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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1년 12월 한나라당의 건강보험법 개정안에 평소 소신대로 반대하다 보건복지위에서 축출당한 김홍신 의원이 보건복지위 복귀와 자유투표보장을 당 지도부에 요구하며 진행했던 '국회의원의 양심과 소신을 지키기 위한 단식 농성' 현장. ©<펜그리고자유 db> |
'상습적 당론 거부자' 별명 듣게 했던 소신 그대로
'가능성' 근거한 김두관 장관 해임결의 말도 안 돼
탁 : 파병, 약값, 언론개혁 등등 여러 주제와 관련해 '상습적 당론 거부자'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당내에서 소신발언을 많이 하셨다. 당시 주장과 관련해 소신에 변화가 없나.
홍 : 없다. 아직도 파병 반대고, 그때 소속 정당이 한나라당이었는데, 다들 찬성했지만 끝까지 반대했다.
또 김두관 당시 행자부 장관이 선거에 무슨 개입을 할 것 같다는 이유로 해임결의안을 냈는데,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할 것이다'라는 근거로 했다. 그러면 나라 운영을 어떻게 하라는 말인가?
약값은, 대한민국이 다국적 기업에 의해서 인체실험을 당하고 농락 당하고 있다. 약을 개발하면 지네 나라에서 안 먹이고 한국에 와서 실험한다. 시설에 있는 애들 데려다가 인체실험 했는데, 그런 거 제가 다 잡아서 법안 바꿨다.
이런 것들은 힘있는, 돈 있고 힘있는 조직과 싸워야 된다. 그럼 정당이 나를 도와줘야 하는데, 안 도와주고 자기들은 선거 때니까 이익집단하고 친해야만 표가 오니까 나보고 '포기해라'라고 했다.
그래서 내가 "국민 앞에 무릎을 꿇어야지 왜 이익집단 앞에 표 때문에 하냐? 그렇게 대통령 되면 뭐 하려느냐?"고 주장했다.
파병도, 정말 소신껏 찬성하는 게 아니고, 이른바 보수층들이 막 "미국 도와야 우리가 잘 산다" 하니까 편승한 거다. 왜 편승하나? 진짜 민족을 생각해야지.
언론개혁도 마찬가지인데, 언론개혁을 주장했을 때 "야! 언론이 우리를 도와줘야지. 지금 저쪽하고 언론이 멀어지니까 우리편으로 끌어들이자" 하는데, 언론은, 그렇게 끌어들인다고 해서 될 만큼 어리석은 집단이 아니다.
오히려 언론한테 잘 보이려면 국민한테 무릎꿇고 국민만 바라보면 언론이 잘 써준다.
명료하게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백성을 위해서 정직하게 옳게 청렴하게 하면 날 알아줄 것이다 하는 그 관점이 통했다.
통하더라. 언론이 놀랍게 통하더라. 내가 실험자다.
탁 : 최근에 47개 언론사 편집 보도국장들이 48년 만에 처음 모여서 결의안을 내고 하는 일이 있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홍 : 전체가 모인 게 경향신문 폐간 이후에 최초라고 하더라. 오죽하면 그러겠나. 그러면 한번쯤 귀담아 들어 볼 필요가 있는 거다.
예를 들어 유치원 애들이 이구동성으로 '밥맛이 없어요!' 그러면 어른 입으로 먹어보고 '자식들 말이야. 이거 먹어보면 맛있는데 왜 그래∼?' 그러지 않나.
그런데 아이들 입으로 봐줄 필요가 있다. 한 번쯤 귀기울여 떠 먹어보고 '그래 애들은 단 거를 좋아하지. 우리는 담백한 거 좋아하지만' 그런 관점으로 정치를 하고 세상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어떻게 나만 항상 옳을 수 있나?
해가 떴다, 졌다, 이렇게 말한다. 해가 뜨고 진 적 있나? 지구가 도는 거다. 해는 거기 있다.
눈으로 본 것도 사실이 아닌데 하물며 상대의 주장에 관해서 귀를 기울여 볼 필요가 있는 거다. 그런 관점으로 봐줘야 되는 거다.
상대 입장으로 들어가 볼 필요가 있는 거다. 어느 쪽 주장이 꼭 옳다 이렇게 보기보다. 그런 포용력 그런 배포.
이게 뭐냐면 관용, 이해, 용서, 사랑은 강자의 논리다. 강한 자는 그 정도는 이해하고 용서하고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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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가 떴다, 졌다, 이렇게 말한다. 해가 뜨고 진 적 있나? 지구가 도는 거다. 해는 거기 있다. 눈으로 본 것도 사실이 아닌데 하물며 상대의 주장에 관해서 귀를 기울여 볼 필요가 있는 거다." ©유장훈 기자 |
홍 : 이번 소설을 쓰면서 이 안에서 황제나 정치 지도자나 재상이나 이러 사람들, 정치를 잘 해서 편안하게 한 사람들을 보면 백성들을 가볍고 공평하고 편안하고 즐겁고 재밌게 해주는 정치가 진짜 정치다라는 생각을 했다.
가볍다는 것은 뭐냐하면, 부담이 적어야 된다. 국민에게 주어진 여러 가지 상황이나 이런 것이 공평해야 된다.
무거운 짐을 질 때 덩치와 힘이 좋은 사람은 쌀을 두 가마 졌고, 힘이 없는 사람은 한 가마 졌으면 이게 공평한 거다.
수준에 맞추는 것이 공평이다.
그 다음 고루 편안하게, 고루 자유롭게, 고루 즐겁게 해주고 이런 것이 정치다.
