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장관 김종덕, 이하 문체부)는 2015년 1월 2일 자로 국립오페라단을 새롭게 이끌어 갈 예술감독으로 한예진을 임명했다. 이를 화두로 한국 오페라계에 시시비비가 끊이지 않고 있으며, 국립오페라단은 존폐의 위기에 당면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사실 이렇듯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 임명에 관해 ‘낙하산 인사다, 연륜이 짧다, 오페라를 만든 경험이 없다’ 등등 비판의 목소리가 높고, 오페라단 경영 및 기획 제작 경험이 일천하다는 점을 들어 임명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한국 오페라 계에 바란다, 누구나 처음부터 잘 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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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국립오페라단을 바라보는 시선의 방향이 중요한 때이다. 일부를 전체의 의견인양 매스컴을 향하여 자격을 운운하며, 인선에 대해 반발을 잠시 멈추어 보자. 아무리 경륜이 높은 사람일지라도 현장에 투입되면 적응하는 기간이 있으므로 누구나 처음부터 잘 할 수는 없다. 사전에 이끌었던 전대의 예술감독이 진행하던 업무가 있을 것이고, 그 전대, 그리고 그 전 전 대...에 이루어 놓은 프로젝트의 대를 이어 더 발전을 시켜나가는 것이 현재 임명된 예술감독이 해야 하는 당면 과제일 것이다.
또한 연륜과 경험이 짧다 했는데... 그 동안 국립오페라단을 이끌어온 예술감독 또한 무대에서 전문 연주자로 또는 전문 교육자로 활동하다가 국립오페라단의 예술감독으로 처음 활동한 사람들이 거의 대부분일 것이다. 그들 또한 국립오페라단의 예술감독으로서 첫 발을 디디며 한국 오페라계의 발전의 초석이 되었다고 본다.
젊고 신선한 기획과 경영 마인드 긍정적 시각
그렇다. 이번에 새로 임명된 한예진 예술감독 또한 처음으로 무거운 직책을 맡게 되었다. 그러한 중책을 맡아 하기도 전에 잘 할지 못 할지 시시비비를 논하는 것은 지나친 처사로 보인다. 일 측에서는 오히려 한예진 예술감독의 젊고 신선한 기획과 경영 마인드를 긍정적인 시각에서 바라보는 이도 많다. 오히려 그녀가 예술감독이 됨으로써 학연 · 지연을 떠나 진정으로 실력 있고 유능한 젊은 인재들을 개발하고 등용하는 국립오페라단으로서 한국 오페라 계의 새로운 주역들을 발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녀의 보직 임명을 거론하며 자격과 학력 등을 운운하고... 예술감독이 되어야 하는 진정한 커트라인이 어느 기준에 근거한 것인지를 묻고 싶다. 지금 시시비비를 거론하며 보직 임명 철회를 하고 있는 일련의 모습들은 지나친 인격 비하와 인권 유린일 수도 있다.
그녀의 나이 45세이다. 무대에서의 활동하는 나이로는 짧은 연륜은 아니다. 아주 왕성한 시기의 나이다. 그러한 내재된 활력의 에너지를, 그리고 그 동안 한국 무대에서의 그녀의 활동은 주목받고 있는 주역으로서 국립오페라단은 물론 서울시립오페라단의 오디션을 통해 캐스팅되어 10년을 넘게 무대에서 주목 받는 프리마 돈나로 사랑을 받아온 것은 사실이다. 거기에 그녀에게 경험이 없다 하였는데 그녀가 무대를 통해 활동한 오페라 무대는 오늘의 국립오페라단의 예술감독으로서 충분한 토양을 쌓았다고 본다.
따라서 어떠한 시선으로, 어떠한 기대를 갖고, 어떻게 나아갈 지에 대한 그녀에게 바라는 바를 요구하는 것이라면 몰라도 그녀의 임명을 화두로 삼아 잘 뽑았다느니, 못 뽑았다느니, 정치 선을 탔다느니...아니 그 어느 것 하나든 꼬집어 문제를 삼으려면 걸림돌이 없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원로에서부터 젊은 세대가 함께 한류 작품 세계화, 한국 오페라 계의 100년 대계 꿈꾸다
누구나에게 다 통용되는 것으로서 어떤 일을 하던 처음이라는 말이 있다. 처음과 시작은 완연 다른 의미를 부여 한다. 시작은 무엇을 하는 데 있어서 비롯하는 것이고, 처음은 어떤 일에 첫 발을 디디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리라.
