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전화가 울렸다. 전화를 받은즉 독일 내외분이 부부동반 카드놀이 하자고 초대장이 온 것이다. 대답은 해 놓고 망서려 진다. 이유는 독일인이 많이 싫어하는 마늘 냄새 때문이다. 그저께 김치가 너무 먹고 싶어서 이런 저런 생각을 접고 토종 경상도 깍두기 김치를 마늘도 넣고 생강도 넣고 내 방식대로 담갔다. 오랜 세월을 병원 운영하면서 더구나 치과병원이라 먹고 싶은 김치를 주중에는 먹을 수가 없어 주말에만 그것도 간혹 먹었던 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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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떨 땐 마늘을 넣지 않고 김치 아닌 김치를 담 구어 먹은 나다. 외국인들도 마늘을 사용하지만 우리 한국인들처럼 생마늘을 많이 사용하질 않는다. 김치에 마늘이 안 들어가면 맛이 한마디로 제 맛이 나질 않는 것이다. 마늘을 먹고 양치질을 하고 옷을 갈아입고 머리를 감아도 마늘을 싫어하는 사람은 기가 막히게 냄새를 잘 맡는다.
우리 동양인 같으면 냄새가 나도 참고 말을 하지 않지만 독일 사람들은 직선적으로 묻는다. 너 마늘 먹었니? 하고....... 알면서도 그러려니 하고 대충 눈감고 넘어가질 않는 독일인이다. 한국 다녀와서 김치를 담구지 않고 양 상치 샐러드 아니면 겉 저림을 마늘을 사용하지 않고 먹다가 며칠 전부터 김치가 먹고 싶어 배추 속 알갱이와 무를 곁들여 넣고 담갔더니 맛이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를 정도로 맛이 있다.
생강도 넣고 마늘도 두통이나 넣었으니 마늘 냄새는 진동을 하는 것이다. 목마른 사람에겐 물이 필요하듯이 억 수로 먹고 싶은 김치를 마음대로 못 먹고 한참을 참았다 담군 김치다. 묵은 김치보다 햇김치를 좋아하는 나이기에 다른 반찬도 필요 없이 김치하고 이틀을 밥을 먹었는데 카드놀이를 하자고 초대를 받았으니 망설여지는 것은 당연지사다.
냄새가 조금 나는 것은 괜찮겠지 하는 생각을 하는 것은 나의 입장이고 상대의 입장을 생각해서라면 초대에 거절을 했어야 마땅했었다. 그런데 나는 그러질 못했다. 간다고 약속을 한 나이다. 오래 사귄 지인들이다.
애가 없어서인지 개를 한 마리 키우고 내외가 테니스를 즐겨 친다. 27년 동안 테니스를 치며 아주 친하게 지내온 터라 음악연주회나 올 디 페스티벌 음악연주회에도 부부동반 함께 나들이를 간혹 가는 편이다. 독일 내외가 정갈하고 까다로운 것은 알지만 어제 먹은 김치 냄새가 나도 조금만 나겠지 하고 내 스스로 마음을 위로하며 그 집을 들어서는데 독일인 두 내외가 아니나 다를까 나보고 마늘냄새가 난다고 말한다.
에구머니! 한방 얻어터진 기분이다. 그래서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어제 김치를 먹었다고 이질식고를 했다. 생각은 한 나였지만 마늘 먹은 것이 큰 죄인이 된 듯 조금은 울화통이 치밀었지만 참고 김치냄새가 싫으면 내가 집에 가겠다고 했더니 괜찮다고하기에 한편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카드놀이를 하고 집에 돌아왔다. 죄진 음식을 먹은 것도 아닌데 그것도 하루 전에 먹었는데 친한 사이라도 조금은 민망스럽고 죄송스러웠다.
처음 독일 와서 마늘을 사용하고 병원 근무를 나갔는데 독일 동료 인들은 코를 막고 정색을 하면서 눈살을 찌푸렸다. 그뿐만이 아니다. 오징어나 명태 같은 것을 굽는 냄새도 질색으로 여긴다. 한국 음식을 할 때면 찌지고 복 는데 마늘이 안 들어가면 한마디로 제 맛이 나질 않기에 그것도 매일 사용하는 마늘이 아니라 간혹 사용하는 나이다. 더욱더 싫어하는 것은 청국장 아니면 된장 냄새다.
여름엔 된장만 끓이면 보이지 않던 똥 팔이 까지 나타나서 앵앵거린다. 손님 온다고 조기를 굽질 않고 찌개를 끊였더니 똥 팔 이가 이구동성으로 바깥 창문에 들어붙어 열창이다. 그때야 나는 알았다. 생선찌개 된장찌개는 똥파리들이 좋아하는 냄새라는 것을.......먹고 살자고 사람이나 미생물이나 이 세상에 태어났는데 기본으로 들어가는 조미료 마늘을 못 먹으니 때론 마음의 불만까지 생긴다.
또 이런 일도 있었다. 우리 집과 이웃집하고는 거리가 멀지만 된장만 끓이면 무슨 음식을 하느냐고 이웃 아주머니는 나에게 물으신다. 나는 웃으면서 우리 집에 송장 삶아요. 하고 말했다. 내가 한국을 나가면 이웃아주머니에게 집을 통째로 다 맡긴다. 집 정원 물도 주고 방안도 살펴주고 물고기 밥도 주고 고양이도 챙겨주시는 고마운 분이시다. 반면 이웃아줌마가 여행가시면 나도 그 집을 통 체로 돌본다. 35년 동안이나 그러고 살았다.
아주 가까운 사이인지라 된장에 대한 설명도 해드렸다. 독일에도 지독한 냄새풍기는 치즈가 있다. 사람들 자체에서 나는 냄새도 참기 어려울 때도 없지 않아 있지만 나는 절대 말하지 않는다. 치과병원 간호사 한명이 몸에서 나는 그 냄새가 나를 두통까지 만들게 했지만 나는 상대가 쑥스럽고 상처받을까 말은 하지 않고 자주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킨 나였다. 나는 이웃 아주머니에게 우리한국 식탁에 오르는 순 토종음식이 김치와 된장이 기본이라는 것도 말씀드렸다.
음식문화가 틀리니까 묻는 것은 당연하기에 나는 좋게 받아드린다. 세 살 먹은 버릇 여든 간다는 말이 있듯이 세 살 때 배운 음식문화를 어찌 버릴 수 있단 말인가. 그리고 외국인들이 몰라서 묻는 것을 화를 낼 수 없는 것이고 기분 나빠 할 일이 아니라고 나는 생각한다. 언어도 틀리고 음식문화 역시 틀리니만큼 이해하여주는 마음이 서로 필요한 것이지 어떤 음식에 대한 꼬투리를 잡을 것은 못된다고 말하고 싶다.
내가 이곳에 사는 동안은 감수해야하는 일이기도 한 것은 당연함이다. 다음부터는 김치를 먹지 않고 부부동반에 참석하기로 마음먹었다. 아무리 친해도 마늘 냄새를 싫어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기에....... 먹는 음식이 무슨 죄인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내 사랑하는 지인이 싫어하는 걸 알기에 앞으로는 초대 객석으로 마늘냄새를 풍기지 않는 사람이 되려고 한다. 내가 자란정서와 문화 음식문화 역시 나는 버릴 수가 없다. 세월이 이렇게 많이 흘렀는데도 변하지 않는 순 토종 나라는 사람이다. younsook47@naver.com
*필자/김연숙. 독일 거주. 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