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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호 의원 “박상옥 인사청문회 개최 유감”

[창간 12주년 인터뷰] 내달 7일 개최되는 대법관 후보자 청문회에 대한 불만 토로

염건주 기자 | 기사입력 2015/03/25 [23:58]

“野, 아무런 전략도 없이 문지기만 역할만”
“박종철 사건 당시 박 후보자는 생각이 없었다”
“제2의 이완구 사태 될 가능성 높아”
“의혹 발생 이후 여태껏 당당하게 해명한 적 없어”


 

 

브레이크뉴스 염건주 기자= 지난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수사를 맡았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곤욕을 치르고 있는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내달 7일 개최된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지난 1월 21일 신임 대법관에 박 후보자를 임명 제청했으며, 박근혜 대통령이 같은 달 26일 국회에 임명동의안을 제출해 박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남겨 두고 있었다.


그러나 서기호 정의당 의원이 박 후보자의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수사 참여 전력을 밝혀내고 후보자 경력에서 고의로 누락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인사청문회 개최 여부는 불투명해졌다.


그러던 지난 24일 여야 원내대표가 주례회동에 앞서 약 2달여 만에 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개최에 합의하는 데 이르러, 연일 의혹을 제기하며 끝내 반대해왔던 서 의원은 이를 합의한 제1야당에 대한 불만과 박 후보자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견지했다.


아래는 본지가 서기호 정의당 의원과 가진 인터뷰 내용이다.

 

 

▲ 서기호 정의당 의원은 25일 본지와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브레이크뉴스


 

-여야 합의로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내달 7일 개최된다.

 

▷ 애초 우리 의원실에서 박 후보자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담당 수사검사였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이후 새정치연합과 서울지방변호사회 등 여론이 반발하고 나섰다. 어떻게 이런 사람을 대법관 후보로 추천할 수 있나?


박 후보자의 특별한 태도 변화 없이 청문회가 개최되는 현 상황에 심각히 유감스럽다. 그동안  후보자 본인이나 대법원의 이해할만한 해명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여당도 후보자가 말단 검사였기에 아무것도 몰랐다고 주장하지만, 수사 기록을 검토해보니 그렇지도 않았다.


우리 측이 확보한 수사 기록도 검찰에서 스스로 제출한 것이 아니다. 유가족 측에서 제출 요구를 했음에도 일부만 제출하면서 사실상 거부해왔던 것을 그나마 별도 루트를 통해 받은 자료를 일부 확보한 것이다.


-일부 자료만 확보했다면 향후 청문회에서는 추가 확보해 제대로 검증할 수 있나.


▷ 아직 확보하지 못한 자료에 대해 요구할 계획인데 얼마나 성실히 제출할 것인지 지켜본 뒤 청문회 참석 여부를 결정하고자 한다. 전해철 새정치연합 인청특위 간사도 그 부분에 대해 역점을 두고 있다.


특위 야당 위원들은 청문회 개최를 극구 반대해왔으나 결국 강행됐다. 새정치연합 측은 청문 다수 특위 위원들의 의견을 존중해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새정치연합의 지도부와 중진 의원들 사이에서 청문회를 개최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서서히 기운 것이다. 이로 인해 특위 위원 중 김기식 위원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청문회를 개최하자는 쪽으로 견해가 바뀌어버렸다.


이에 대해 새정치연합이 대법관 장기 공백 사태에 대한 부담을 너무 의식한 것 아니냐고 지적하고 싶다. 대법관 장기공백사태는 야당이 초래한 것이 아니고 후보자 본인이 스스로 초래한 것이다. 후보자가 자진 사퇴하면 되는데 본인이 안 한 것이다. 애초 대법원이 추천하지 말았어야했던 것 아닌가? 괜스레 불필요한 책임을 떠안았다고 본다.


- 새정치연합 내부에서도 지도부가 끝까지 반대 기조를 유지했어야 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당 지도부의 책임이 어느 정도 있다고 보는지.


근본적으로 당 지도부의 의지가 중요한데 현재 우윤근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너무 타협적으로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최근 다섯 명에 대한 청문회 과정에서 이완구 당시 후보자를 비롯해 한 명도 낙마시키지 못했다. 아무런 전략도 없이 문지기 역할만 하고 뽑아주는 상황이 됐다.


새누리당은 과거에 이미 조용환 헌법재판소재판관 후보자를 상대로 7개월 이상 지체하다가 탈락시킨 전례가 있다. 그 점만 봐도 이번 사태가 특별히 부담가질 만한 상황이 아니라고 본다. ‘발목 잡기’라는 여론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 같다.


- 청문회는 결국 후보자를 검증하는 단계다. 과오를 따지려면 청문회를 개최해야 하는 것이 옳지 않느냐는 일각의 의견에 대해선 어떻게 보는지.


청문회를 통해 의혹 자체를 검증해야한다면 개최하는 것이 옳다. 이완구 국무총리의 사례도 그렇고 과거 조용환 후보자의 천안함 발언도 전부 청문회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다. 그러나 이번 경우에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수사검사였다는 역사적 사실 그 자체로 이미 대법관 후보자로서는 부적격이다.


