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20대 총선 D-1년] 심층기획①
선거구획정·국민공천제 등 ‘룰의 전쟁’

19대 대선 승패 가늠하는 ‘정치 이벤트’

이동림 기자 | 기사입력 2015/04/27 [13:30]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왔다. 내년 총선은 2017년 19대 대통령 선거 길머리에 실시되는 만큼 정국의 풍향계로서뿐만 아니라 향후 정국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정작 내년 총선 준비에 바빠야 할 정치권은 혼돈상태다. 선거구재획정,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참여경선) 등 선거제도 개편, 여기에 ‘개헌’ 가능성까지 선거판을 뒤흔들 변수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본지는 두 차례 기획기사를 통해 1년 앞으로 다가온 20대 총선의 의미와 주요 변수 그리고 대선 잠룡들의 출마 여부 등을 미리 들여다봤다. <편집자주>


 
‘총선 타이머’ 작동…정치지형 소용돌이
대선 징검다리 선점키 위해 여야 혈전예고

 
영·호남 지역서 대대적인 물갈이 공천할까?
4·29재보선 앞두고 성완종 ‘핵폭탄급’ 변수



▲ 2012년 4·11 총선 공식 선거운동에서 유권자들이 후보지원 유세를 지켜보고 있다.     © 주간현대
 
[주간현대=이동림 기자] 다가오는 2016년 4월13일. 이날은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일로 여야의 권력지형과 우리 사회의 진보와 보수 진영 내부를 재편하는 역사적인 날이다. 동시에 2017년 대선 결과를 가늠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여야의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가 예고된다.

룰의 전쟁

역대 선거 결과를 보면 4년 주기로 실시되는 총선은 5년 주기의 대선에 상당한 영향을 미쳐왔다. ‘총선 승리=대선 승리’라는 공식은 꼭 성립하지 않았지만, 대선과 총선이 인접해 있을 경우 총선 결과에 따른 정치 지형 요동으로 대선 구도에도 변화가 뒤따랐다. 당장 국회 의석수 확보뿐만 아니라 정권 창출 명운이 총선 결과로부터 시작되는 만큼 여야 모두 1년 남은 20대 총선에도 총력전을 펼칠 수밖에 없는 상황. 2016년 4월 20대 총선이 실시되고, 이듬해 12월에는 19대 대선이 기다리고 있다.

이 때문에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으로 굳어지고 있는 양당 체제 역시 내년 총선을 기점으로 빠르게 분화할 개연성도 남아 있다. 이 가운데 김무성·문재인 대표 등 차기 대권을 꿈꾸는 여야 대권주자들은 ‘20대 총선’이라는 무대에서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보여 그 결과에 따라 대권 잠룡들의 운명도 좌우될 것으로 점쳐진다.

그러나 20대 총선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른 선거구재획정뿐만 아니라 권역별 비례대표제 및 석패율제, 오픈프라이머리 도입 등 총선판 자체를 뒤흔들 변수들이 상당해 그 결과를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상황. 실제 정치권이 꼽는 20대 총선의 메가 이슈로 ‘선거구 획정’과 ‘공천 기준’이 손꼽힌다. ‘게임의 룰’이 어떻게 결정되느냐에 따라 링에 오를 선수들의 운명이 결정될 수 있어서다.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10월 현행 ‘3대 1’인 선거구별 최대·최소 인구편차 기준을 ‘2대 1 이하’로 조정할 것을 결정한 바 있다. 이 기준을 그대로 적용할 경우 현재 246개 지역구 선거구 가운데 지난해 9월 기준으로 62개(상한인구수 초과 37개, 하한인구수 미달 25개)가 직접 조정 대상이다. 경기지역의 경우 현재 52개인 지역구 선거구 68개로 16개, 인천은 12개에서 17개로 5개 선거구가 늘어나야 한다.

선거구를 재획정하면 인근 지역도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대대적인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 본격 가동에 들어간 국회 정치개혁특위는 총선 6개월 전까지 선거구획정을 마쳐야 한다는 법 규정에 따라 논의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초반부터 여야의 입장이 맞서고 있다. 헌재 결정으로 선거구별 인구편차를 2대 1 이하로 조정해야 하므로 이 과정에 중대 선거구제 도입이나, 중대선거구제(대도시)와 소선거구제(농촌지역)를 혼합한 복합선거구제 도입 논의가 공론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권역별 비례대표제 및 석패율제 도입, 의원정수 증원 문제를 놓고도 논란이 예상된다. 국회의원 정수를 300명으로 유지하고 비례대표 의원수를 늘리면 지역구 의원수를 그만큼 줄여야 하고, 지역구 수를 그대로 유지하려면 전체 의원정수 증원이 불가피하다. 의원정수와 관련,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최근 ‘400명 증원론’을 언급했다가 당 안팎에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는 지역구 의원 240명, 비례대표 의원 120명으로 조정해 전체 의원수를 360명으로 늘려야 한다는 청원을 국회에 제출했다. 새누리당은 그러나 현행 의원정수를 늘리는 데 대해 부정적이다.

공천 기준도 변수다. 새누리당은 지난 4월9일 의원총회에서 오픈프라이머리를 국민공천제라는 이름으로 도입하기로 당론으로 채택했다. 새누리당이 제시한 안은 이른바 ‘전략공천’을 없애고, 선거권을 가진 모든 유권자가 참여하는 예비선거를 통해 후보자를 결정토록 하는 상향식 공천제다. 예비선거는 선거일 전 60일 이후 첫 번째 토요일에 실시하기로 했다. 이를 토대로 여당은 공직선거법 개정을 위해 야당과 협상에 나설 계획이다.

