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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 생산공장 주변 대기오염 논란 추적

"공해에 찌든 서울시민들보다 영월군 주민들이 더 오염됐다"

박현군 기자 | 기사입력 2008/10/13 [11:55]
▲ 강원도 태백시 영월군 쌍용5리에 위치한 쌍용시멘트 공장에서 시멘트 연료로 사용하기 위해 쌓아놓은 폐타이어들     © 브레이크뉴스
 
[쟁점취재] 시멘트 생산공장 주변 대기오염 제 2라운드

강원도 영월군이 중금속 시멘트로 인해 죽어가고 있음에도 환경부가 이를 축소 은폐하기에 급급했다는 주장이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지난 6일 한나라당 소속 박준선 의원이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를 통해 주장한 바에 따르면 지난 8월 영월군 주민들에 대해 환경부가 실시한 주민건강영향평가가 현대시멘트와 쌍용양회를 위해 의도적으로 축소 은폐된 결과라고 문제를 제기한 것. 그러나 쌍용·현대시멘트 관계자는 “박 의원의 자료가 오히려 특정 부분만 부각된 불완전한 자료”라고 반박하고 있다. 시사주간지 <사건의내막>은 시멘트의 유해성을 둘러싼 국회의원과 시멘트 업체간 공방을 집중취재했다. 


박준선 의원, “환경부의 영월주민건강영향평가, 쓰레기 시멘트 심각성 축소·은폐”
공장 주변서 전국 주거지역 대비 크롬 3.3배, 아연 3.7배, 납 3.2배 더 많이 검출


강원도 영월군에 위치한 현대시멘트와 쌍용양회 공장의 중금속 오염 논란이 2008 국정감사에서 다시금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 문제는 작년 중순 경 강원도 영월군 주민들이 지역주민협의회를 결성해 집단적으로 민원을 제기하면서 크게 부각됐었다. 하지만 지난 6월27일 환경부가 국립과학원에 의뢰 ‘강원도 영월에 있는 현대시멘트와 쌍용양회 주민들의 건강 영향 평가’를 통해 약간의 피해가 있기는 하지만 큰 문제는 아니라는 식의 발표를 하면서 1년 가까이 끌어온 중금속 시멘트 논란은 종지부를 찍는 듯 했다.
 
환경부의 영향평가는 거짓
 
당시 환경부는 국립과학원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일개 조사군에서 기관지 과민성 양성률이 대조군 보다 높게 나타났으나 이외의 일반 건강상태는 조사군 및 대조군 모두 정상범위로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를 발견할 수 없었고 혈중 납 농도도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 박준선 의원은 지난 6일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환경부가 국립과학원을 통해 강원도 영월에 있는 현대시멘트와 쌍용양회 주민들의 건강 영향을 조사 발표했으나 피해 조사를 의도적으로 축소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있다”며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박 의원은 “환경부가 건강영향평가를 위해 대조군으로 선정한 상동과 중동 지역은 이미 22개의 폐광이 몰려있는 환경오염지역”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중금속 시멘트 오염지역주민의 건강상태가 폐광 오염지역 주민과 별 차이가 없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주장은 시멘트 공장에 이익을 주기 위한 의도적 행위로 배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의 중금속 오염도
 
박 의원은 환경부의 건강영향평가의 문제점을 지적하기 위해 그 근거로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의 고상백 교수팀과 시민단체 환경정의실천연대가 영월군 주민들을 상대로 건강검진을 실시한 결과 자료를 제시했다.

두 자료에서 제시된 대조군들의 영향상태는 유해 중금속 중 크롬의 경우 박 의원이 제시한 대조군이 0.41ppm인 반면 환경부의 대조군은 1.05ppm에 달했다. 또한 수은의 경우 박 의원 측의 대조군이 환경부의 대조군 3.52ppm에 비해 3.8배 가량 낮은 0.92ppm에 불과했다.

이 밖에도 환경부 대조군이 중금속 오염도 측면에서 박 의원이 제시한 대조군에 비해 납 3.8배, 크롬 44.0배, 망간 34.0배 더 높았다.

