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세월호 인양만이 최선인가?

서지홍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5/04/08 [19:59]
민주주의 발전에 공헌한 존 스튜어트 밀은 다수를 침묵시키는 것이 정당화될 수 없듯이, 단 한 사람만이 반대의견을 가지고 있다하더라도 그 한 사람을 침묵시키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했다. 

그런 일이 가능하려면 단 한 사람의 반대도 경청할 인내력과 관용의 교양이 있어야 한다. 대통령의 말 한 마디로, 정략적으로 해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다수의 행패가 공공연히 허용돼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인양검토를 이야기하자, 청와대를 비롯해 국무총리, 새누리당 지도부까지 나서 인양에 찬성하는 깃발을 나부끼고 있다. 갑자기 세월호 인양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새누리당의 단 한 사람 김진태 의원만 인양반대론을 폈다가 몰매를 맞았다. 국회가 아닌 다른 쪽에서도 김진태 의원과 같은 뜻을 가진 사람도 많다는 것을 왜 모르는가. 

김 의원은 인양에 돈도 너무 많아들고 인양과정에서 또 다른 희생자가 생길 수도 있으니 대신 추모공원을 만드는 게 좋다는 의견을 내놓았다가 세월호 유족들의 가슴에 못을 박았다는 비난이 쇄도했다.
 
세월호 인양에 드는 비용이 3000억 이상 든다고 한다. 이 배를 꼭 인양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부방침은 물론 없다. 아직 공론도 없다. 아직도 찾지 못한 9명을 꼭 찾아야 한이 풀린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와 다른 소리가 나온다면 비인간적이라고 매도될까 두려워 다른 말을 못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을 두고 보면 요즘 우리 정치사회가 돌아가는 것이 비합리적 현상이 하나둘이 아니다.
 
원래 그렇지 않느냐고 한다면 할 말은 없다. 세월호 비극 이후 우리 국민들은 누구나 눈물을 흘리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슬퍼했고, 신속한 대처를 하지못한 당국에 흥분했으며 반성도 했다. 

그러나 세월호 사건이 발생한지 1년이 가까워 오고 있지만, 사건은 여전히 미제로 남아 있다. 아직도 9명의 실종자를 찾지 못한 채, 그 가족의 가슴에 한을 심어주면서 1주기가 다가오는 시점에 인양 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그동안 대대적인 수사도 했고 관련자들을 모두 기소해서 재판을 받고 있다. 국회청문회도 열렸고 감사원 감사도 있었다. 또 진상특별위원회를 만들어 웬만한 정부부처만큼이나 큰 사무조직도 생겼다.

드디어 관피아란 말이 나왔고, 여기저기 청해진해운에 관련된 정부기관까지 조사를 했고, 재판 중에 있다. 그러나 관피아가 해결된 것이 아니다.
 
아직도 진행형인 관피아의 몹쓸 고위공직자들이 방산비리니, 자원외교니 하면서 국민의 혈세를 물 쓰듯 했다. 우리는 성급한 인양보다 다른나라의 예도 들어보자.

하와이 진주만의 아리조나호 기념관을 예로들 수 있다. 1941년 일본해군의 기습으로 침몰한 미 해군의 아리조나 전함은 지금도 선체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가운데 매일 수많은 방문객들이 찾고 있다.
 
‘펄하버(진주만)를 기억하라’는 대형 표지판은 보는 이로 하여금 뭉클한 감정과 함께 깊은 교훈을 던져주고 있다. ‘진주만을 기억하라’는 이 교훈은 어떤 역사교과서보다 감회가 크다고 할 것이다. 세월호를 그런 역사적 교과서로 만들 수는 없을까,

세월호 인양은 공론에 부쳐 합리적인 의견을 수렴하여야 할 것이다. 유족과 인양찬성 쪽의 매도가 두려워 정부도, 국회도, 언론도, 사회단체도 종교도 학계까지 입을 닫고 있다면 선진국으로 가는 길은 멀어진다. 
 
우리도 동거차도와 팽목항에 상설 추모관을 건립하고 세월호가 침몰된 사회적 배경과 과정, 그리고 그 이후 정부의 대응과 유가족을 위한 조치 등 이 모든 사실을 낱낱이 기록하여 후세에 교육하여 추모와 반성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인양비용 3000억, 인양기간 6개월, 세월호가 인양되면 기억에 사라지고 말 수도 있다.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성수대교, 씨랜드 참사, 대구지하철 화재참사 등 아예 기억하는 사람들도 없고, 추모비조차 찾을 수 없다.
 
지나가면 다 잊어버리고 마는 대형 참사들이 우리 후손들에게 어떤 교훈을 가르칠 것인가. 추모공원 세우겠다면 아파트 값 떨어진다는 국민성, 더 이상 이런 미개한 국민정서를 그대로 방치할 수능 없는 것이다. 

세월호 인양하는 돈으로 진주만 아리조나 호처럼 추모관을 세우고, 아직도 아파하는 유족들에게 위로금 한 푼이라도 더 지급하는 것이 옳은 일이 아닌가. 국가경제가 어려운데 그 많은 돈을 들여 고물 배를 인양할 이유가 어디에 있는가. 아직도 찾지 못한 9명의 실종자를 찾는 일부터 해야 옳을 것이다.


원본 기사 보기:브레이크대구경북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119@breaknews.com
ⓒ 한국언론의 세대교체 브레이크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