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오코드 심볼. ©브레이크뉴스 |
규제가 없어 구글은 창업에 성공하고, 한국은 규제가 심해 그런 기업을 만들 수 없다는 동아일보 칼럼 보고 한 마디 한다. 규제가 반드시 발목을 잡는 건 아니다. 시장과 창의력이 승부를 가를 뿐이다.
나는 1995년 3월부터 검색엔진 '도깨비방망이'를 만들기 시작했다. 당시 널리 쓰이던 천리안, 유니텔, 하이텔 정도의 인터넷 정보라는 게 워낙 쓸모가 없어 고급 도서 정보를 제공하기로 결심하고 도서 2만권을 1차 데이터베이스로 삼아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하였다. 운동권 출신으로 유명한 전산팀과 계약을 하고 진행했는데, 일단 2000권을 검색어로 잘라 서비스를 시작하고 나니 1차 자금 3억 5천 만원이 바닥났다.
그때부터는 내 돈으로 월 천 만원씩 인건비와 유지비로 썼는데, 인터넷 속도가 너무 느리고, 검색용 데이터 생성 역시 직원들 손으로 하다 보니 여전히 느렸다. 책을 통째로 서비스하기도 했는데, 수익이 투자비를 따라오지 못했다. 투자자도 없는 상황이고, 인터넷 속도와 인터넷 정보의 질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더 할지 말지 고민했다. 한편으로 초기 자금 2억 5천만원을 들인 바이오코드도 개발 중이어서 내 개인 여력이 없었다.
결국 인터넷 검색 시장이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판단하여 도깨비방망이를 매각하고 바이오코드만 계속 개발하기로 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그런데 내가 도깨비방망이를 매각 처분한 1996년, 미국의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인터넷 검색엔진 구글을 구상 중이었다. 당시 미국 인터넷 정보는 한글 인터넷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의 고급 정보가 있었다. 그들은 도서 정보 검색이 아니라 쓰레기처럼 널려 있는 가운데 진주처럼 빛나는 정보를 검색해 주기로 결심하고 엔진 개발에 나섰다. 2000년경부터 영어 검색많이 했는데 한국어 인터넷 정보와 질 차이가 너무 크게 났다.
구글팀은 초기 자금 10억을 쓰고, 1999년에는 투자금 2500만 달러를 받고, 2000년 서비스를 시작하여 성공했다. 나는 초기 자금 10억을 쓰다가 정리하여 겨우 절반을 건졌다. 다만 나 스스로 구글보다 더 가치 있다고 믿는 바이오코드가 아직 남았다. 바이오코드는 사람만 검색하는 도구랄까, 하여튼 그 정도로 만족한다.
영어 인터넷 시장과 한국어 인터넷 시장의 엄청난 차이가 나를 실패하게 만들었다. 시장이 다르면 그 시장에 맞는 인물이 난다. 한국어 작가는 100만 부 베스트셀러로 만족하지만 영어 작가는 이 정도면 1000만 부는 거뜬히 넘어간다. 한두 권만 베스트셀러가 되어도 그 큰 시장 덕분에 금세 억만장자가 되는데, 우리는 밀리언셀러 작가가 돼도 허겁지겁 살아야 한다.
어쨌든 난 너무 빠르고, 그들은 적절한 때에 구글을 출시했다.
지금도 나는 구글과 네이버를 자주 비교하는데, 검색의 아쉬움을 늘 느낀다. 바이오코드를 30년 연구하면서 영어 사이트 검색을 많이 해봐서 구글의 장점과 네이버가 가진 지식의 깊이가 다르다는 걸 잘 안다. 나도 네이버에 우리말 사전을 서비스하고 있지만 그 정도로는 프로라고 할 수가 없다. 한국어와 영어의 차이다. 곧 시장 차이다. 네이버가 미국에서 창업되었다면 아마도 구글을 이겼을지도 모른다.
네이버는 내 방식과 구글 방식의 장점을 합친 것(네이버는 辭典류, 事典류를 많이 제공한다)으로 보이는데, 내가 보기에는 검색 엔진이 너무 작다. 한국어 시장 규모 때문일 것이다.
나는 적어도 '왓슨' 급의 엔진을 만들어 내가 정말 원하는 정보만을 골라 정리해서 알려주는 검색 AI를 만들고 싶다. 내가 할 일은 못되고, 그런 검색 AI를 쓰고 싶다. 아마 왓슨 엔진이라면 가능할 것이다.
욕심은 있는데 세상은 자제하라고 요구한다. 난 세상의 모든 사람을 검색하는 엔진만 개발한다. 검색만 하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의 행동가능성을 알려주는 신묘한 엔진이니 좀 통할지 모르겠다. 돈 많을 때 10만 명의 패턴을 읽어두었는데, 이제 30년 되었으니 보급에 나서 볼 참이다. 왓슨 엔진이 필요한데 돈이 없어... 사지도 만들지도 못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