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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악몽과 같은 IMF 졸업 이후 올해로 18년째를 맞고 있다. 1997년 한국은행 금고는 바닥이 나고 국가경제는 시계 제로나 다름이 없었다. 코스피 종합지수는 500선이 무너졌고, 모건스탠리는 미국 주식투자자에게 ‘한국을 떠나라’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정부의 품에 안주했던 은행과 기업도 맥없게 쓰려지는 경제현장에서 대마불사의 허구를 체험한 한국인은 한결같게 달러의 위용과 필요성에 공감했다. 제2의 한강기적으로 통하는 지금과 같은 제2의 중동 붐에 대한 기대와 필요성은 아마도 IMF 졸업과 같은 혹독한 수업료 지출과 정비례했다. 글로벌 경제에서는 우방과 적의 구분은 무의미하다. 한국은행 금고에 쌓인 달러의 규모에 따라 그들의 인정과 대접의 칼러가 다름을 한국인은 너나없이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이번 박근혜 대통령의 중동 정상외교에 대한 기대와 성과는 IMF 졸업에서 얻었던 교훈에 따라 오닐머니 동승만이 국부확보가 가능함에 동의한 몸짓에 다름이 아니었다. 그 연장선상에서 포스트 오일머니를 준비하는 중동 산유국은 미국발 세일가스 역풍에 뒤지지 않기 위해 사회간접자본 인프라 구축과 국민복지와 국방안보를 교집합해 국가경영의 최우선 순위로 삼고 있다.
흥미만점이게도 중동 산유국이 필요한 아이템과 기술은 IMF 졸업생 한국이 가지고 있다는 데 이들은 주목하고 있다. 이미 제2의 한강기적을 열사의 나라 중동의 오일머니에 의해 가능했던 한국은 40년 이후 다시 제2의 중동 붐에 대한 열정으로 다가옴은 우연이 아닌 필연으로 간주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번 대통령 전용기에 동승한 115개 기업들은 가능성과 그 성과물을 통해 제2의 중동 붐을 가시화시킬 수 있었다. 사우디의 스마트 원자로 수출면장 발급을 비롯하여 1000억 달러에 달하는 카타르의 월드컵 기반공사 참여와 아부다비 정부는 한국형 원전 APR1400의 제3국 진출 등에서. 여기에 그치지 않고 알 사바 쿠웨이트 국왕은 바얀궁에서 박 대통령과의 중동 정상회담을 통해 381억 달러(41조 원) 규모의 비즈니 협력의사를 내비치었다. 박 대통령은 알 사바 국왕과의 정상외교회담에서 “쿠웨이트 ‘비전 2035’와 한국의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이 성공할 수 있는 공통분모가 많다”를 화두로 삼아 히든 스토리 이상의 경제적 악수를 연출했다. 우선 기존의 에너지 건설 분야 중심의 협력에 더해 한국이 이룩한 ICT와 철도시공능력과 보건의료 서비스 등 고부가가치형 협력을 적극 발굴해 가자는 데 합의했다. 알 사바 국왕은 이를 구체화시킬 알 가님 국회의장을 비롯하여 자베르 총리와의 연쇄 접견의 자리까지 마련해주었다. 알 가님 의장은 쿠웨이트 재계의 유력한 가문 출신이고, 자베르 총리는 알 사바 국왕의 사촌 동생이다. 그동안 쿠웨이트는 일본 정부와 밀월이 강해서 한국은 항상 예외였는데 반해 경제적 악수는 이변에 가깝다. 올해 3월 입찰 마감 예정인 정유공장 신규 발주(NRP, 78억 달러)와 쿠웨이트 메트로 건설 사업(220억 달러)과 GCC 소속 6개국 연결철도 사업(18억 달러) 등에서 매력적인 수주 가능성이 높아진 점이다. 그렇다고 해도 구슬도 꿰매야 보배가 되듯이 법적 구속력이 없는 양해각서(MOU)에 만족하지 말고 여기에 제2의 중동 붐이 되기 위한 그랜드 디자인이 구체적으로 나와야 한다. 지금까지 관행을 되돌아보면 일회성 순방과 말잔치 풍년에 그친 과거를 우리는 익히 보아왔다. 너무나 많고 너무나 빈번하게. 이제는 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는 적극성에다 구체적인 그랜드 디자인을 발표해서 중동 오일머니를 통한 한국은행 금고를 가득 채우는 실질적 가치를 제시해야 한다. 