하지만 새정치연합이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을 하지 않으면 여당 단독으로라도 이를 실시할지 여부를 놓고는 논란이 일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여당의 당론 채택에 대해 원칙적으로 환영의 뜻을 나타내면서도, 추가 검토와 보완이 필요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무엇보다 오픈프라이머리가 조직기반이 탄탄하고 높은 인지도를 가진 현역 의원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제도여서 정치신인들의 진입장벽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의원들의 기득권만 지켜주는 셈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이 무산될 경우 여야는 상향식 공천제도의 틀을 유지하면서 현역의원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를 시도하는 개혁공천을 도모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여야는 텃밭인 영남과 호남 지역에서 대대적인 ‘물갈이 공천’을 통해 정치신인들을 과감히 발탁, 정치권에 새바람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기성 정치권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신과 반발이 적지 않고 역대 총선에서도 30~50% 정도의 현역의원 교체는 지속돼 왔다는 점에서 개혁공천에 대한 당 지도부의 심리적 부담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임기 후반기에 들어서는 박근혜 정부로선 20대 총선 결과에 따라 정권의 향배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이 제1당의 지위를 유지하고, 나아가 과반 의석 이상을 확보할 경우엔 남은 2년여간의 임기 동안 그간 추진해왔던 국정과제를 완수할 수 있는 안정적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

반대로 20대 총선에서 패배할 경우엔 국정운영의 동력을 상실하는 것은 물론 박 대통령의 당 장악력도 떨어지면서 레임덕 현상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대통령 직선제 이후 선출된 역대 대통령들이 대부분 그래왔듯 대선을 앞두고 탈당 요구에 직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은 박근혜 정부의 안정적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고, 정권재창출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선 20대 총선 승리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김무성 대표 체제 등장 이후 다소 껄끄러운 당·청간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와 20대 총선 공천 과정에서 그간 되풀이돼 왔던 ‘공천 학살’ 논란을 잠재우고 당내 친박계와 비박계 간 단합을 유도할 수 있느냐 등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20대 총선에서 패배하더라도 우리 사회에서 상대적으로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보수 세력의 결집을 유도해 대선에서 유리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제1야당인 새정치연합은 2017년 대선에서 10년 만의 정권 교체를 이뤄내기 위해선 20대 총선 승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새정치연합은 역시 당내 친노 진영과 비노 진영 간 해묵은 갈등을 해소하고, 단일대오를 이룰 수 있느냐가 당면 과제로 분석된다. 당 밖에서 신당론 내지 분당론이 상존하고 있는 터라 총선을 앞두고 당내 갈등이 격화될 경우 곧바로 야권 재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문재인 대표 체제 등장 이후 ‘유능한 경제정당론’을 앞세운 중도화 노선 전략이 얼마나 성과를 거둘지도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헌재 결정으로 통합진보당이 사라진 진보 진영도 20대 총선에서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는 20석 이상의 성과를 얻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재 유일한 원내 진보정당인 정의당과 시민사회 진영 및 정동영 전 의원 등이 결합한 국민모임, 노동당과 노동정치연대 등은 진보 재편을 위한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어 20대 총선을 앞두고 통합을 이룰 수 있느냐가 급선무다.

최근 불거진 ‘성완종 리스트’와 같은 돌발 상황은 언제든 터질 수 있는 잠복변수다. 당장 3일 앞으로 다가온 재보선과 내년 총선 승리를 발판삼아 대권까지 노려 볼 심산이었던 새누리당은 새로운 전략마련이 시급해진 상태. 야권에서도 수용하지 않고 있는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 등 정치·선거 개혁 작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정책워크숍을 열고 20대 총선에 대비한 공약마련에도 나선 상황이었다.

그러나 당장 4·29재보선을 코 앞에 두고 ‘핵폭탄급’ 이슈가 터지자 당혹스러운 입장이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당장 닥친 재보선과 관련해 “사실상 악재임은 틀림없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러하자 ‘성완종 리스트’ 파문을 계기로 김 대표의 박근혜 정부와의 ‘선 긋기’가 빨라지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런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 대표는 앞서 이 같은 파문이 터지자 광주에서의 예정된 일정도 앞당겨 급히 국회로 돌아와 당 지도부와 대책을 논의했다.


이 과정에서 공식 입장을 자제하던 김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철저하고 신속한 규명을 통해서 하루빨리 이 충격에서 벗어나도록 모든 조치를 다 하는 것이 가장 우선”이라며 검찰 수사를 촉구한 바 있다. 특히 이완구 국무총리,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 취임 후 당·정·청 소통 강화에 힘쓰던 김 대표는 고위 당·정·청 회의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 대표는 이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성완종 리스트 관련) 명단에 이름이 있는 사람하고 만나서 얘기하면서 또 다른 의혹을 만들 순 없는 문제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김 대표는 수시로 개최되던 고위 당·정·청 회의를 당분간 열지 않고, 이번 파문에 대한 검찰 수사를 지켜보며 대책 마련에 부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의 파장이 향후 정국 구도는 물론 1년 앞으로 다가온 총선 판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잠룡의 운명

따라서 여당이 이에 대해 적절한 전략으로 파장을 최소화할 수 있을지,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청와대와 여당 내 중진 인사들이 얽혀있다는 점에서 새누리당은 민심에 영향력을 미칠 이 문제를 최소화하고 어떻게 극복할지 주목되고 있다. 일단, 4·29 재보선에서 1차 민심이 읽혀질 전망으로, 재보선 결과에 새누리당은 집중하는 모양새다.

baghi81@hyundaenews.com

<무단전재 및 배포금지. 본 기사의 저작권은 <주간현대>에 있습니다.>

원본 기사 보기:주간현대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119@breaknews.com
ⓒ 한국언론의 세대교체 브레이크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