을 위한 대폭 개각보단 소폭에 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가운데 유동적 측면을 내포하고 있어 향배가 주목된다. 현재론 여론과 언론, 야당 등의 대규모 인적쇄신요구와는 사뭇 거리가 먼 형국이다.
갖은 우려 속에 박 대통령은 중차대한 집권3년차 출발선에서 ‘정면 돌파’ 스탠스를 택했고, 이는 향후에도 계속 유지될 공산이 커 보인다. 하지만 논란의 여지는 여전히 상존한다. 연말정산대란으로 촉발된 세수감소 해결을 위해 지방교부세·교육재정교부금 개혁 카드를 꺼냈지만 또 다른 논란의 소지가 커졌다.
물론 서울·경기 등 수도권은 지방재정이 풍부하다. 그러나 여타 지자체 및 교육청의 경우 지방교부세·교육재정교부금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아 상당한 반발이 예상된다. 또 연말정상대란 논란과 마찬가지로 재차 대기업·부자증세가 아닌 서민층을 대상으로 세금을 충당하려한다는 비판의 소지가 커졌다.
가뜩이나 인적쇄신 기대를 측근 감싸기로 일관했다는 비판이 비등한 상태여서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이는 향후 고스란히 지지율 추가하락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지지율 반등카드 보단 확신을 바탕으로 한 정면 돌파카드를 택했다. 실제 박 대통령은 취임 초 인사파동 등 그간의 여러 위기상황에서도 ‘깜짝 카드’는 꺼낸 적이 없다.
박 대통령은 취임 후 쭉 지켜온 ‘증세 없는 복지’의 국정기조를 이번에 거듭 확인시켰다. 이는 향후에도 별반 변화여지가 없어 보인다. 논란이 계속돼도 휘둘리지 않은 채 ‘온리 마이웨이’ 길을 걷겠다는 의지를 거듭한 차원으로 보인다. 문제는 박 대통령의 ‘나 홀로’ 스탠스가 재차 불통논란확산으로 이어지고 여권의 반발로 연계되면서 국정혼란이 가중될 공산을 배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