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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 못먹는 감 ‘봉은사역’ 찔러나 본다?

서울시지명위원회 ‘봉은사역’ 확정, 역명개정 ‘100만 명 서명운동’

박철성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5/03/02 [10:22]

‘못 먹는 감 찔러나 본다.’ 『봉은사역』이 그 짝 났다. 개신교 측 입장에서 봉은사역은 ‘못 먹을 감(?)’이라는 것.

 

“어차피 못 먹을 감, 굳이 찔러대야만 속이 후련한 걸까?” 세인들 눈꼬리가 올라가고 있다.

 

▲ ‘못 먹는 감 찔러나 본다.’는 우리속담. 개신교 측 입장에서 봉은사역은 ‘못 먹을 감(?)’이라는 것.    ©브레이크뉴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대표회장 이영훈)와 한국교회연합(한교연, 대표회장 양병희)는 2월27일, “지하철 9호선 『봉은사역』 명칭을 철회하라.”고 요구하면서 “서울시가 역명을 바꾸지 않으면 서울시 항의방문을 하고 서울시의 모든 행정 지침 및 협조 요청을 거부하는 서울시 행정 불복종운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또 서울시 강남구 교구협의회는 2월25일, 서울 대치동 성은교회(담임 김인환 목사)에서 열린 긴급회의를 통해 “봉은사 역명 개정을 위한 ‘100만 명 서명운동’을 전개하겠다.”면서 “‘봉은사역명 사용금지 가처분신청’ 등 법적 대응을 지원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 이영훈 한기총 대표회장과 양병희 한교연 대표회장이 27일 기자회견에서 봉은사역 명칭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브레이크뉴스

또한 이들 단체는 “이곳을 특정종교 사찰 명으로 정하는 것은 헌법이 명시한 정교분리 원칙 에 어긋난다.”면서 “봉은사 역명을 코엑스로 고치되 역사 내에서만 ‘코엑스(봉은사)’로 병기 처리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마침내 정교분리원칙까지 들고 나왔다. 이는 헌법 제 20조 2항, ‘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는 내용.

 

정교분리원칙은 특정 종교인에 대한 국가의 특혜나 탄압을 막기 위해 탄생했다. 유럽 역사의 산물이다. 이들 주장은 결국 봉은사역명이 정교분리원칙에 위배된다는 얘기다. 결국 그들이 봉은사역명 사용을 반대하는 결정적 이유는 종교 편향 때문이라는 것.

 

 

▲ 개신교 측은 다음달 28일 개통을 앞둔 서울 지하철 9호선 구간 중 봉은사역 명칭을 철회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브레이크뉴스

이에 대해 기독교 신자 김 모 씨는 “봉은사역명을 논란거리로 삼는 작태가 한심하다.”면서 “그런 쓸데없는 짓으로 비 신도들에게 손가락질 당하는 것.”이라고 길게 한숨지었다.

네티즌들도 대부분 차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닉네임 와우난홀릭은 “봉은사가 문화유산이지 저 정도면, 오히려 봉은사역명이 관광객에게 홍보되고...”, 또 져아조아는 “내 생각은 봉은사역명이 더 한국답고 멋진 거 같은데”라는 등 거의 대부분 ‘말도 안 되는 태클’이라는 분위기다.

 

▲ 개신교 측의 『봉은사역』 명칭철회에 대해 인터넷 커뮤니티 상 네티즌들의 반응은 차갑다.   ©브레이크뉴스

한편 봉은사는 신라 원성왕 10년(794년)에 창건된 사찰. 조선 중기 이후 승려가 되기 위해 치러졌던 승과가 시행되던 곳이다. 서산 • 사명대사가 이곳에서 배출됐다. 추사 김정희가 쓴 현판으로도 유명한 판전에는 화엄경 금강경 등, 봉은사에는 불교 경판 3479판이 보관돼 있다. 역사의 고귀한 숨결이 담긴 곳.

▲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으로부터 임명장을 받고 있는 일감스님. 그는 “역사와 문화까지 외면하겠다는 그들의 입장이 딱해 보인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브레이크뉴스

 

봉은사가 소속된 대한불교 조계종은 개신교계의 반응에 대해 몹시 안타까워하는 분위기다. 기획실장 일감 스님은 “봉은사는 허허벌판이었던 강남에서 1200년 이상을 지켜왔던 고찰”이라고 전제한 뒤 “굳이 그 역사와 문화까지 외면하겠다는 그들의 입장이 딱해 보인다. 나무관세음보살.”하면서 슬며시 눈을 감았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개신교계의 재심주장에 난색을 표했다. 서울시 교통정책과 관계자는 “봉은사역 명칭은 지난해 서울시지명위원회가 3차례 심의를 거쳐 확정한 사항”이라며 “현재로서는 봉은사 역명을 바꾸거나 재 심의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못 박았다.

 

아무튼 세인들은 종교간 존중의 시대, 멀고도 멀게만 보이는 현실에 대해 미간을 찌푸리고 있다. 심지어 툭하면 들고 나오는 『100만인 서명운동』은 언제까지 봉으로 등장해야 하는 걸까? 개신교 측 주장대로 봉은사역명 철회건, 이게  100만인 서명운동을 벌여야할 사안일까?
물론 판단은 독자의 몫이다. pcseong@naver.com

 

*필자/박철성. 언론인. •다우경제연구소 소장.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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