한국이 손쉽게 줄 수 있는 건설과 플랜트에서 진일보된 ICT 제품을 필두로 중동 산유국이 애타게 원하는 재화(財貨)와 서비스를 찾아서 제공하는 것을 지칭한다. 근혜노믹스의 가보로 가늠되는 역동적 기질의 발휘에다 역(逆)발상의 아이템 개발과 이를 아우르는 역(逆)수출의 재능까지 보태 이들에게 다가서는 그랜드 디자인이 되어야 한다. 물리적으로나 한국 경제현실로나 향후 3년밖에 남지 않는 박근혜 장부가 꾸밀 경제작품은 그리 많지 않다는 말은 도움말이 될 터다. 다시 흥미만점이게도 이번 7박9일 여정의 대통령전용기에 동승한 115개 기업들이 한결같게 인정한 국가먹거리 장터를 중동 산유국에서 펼쳐간다면 그만큼 성공확률은 높게 신장될 수 있음에 고무되었기에 더욱 그렇다. 그래서 제2의 중동 붐의 그랜드 디자인으로는 다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하나는 그동안 5강 외교에 치중한 나머지 중국을 포함한 경제대국 지향의 수출 시장을 벗어나 포스트 오일머니로서 이들 나라의 니즈에 충실한 아이템과 서비스 개발에 핵심역량을 쏟아야 한다. 가이드라인은 집토끼에 연연하지 말고 산토끼를 나서는 자세로 한국이 이룩한 ICT제품을 전수 또는 이양시키는 일이다. 대표적인 아이템으로는 알 사바 쿠웨이트 국왕의 눈을 번쩍이게 만든 신도시 건설에 최적의 스마트 그리드(지능형 전력망)을 전수시켜 이를 중앙아시아 시장으로 확대시키는 프로젝트 실현이다. 만성적 전력난을 겪고 있는 쿠웨이트는 스마트 그리드 기술에 의해 에너지 자립 마을 모델 보급이 절대적 가치로 파악하고 있다. 스마트 그리드는 제주도 실증단지에서 그 기술이 무르익고 있어서 이를 현지에 맞게끔 재가공하는 수고만 보태면 된다. 이런 지능형 기술은 기존 전력망에 정보기술을 접목한 것으로 전력 공급자와 소비자가 양방향으로 실시간 정보를 교환해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하는 차세대 지능형 전력기술이다. 둘은 1970년대 오일쇼크로 한국경제가 탄력을 잃고 있을 때 제1의 중동 붐으로 한강의 기적을 이룬 과거를 거울삼아 재(再)인연의 파트너로 자리매김해 창조경제의 어젠다를 공유시키는 데 인색이나 주저가 없어야 한다. 공짜 식사(free lunch) 수준으로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보건·의료·ICT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는 일에서부터 그랜드 디자인을 짜야 한다. 중동 산유국은 그동안 다져온 오일머니를 등에 업고 산업 다각화를 통한 경재발전을 모색하고 있기 때문에도 여기에 상응한 기술적 협력을 고민하는 참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를테면 창조경제의 기본틀에서 얻어낼 성과창출을 공유하면서 동시에 글로벌 협력 거점을 중동에 두는 수준이면 된다. 여기에 진일보되게 창조경제의 전술적 가치의 파트너 구축과 글로벌 협력 체계 혁신까지 겸한 그랜드 디자인이 되면 더 다른 욕심은 과옥일 터다. 따라서 오는 4월 박 대통령의 중남미 정상외교에 맞추어 대신 이완구 총리를 중동으로 보내 창조경제의 실체인 그랜드 디자인을 제시하는 일이 급선무로 대두되고 있다. 그렇다고 그랜드 디자인을 크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박 대통령이 아부다비에서 공약한 한국문화원 개설로 진정성만 보이면 된다. 제2의 중동 붐으로 대학생 해외 일자리 창출에 임한 낙타세대에게는 더없는 자긍심의 산실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제안과 주문은 1997년 IMF 당시 한국은행 금고에 고작 1억 달러 미만의 달러만 쌓여있음을 상기해보면 너무나 자명한 국가경제의 초석이기에 더더욱 그렇다. adimo@hanmail.net *필자/임은모. 교수. 글로벌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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