세계가 점점 글로벌화 되고 고령화 시대로 도래하면서, 실제로 이젠 나이 오십만 되어도 앞으로 할 일에 대해서 걱정을 하게 되는 것은 사실이다. 인간의 수명이 20년 이상 길어짐에도 불구하고 예전 직장 활동의 수명은 바꾸지 않고 그대로 지금까지 이어 오고 있어서 지금의 100세 시대에서는 자신의 은퇴에 대한 불안이 가장 크다. 그러나 노장은 죽지 않는다. 연륜과 경험의 바탕이 두터운 그들의 지식과 지혜는 지금 사회의 커다란 심지가 될 것이기에 이제는 나이 쿼터가 길어져야 할 것이다.
이에 한예진 예술감독은 한국 오페라의 창작을 육성, 지원해야 하는 바, 연령을 떠나 향후 10년, 20년 ... 100년을 바라보는 작품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 음악인이 그리고 국립오페라단의 예술감독이 해야 하는 중요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그 동안의 국립 및 시립, 민간 오페라단의 선배들을 통해 경험에 기초한 고견을 수렴하여 원로에서부터 젊은 세대에 이르는 무대 연령의 폭을 확대하여 진정한 한류 무대를 만들어 모두 함께 하나가 되어 한국의 오페라를 한 차원 높게 이끌고, 거기에 한국인뿐만 아니라 세계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 한국 오페라의 한국 성악인의 우수성을 고양(高揚)하려 한다고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실로 우리가 말로만 부르짖던 학연, 지연을 끊어버리고 실력으로 승부하는 시대로서 정당한 오디션을 통한 젊고 유능한 인재 발굴 및 육성, 무대에서 활동 역량의 폭을 확장하여 원로에서 중진에 이르는 연륜에 따른 캐스팅, 진정으로 투명하게 한국의 빛과 소금이 되는, 그 어느 무대에 내놓아도, 세계만방에 내놓아도 감동의 무대를 연출할 수 있는 연주가를 내세워 한국 성악계의 르네상스 시대를 구현하고자 하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또한 한국적 스토리텔링으로 현대오페라를 만듦으로써 한국의 베르디, 푸치니가 나올 수 있도록 세계적인 작품을 함께 만들어 나가리라 고대하고 있다.
새 것만 아니라 옛 것을 고루 알아야 남의 스승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혼자의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다른 시각, 다른 시선에서 바라보고 있는 원로 및 중진 선배들이 힘을 합쳐 그녀에게 새로운 시너지를 불어 넣어 주어야 함은 두말할 여지없다. 그녀의 의지는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 ‘새 것만 아니라 옛 것을 고루 알아야 남의 스승이 될 수 있다’는 마음 그것 하나이기 때문이다.
옛 것에 새 것을 덧입어 새로운 창조를, 새로운 창작에 불을 가하고, 진정으로 뜻을 가진 실력 있는 선배, 후배들에게 기회를 열어주고 국립을 함께 이끌어 나가는 데 커다란 힘이 되어주기를 바란다.
이제는 한국의 좋은, 실력 있는 가수들이 이 땅에 돌아와 있음에, 한예진 예술감독이 그 동안 각도 조절의 차이로 벌어졌던 오페라계의 현실을 원형적으로 융화하고, 진정한 한국 오페라 작품을 만들어 세계로 향하는 웅비하는 한국 오페라계의 길을 열어갈 수 있도록 선배들이 이끌어주기를 희망한다. 아니 그렇게 해주어야 한다.
무엇이든지 쉬운 길은 없다.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한예진 예술감독이 이 시대에 필요한 쓰임 받는 자가 되고, 그 쓰임에 많은 한국의 오페라 인들이 응원과 격려는 물론이요 조언과 참신한 아이디어로 함께 이끌어 가야 함이 한국 오페라계의 책임일 것이다.
45세의 나이에 들어선 한예진 예술감독, 이제까지 그는 청중에게 감동을 주는 연주자였지만, 오늘에 있어서는 그동안의 10여 년이 넘는 경륜을 바탕으로 시야를 확대하여 국립오페라단의 수장으로서 믿음과 신뢰를 불어 넣어 줌은 물론 세계적인 차원에서 그녀의 활동과 행정에 믿음을 심어주기를 나는 희망한다.
한국 오페라가 세계적인 오페라로 발돋움하고, 미래를 여는 국립오페라단이 되기 위하여 그가 예술감독으로서 국립을 리드할 수 있도록 우리가 힘이 되어준다면 국립오페라단의 존폐의 위기의 소문은 불식되고, 무엇보다 음악인이 아닌 다른 사람들이 보는 눈이 따갑지 않을 것이라 본다. 역사적으로 보면 새로운 인물을 수용하는 데 있어서 진통의 과정은 겪기 마련이다. 국립오페라단이 거듭나고 발전하는 데 믿음과 신뢰를 갖고, 한국 오페라계의 변화와 혁신을 위해 함께 걸어 나가주는 것이 작금 한국 오페라계의 현실을 타파하는 것이라는 지론이다.
kcdong0123@daum.net
*필자/동경채, 월간 더뮤직 발행인. 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