백성들이 위임했지 않았나. 위임을 했으면 그렇게 해줘야 하는데, 백성의 이익보다 스스로의 이익을 챙기는 경우가 너무 많았다.
정치를 할 때 다른 거는 다 포기하고 명예 하나만 가지려고 해야 된다. 돈과 권력을 가지려고 하면 안 된다.
근데 세 가지를 다 가지려고 한다. 돈도, 명예도, 권력도. 이런 모순은 백성들한테 옳은 평가를 받을 길이 없다.
국문과 출신인 제가 정치를 처음 해 봤지만 시민단체 언론의 국회의원 의정활동 평가에서 8년 연속 1등이다.
그게 가능했던 게 대통령, 총재, 정당, 이익집단 아무 눈치도 안 보고 그저 국민에게 무엇이 유익한가 그것만 쫓아간 거다.
이미 저는 그것을 통해 우리 국민 언론 시민단체 그 다음에 이익집단 다 위대하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탁 : 비례대표로만 정치 생활을 하셨기 때문에 어찌 보면 속편한 소리처럼 들릴 수도 있다. 지역구 국회의원들 같은 경우 조직도 관리해야 되고 돈도 필요하고….
비서가 문열어주고, 레드카펫 깔고 다니는 특권
정치인들이 이익단체에 무릎 꿇게 만드는 쥐약
홍 : 또 하려고 하기 때문에 무릎 꿇는 거 아닌가. 나도 윗사람한테 무릎 꿇었으면 아직도 근사하게 하고 별 일을 다했을 거다.
무릎 꿇지 말라 이거지. 죽어서까지 국회의원 하고 정치 하는 거 아니지 않나. 물러나면 바로 평가 들어가는데 왜 그렇게 바보짓을 하나?
비서가 문 열어주고, 레드카펫 깔고 다니고, 어디 가서 폼 잡고 다니지 말라 이거다. 그냥 자기가 운전도 하고, 싸구려 먹고, 닥치는 대로 뒹굴고, 어울리고 이러면 된다.
그러면 국회의원 그만둬도 나처럼 편안하다. 뭐 어떤가? 공항귀빈실로 안 다녀 버릇하니까요, 그만두고 나서 어디 갈 때 그냥 나 혼자 표 끊어 갖고 그냥 다니고 얼마나 좋나.
탁 : 특권이 몸에 익어버리면 계속 하고 싶어지고 그러면 망가진다는….
홍 : 그럼요. 그렇게 하면 무릎을 꿇게 된다 이거지. 꿇지 말라 이거지. 무릎은 백성에게만 꿇어라 이거지. 그러면 국민이 평가한다. 가만히 있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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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것은 최근에 구한 중국 역사 지도인데, 정말 구하기 어려운 책이다. 이런 것들 구해서 자꾸 손질하고 있다." ©유장훈 기자 |
탁 : 여전히 정계에서 복귀 요청이 많이 오는지.
홍 : 지금도 요청이 여기저기서 온다. 그런데 완곡하게 거절하는 까닭이 대발해를 평생 고치고 싶어서다.
아직도 자료 메모, 스크랩을 계속하고 모으고 그러는데, 이것은 최근에 구한 중국 역사 지도인데, 정말 구하기 어려운 책이다. 이런 것들 구해서 자꾸 손질하고 있다.
정치를 해보니까 맛은 있더라. 내 손으로 가장 법을 많이 고쳐봤고,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같은 거 만들어서 어렵고 힘든 국민들 국가가 보장을 해주고, 의약분업 만들어서 이제 항생제로부터 보호받게 됐고 하여간 여러 가지 것들을 해보니까 그게 참, 맛은 있더라.
대발해를 말하자면, 죽음의 벼랑을 헤쳐 나오면서 썼는데, 그거 보니까 아! 내 영혼의 향기가 여기서 나는구나! 그런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이미 밝혔는데, 장관급 공직 제의가 있었지만 거절을 했지 않나? 잇단 출마제의도 거절을 했고.
서울시장, 보궐선거 등도 거절하고 여기 매달릴 수 있었던 것은 이게 어쩌면 내 인생 후반에 나를 보람 있게 살게 해주는 어떤 계기와 근거인 것 같다.
그 다음에 제가 국민들한테 진 빚을 아직 다 못 갚았다. <인간시장>을 계엄 때 썼는데, 그때는 늘 구속을 각오하고 온갖 협박, 유괴 압력. 애 엄마가 애들 데리고 도망다닐 정도로 심한 협박. 그때 애 엄마가 심장병 생겨서, 물론 꼭 그 핑계는 아니지만 그렇게 일찍 죽고….
국회에 있는 동안, 시민운동 하는 동안, 방송하는 동안 국민들이 나를 얼마나 선호해주고 아껴줬나. 그걸 다 못 갚았거든.
그때 만약에 국민들이 이렇게 베스트셀러로 선호해주고 이렇지 않았으면 구속됐거나 흔적 없이 사라졌을 거다.
근데 손을 안 댄 게, 다 지나고 나서 나중에 그 쪽 사람들 이야기 들어보니까, 위에서 구속시키라고 하니까 '슈퍼스타 만들 겁니까?' 그랬다고 한다.
'지금 스타인데, 구속하면 슈퍼스타입니다' 뭐 이런 식.
그런 것들은 국민이 날 지켜준 거지. 그러면 내가 보답을 해야 되는데, 내가 뭘로 보답을 하나, 오히려 글로 소설로 내 삶으로 보답하는 길을 선택하는 게 옳지 않느냐 이런 생각이지.
<하편에서 계속>
[시사주간지: 사건의내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