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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전자명찰, 아동 인권 침해 논란

시민단체, "서울교육청 사기업 상술에 놀아나"

김경탁 기자 | 기사입력 2006/06/03 [05:39]
기간통신사업자인 kt는 최근 몇 개월 사이 서울시교육청을 비롯한 각 시도 교육청 및 일선 학교들과 학교 혁신 지원사업을 위한 정보화 솔루션 구축을 위한 mou나 사업계약을 잇달아 체결하면서 전자명찰 보급에 나서고 있다.

무선자동인식칩(rfid)을 장착한 전자명찰을 이용, 자동으로 유치원·초등학생의 출결 체크를 하고 이 내용을 학부모에게 전달하는 이른바 '어린이 안전관리 시스템' 비즈메카 키즈케어를 새로운 아이템으로 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kt는 최근 서울시교육청과 체결한 정보화 솔루션 구축 양해각서(mou)를 '비즈메카 키즈케어'에 대한 것으로 홍보했다가 mou를 해약당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경기도 일원에서 수개월동안 요금만 받고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은 사실이 밝혀져 물의를 빚고 있다.

첨단 it기술을 이용한 개개인에 대한 감시 확대와 함께 디지털화된 개인정보의 통합, 복사, 유통되기 쉬워짐에 따라 프라이버시에 대한 위협의 증가에 대한 피해가 늘어나면서 그에 대한 반발도 거세지고 있는 시점에 용의주도하게 돈벌이에 나선 kt의 사연을 짚어보았다.
 
kt, 부모 불안감 이용한 전자명찰 보급 눈살
"등하교 체크가 어린이 안전과 무슨 상관?"

kt는 지난 4월 20일 "서울특별시교육청과 초등학교 정보화 사업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서울시 교육청 산하 5백60개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어린이 안전관리 시스템 '비즈메카 키즈케어' 구축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발표에서 kt는 "이번 사업은 서울시교육청 관내 초등학교의 정보화를 통해 학교와 학부모간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이를 위해 비즈메카 키즈케어 시스템을 서울지역 초등학교에 단계적으로 설치하고 유지관리 업무를 맡게 된다"고 설명했다.

'비즈메카 키즈케어'란 전자명찰을 이용해 등/하교 출결관리를 해주는 어린이 안전관리 서비스로,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언제 학교에 도착했고 언제 집으로 출발했는지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그때그때 알려주는 서비스.

kt는 "교사가 학부모에게 각종 공지사항이나 가정통신문, 학사일정 등을 문자메시지로 전송함으로써 학교에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학부모와 교사간의 상담이 이뤄지는 등 학교와 학부모간에 빠르고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kt 기업솔루션담당 채종진 상무는 이날 양해각서 체결식에서 "kt의 it기술을 통해 학교와 학부모가 가까워짐으로써 어린 자녀를 가진 부모님들이 안심하고 자녀들을 학교에 보낼 수 있게 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kt는 지난 4월 20일 서울시교육청과 초등학교 정보화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그러나 이 양해각서는 채 한 달이 지나지 않은 5월 9일 취소된다.  
©kt 보도자료

kt-서울교육청 mou 한달 만에 취소
 
kt의 이날 발표는 다음날부터 주요 일간지와 방송 등에 보도가 되었고, 곧바로 교육·인권 관련 시민단체들의 반발이 이어졌다.

그리고 전교조와 참교육학부모회, 참여연대, 인권운동사랑방, 평화인권연대, 천주교인권위원회, 흥사단 교육운동본부, 다산인권센터, 문화연대, 인권교육을위한교사모임, 인권실천시민연대, 한국레즈비언상담소, 서울교육혁신연대, 놀이미디어교육센터 등 14개 단체는 '전자명찰제에 반대하는 시민 모임'을 결성한다.

이들은 5월 8일 공동성명서를 통해 △서울시교육청이 사기업의 얄팍한 상술에 놀아났으며 △학생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감시수법을 제도화하려고 시도했고 △학부모 등의 과다한 개인정보를 집적하려 시도했다며 교육청의 '정보통제권'에 대한 무지를 힐난했다.

이들이 지적한 문제점은 우선 kt가 무료 sms서비스를 제공한다고 공언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학부모들이 학생 1명당 월 3천원의 이용료를 납부하는 kt의 '비즈메카 키즈케어'시스템에 가입해야 한다는 것.

국가청렴위원회가 '소년신문구독 대가로 불법찬조금을 받을 수 없다'고 권고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임에도 불구, 아이들에게 전자명찰을 달게 하고 kt가 수익을 챙기는 대가로 유료인 문자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것은 불법찬조금이라는 지적이다.