두 번째로 당시 말단 검사로서 아무런 힘이 없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객관적 사실은 그 후보자가 고문 경찰 두 명 중 한명인 강 모 씨를 맡아 수사했고 나중에 추가로 밝혀졌던 황 모 씨 등을 참고인 조사했다.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정황이 분명하게 드러나는 부분이다.


세 번째는 당시 말단 검사였기에 어쩔 수 없었다는 주장에 대해 철학자 한나 아렌트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라는 책을 인용하자면, 나치 정권하에 유태인을 학살 했던 관료 중 한명이 등장하는데 이 사람도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시키는 대로 했을 뿐 맡은 바 충실히 했다고 얘기하는데 박 후보자도 똑같이 얘기하고 있다. 과거 독일은 그런 사람들까지도 처벌했다.


아렌트의 주장에 따르면 맡은바 최선을 다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죄인 이유는 아무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타인의 처지를 고려했다면 진실을 발견하고자 노력했을 것이고 진실을 말하고 행동으로 옮겼을 것이다.


박 후보자도 마찬가지로 생각이 없었다. 그 당시 어떤 외압에도 굴복하지 않고 소신을 품고 수사하려는 의지도 없었다. 그렇다면 이런 사람이 대법관으로서 재판을 소신을 갖고 진행할 수 있겠는가?

 

 

▲ 서기호 정의당 의원은 25일 본지와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브레이크뉴스

 

 

-청문회 결과는 어떻게 전망하나. 많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여당이 청문보고서 채택을 강행한다면 임명은 불가피한 것 아닌가.


현재 수사기록 전면 공개라는 전제도 없이 청문회가 강행되는 상황이다. 여당이 과반수이므로 제2의 이완구 사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한다.


현재로써는 수사기록 전면 공개가 중요하고 특히 후보자가 작성해 상부에 올렸던 수사보고서라는 것이 있는데 피의자 신문조서라는 것은 꾸며서 쓰는 것이지만 수사보고서는 부실 수사인지 아닌지를 증명할 중요한 단서다. 지금은 증인 신문조서 중 일부만 확보된 상태다.


또 축소·은폐 과정에서 당연히 상부의 개입이 있었을 것으로 추측하는 바, 이 부분에 대한 수사 기록이 제출돼야 한다. 기록을 확인하면 후보자가 얼마나 부실하게 수사했는지 드러날 것이다.


- 자료 중 일부만 수집됐다는 것은 어느 정도의 분량을 말하는 것인가.


유가족 측에서 열람 신청한 수사 단계에서 작성된 조서나 보고서 등이 수집되지 않았다. 공판 조서와 신문 조서 등은 검찰에서 제공했으나 조서라는 것은 검찰 측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민주화운동 기념사업회에 수사기록 일부가 공개돼 일반에 공개된 바 있다. 그러나 사람들이 확인할 것을 우려했는지 지난 6일 차단돼 지금은 볼 수 없다.


현재 수사 자료는 서울중앙지검이 보관하고 있고 향후 청문회를 통해 자료 요청은 하겠지만, 자료 확보 여부는 불확실하다. 법무부와 검찰의 의지가 중요하지만, 후보자가 검찰 출신이기에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불리한 자료는 안 내줄 가능성도 높게 봐야 한다.


- 현재로써는 사실을 증명했다기보다 의혹에 가까운 상황이다. 의혹으로 끝날 가능성도 있지 않나.


1차 수사를 보면 세 명의 추가 공범이 있다는 가능성을 알 수 있었다. 근거는 박종철 군이 체포 된 시각인데 유가족은 그가 밤에 이미 사라져 체포됐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자료에는 아침에 체포된 것으로 나왔다. 밤에 체포됐다면 2명만으로는 수사가 불가능한데 이 부분에 대해서도 적당히 넘어가 버렸다.


또한, 처음 ‘책상을 탁치니 억하고 죽었다’고 주장한 발표를 주도했던 경찰 측 인물들이 거짓말을 한 셈인데 그 부분에 대해서도 형식적인 수사에 그쳐 사흘 만에 끝났다. 이렇게 중대한 범죄를 두고 사흘 만에 마친다? 이 자체로도 추가 공범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세 번째, 후보자가 여주지청에 발령된 날짜는 3월 12일인데 2월 28일부터 3월 5일 사이 공범이 있다는 사실이 당시 안상수 검사에 의해 공개됐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이후 추가 수사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 끝으로 강조하고 싶은 의견이 있다면.


대법관 인사청문회와 장관·국무위원 인사청문회는 차원이 다르다. 대법관은 6년의 임기가 보장돼 통과만 된다면 자신의 판결에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 대법관 인사청문회는 철저한 검증을 통해 더욱 엄격한 기준과 잣대로 임명해야 한다.


현재 후보자는 의혹이 발생한 지 50여 일이 지났지만, 여태껏 당당하게 해명한 적이 없다. 스스로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는지 정부·여당 뒤에 숨어 자기 의혹에 대해 한 번도 적극적으로 해명하지 않은 것만 봐도 후보자에게 큰 과오가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yeomkeonj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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