더 큰 문제는 이 시스템이 학생들의 프라이버시를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kt가 제공하는 안전관리시스템이란 것이 학생의 안전을 지키는 실효성보다는 학생들을 관리하고 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밖에 비추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단적으로, 어린이에게 착용된 전자명찰로 전해지는 정보는 언제 학교나 학원에 가서 언제 나왔는지 정도인데, 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아이가 중간에 땡땡이를 치는지 정도이지, 유괴나 사고를 당하는 등의 안전과는 전혀 무관하다는 지적이다.

학부모·시민단체들은 "안전한 등하교를 보장하는 당연한 의무를 위해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감시를 제도화하겠다는 서울시교육청의 태도는 얄팍한 상술을 가진 통신회사와 계약하여 손쉽게 처리하겠다는 행정편의의 속셈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세 번째 비즈메카 키즈 케어를 비롯한 어린이 안전관리시스템의 또 다른 문제는 다름 아닌 중앙에 정보가 집적된다는 점도 중요한 문제로 지적되었다.

서비스 이용 과정에 자녀와 학부모의 인적사항 및 학부모의 휴대폰, 그리고 문자통신 내용을 고스란히 중앙서버에 집적하게 되는데, 지난 몇 년 사이 계속 불거지고 있는 고객 개인정보의 대량 유출 사건들을 생각할 때 너무 위험한 발상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은 "양해각서는 sms 문자서비스 무제한 제공에 대한 것일 뿐 kt사업을 도와주거나 협력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한다.

하지만 서울지역의 한 초등학교에서 '전자명찰을 도입하게 됐으니 가입 신청을 받는다'는 가정통신문이 배포된 것이 알려지면서 학부모단체들의 반발은 더욱 커진다.

결국 서울시교육청은 이튿날인 5월 9일 "서울시교육청은 어떤 특정 기업과도 전자명찰 사업에 대하여 논의한 사실이 없었고, 향후에도 동사업을 추진할 의사가 전혀 없으며, 아울러 kt와 초등학교 정보화 사업에 관한 양해각서를 해지하기로 합의하였다"고 밝힌다.

서울시교육청은 특히 "일부 초등학교에서 소위 전자명찰 사업 추진을 위한 합의서로 인식하고 있는 것은 양해각서와 관련하여 kt측이 기업 입장에서 배포한 보도자료 때문에 생기 오해"라고 해명했다.
 
kt “월 이용료 3천원 대부분 보험료”

서울시교육청과 체결했던 초등학교 정보화사업 mou도 해지 당하고 교육·시민단체에 의해 정보인권을 침해하는 '공공의 적'으로 몰리는 등 곤란한 입장에 처해 있는 kt측은 이번 논란에 대해 여러 가지 오해가 있었다고 밝혔다.

kt 관계자는 "비즈메카 키즈케어의 전자명찰에 대해 많은 분들이 위치추적을 통해 아이들을 감시하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는데, 그런 기능은 없고 위치추적 기능을 추가하려는 계획도 없다"고 강조했다.

kt 관계자는 특히 "일부 시민단체 등에서 월 이용료 3천원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용료 3천원은 대부분 비즈메카와 연계되어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보험비용으로 들어간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또한 "서울시와 체결했다 무산된 mou 내용도 핵심은 '비즈메카 키즈케어' 서비스에 대한 것이 아니라 학교 정보화 시스템에 대한 것이었다"고 말해 최초 배포된 mou 관련 보도자료가 오버했던 것임을 시인했다.

이 관계자는 "비즈메카 키즈케어 서비스는 kt에 해당 서비스를 신청해 가입한 학교와 학원,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제공되는 것"이라며 "mou가 그대로 진행됐더라도 일각에서 우려하는 것 같은 강제적용은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자명찰' 도입은 전국 확산중
 
서울시교육청과의 mou는 무산됐지만 kt의 비즈메카 키즈케어를 비롯한 전자명찰 시스템은 계속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kt 비즈메카 키즈케어에서 제공하는 전자명찰 샘플     ©kt
부산시교육청과 kt부산본부는 지난 5월 2일 부산 서구에 있는 대신초등학교(모델학교) 현장에 접목시킨 'u-스쿨(유비쿼터스 학교) 시연회'를 가진데 이어 대신초등학교와 구덕초등학교 두 곳에서 전국최초로 본격적인 'u-스쿨'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u-스쿨'은 교사의 교실 내 수업 모습과 내용을 인터넷 동영상을 통해 실시간으로 볼 수 있고, 고유번호가 담긴 무선전자태그(rfid) 전자신분증을 배부, 학생이 교문을 통과하면 등·하교 메시지가 곧바로 학부모의 휴대폰으로 통보하는 시스템.

부산시교육청은 "교사의 수업 모습과 내용을 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게 함으로써 수업내용을 나중에 다시 복습할 수 있고, 교내 구석구석에 무선 웹 카메라가 설치돼 학교 폭력 및 사건·사고 등을 예방하고 사고 발생시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북의 경우 도교육청 차원의 전자명찰 도입 시도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개별 학교단위로 유사 시스템에 가입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지역 시민단체의 반발을 사고 있다.

전북도교육청에 따르면 5월 현재 전자명찰제 도입을 확정하고 교내에 시스템을 설치한 초등학교는 익산시 5곳과 군산시 6곳, 정읍·부안 1곳씩 모두 13개교에 이르며, 추가로 6개 학교가 kt에 시스템 도입을 신청한 상태이다.

이에 따라 전교조 전북지부와 참교육을위한학부모회 전주지부, 전북여성단체연합 등 이 지역 교육·인권관련 7개 시민단체도 '전자명찰제도에 반대하는 모임'을 결성해 전자명찰 확산 저지 및 관련 사업 중단 활동에 나섰다.

전자명찰반대모임 회원들은 5월 12일 전라북도교육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교육청은 이 사업자체가 향후 미래 사회를 위협하고, 비인권적, 비교육적인 요소가 크기 때문에 각 학교로 하여금 관련 사업을 중지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렇게 전국적으로 전자명찰 제도가 확산되는 와중에 경기도에서는 kt가 한 초등학교와 계약을 맺어 전자명찰을 도입했다가 시스템 오류로 수개월간 요금만 받고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은 것이 뒤늦게 확인되면서 환불소동을 빚기도 했다.

kt는 지난해 9월 경기도 00초등학교와 비즈메카 키즈케어 시스템 계약을 맺고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올해 1월 시스템 업그레이드 과정에 일부 오류가 발생하면서 5월까지 관련 서비스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 학교 학부모들은 매달 1인당 월 3천원의 이용료가 꼬박꼬박 빠져나가면서도 서비스가 재개되지 않자 kt에 집단적으로 항의했고, 사실조차 파악치 못하던 kt는 서비스가 이루어지지 않은 기간 동안의 요금을 뒤늦게 전액 환불 조치하기도 했다.



it 업계는 ‘키즈케어 마케팅’ 붐 
등·하교길 벗어나기만 해도 바로 통보?
 
세계 최저의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아이 한 명의 가치(?)가 예전에 비해 엄청 높아졌기 때문인지, 자녀에 대한 교육 투자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어서인지, 자신의 자녀를 통제권 안에 두고싶어하는 부모들의 욕구도 나날이 커져만 가고 있다.

이러한 부모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새로운 서비스에 it업체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이미 오래된 것으로 현재 상용화된 것만 여러 가지이다.

인터넷 포털 하나포스닷컴은 지난해 10월 "아이들의 과도한 pc 사용을 방지하고 안전한 컴퓨터 환경과 올바른 컴퓨터 사용습관을 길러주는 인터넷 중독 예방 서비스"를 표방한 '하나포스 우리아이'를 개시했다.

이 서비스는 인터넷이나 게임 등에 중독되기 쉬운 자녀를 위해 부모가 사전에 pc, 인터넷, 게임 등의 사용시간을 설정하고, 실시간으로 인터넷과 휴대폰 sms를 통해 자녀의 pc 이용상황을 관리할 수 있는 프로그램.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자녀의 컴퓨터 사용시간에 대한 기록을 확인할 수 있으며, 통계로 제공되는 다른 아이들의 사용시간과 자녀의 사용시간을 비교하면서 pc 사용시간을 주중, 주말 단위로 설정할 수 있다.

최근 논란이 된 kt비즈메카의 전자명찰 방식과 비교도 안되는 철벽 감시 서비스도 있다.

sk텔레콤의 '아이키즈' 서비스는 gps를 이용해 자녀들의 위치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고, 등·하교길 등 미리 설정해 놓은 활동지역을 이탈하면 바로 부모의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통보해주며, lg텔레콤은 유치원생의 등하교 상황을 유치원 pc에 연결된 메신저를 통해 학부모들의 휴대폰에 문자메시지로 통보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김경탁 기자
kt@breaknews.com
2001년 9월 해운업계 전문지인 <한국해운신문>에서 조선업계 출입 및 외신부 기자로 언론인의 길을 시작했으며, 2005년 11월부터 2009년 3월까지 브레이크뉴스+사건의내막 경제부에 근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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