박 의원은 “서울지역의 사람들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철분 부족으로 일부러 철분 영양제를 먹기도 하지만 시멘트공장 주민들은 철분 정상치인 10~20ppm을 훨씬 웃도는 위험한 지경에 이르고 있는데 이는 시멘트 공장에서 발생한 분진 중 철가루가 상당수 포함돼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중금속 오염도
 
박 의원은 또 “지난 6월 영월군과 한양대학교가 함께 조사한 시멘트사 주변마을 환경영향 측정 및 분석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시멘트 공장이 있는 영월군 서면 지역에서 크롬이 전국 주거지역 평균 대비 최고 3.3배, 아연이 3.7배, 납이 3.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제시했다.
박 의원실 한 관계자는 “시멘트공장 외에 다른 오염원이라고는 전혀 없는 산골 마을의 오염도가 이렇게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영월군 측이 지금까지 이 같은 사실을 감춰오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이 제시한 환경정의실천연대의 자료에 따르면 시멘트 공장 지역 주민들의 환경성 질환 비율은 전체 주민 대비 천식 및 호흡기 질환자의 비율은 쌍용시멘트가 있는 영월군 쌍용5리가 58.9%, 현대시멘트가 있는 영월군 신천2리가 62.9%, 아시아시멘트가 있는 제천 입석리가 47.4%에 달했다. 그러나 이 같은 환경오염요인이 전혀 없는 원주지역의 경우 16.3%에 불과했다. 또 비염환자의 비율은 영월군 쌍용5리가 67.8%, 영월군 신천2리가 48.6%, 제천 입석리가 53.4%에 달했다. 피부질환자의 비율은 영월군 쌍용5리가 48.9%, 영월군 신천2리가 24.3%, 제천 입석리가 24.1%로 조사됐다.

특히 서울시민을 비교군으로 삼아 인체에 장기적인 중금속 노출 영향을 확인할 수 있는 모발 검사결과는 더욱 충격적이다.

서울시는 환경적 측면에서 자동차 매연과 인구밀집, 각종 가전기기 등으로 인해 대한민국에서 가장 대기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곳.
 
▲ 영월군 지역주민들이 현대시멘트를 방문했다.     © 브레이크뉴스
 

쌍용양회, “국회의원이 검증받지 못한 자료로 토대로 일부만을 부각시켜 호도 기업 활동에 현저히 위축돼”


하지만 신천2리는 주민들의 머리카락에는 서울시민의 것에 비해 알루미늄 2.3배, 납 2.0배, 크롬 6.8배, 철 3.3배, 카드늄 1.8배, 망간 2.3배가 나타났다.

쌍용5리 주민들에게서는 알루미늄 1.56배, 납 1.6배, 크롬 0.5배, 철 3.3배, 카드늄 1.8배, 망간 2.3배가 나타났다. 또 제천 입석리 주민의 머리카락에서는 비교군인 서울시민들에 비해 알루미늄 1.74배, 납 1.98배, 크롬 6.4배, 철 3.53배, 카드늄 1.84배, 망간 2.1배가 검출되 충격을 주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의원은 “서울 등 비오염지역의 경우 중금속 오염도 측면에서 거의 낮은 수치에 위치하고 있는데 반해 영월지역 시멘트공장 인근지역 사람들은 대부분 정상치를 넘어선 과다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에서 피해의 심각성을 잘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시멘트의 유해성
 
박 의원은 “지난 1997년 정부가 시멘트 원료로 폐타이어, 폐유, 폐쓰레기 등의 사용을 허용한 이후 국내 시멘트에는 발암물질과 유해 중금속이 다량으로 포함돼 있다”며 “발암 시멘트로 지은 아파트에 살아가는 국민들이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그 근거로 제시한 것이 시멘트공장 사장단과 환경부 차관과의 간담회 결과 보고서. 박 의원실 한 관계자는 “이 보고서에는 국내 시멘트가 외국 시멘트에 비해 발암물질이 무려 3배에서 50배 가량 높게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특히 일부 발암물질들의 경우 최근 멜라민 파동으로 물의를 일으킨 중국산 시멘트보다 최고 170배 가량 높다고 밝혀 충격을 더하고 있다.

박 의원실은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정부가 쓰레기를 시멘트로 재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만 해 놓고 이들 폐기물의 안전한 사용 기준이나 시멘트 제품의 안전 기준은 전혀 마련돼 있지 않았다”며 “국민 건강에 대한 정부의 무책임으로 인해 대한민국 시멘트는 세계에서 제일 위험한 것이 됐다”고 질타했다.
 
“박 의원 주장은 터무니없어”
 
영월군의 쌍용양회와 현대시멘트 측은 박 의원의 주장에 대해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시멘트 산업 자체가 타 제조업에 비해 환경적으로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박 의원의 주장은 상당부분 과장된 바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쌍용양회 측 한 관계자는 “과거와는 달리 현재 시멘트 공장들에는 집진설비를 갖춰서 공장 내 대기 중에 먼지가 발생하면 이를 실시간으로 포착하고 유해물질의 확산을 차단하고 있다”며 “아직까지 100% 차단은 안되고 있어 업계가 더 노력해야 할 부분은 있지만 박 의원의 주장은 과장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쌍용양회측은 박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제시한 환경정의실천연대의 영월지역 건강영향평가 자료에 대해서도 “우리의 입장은 회사, 지역주민, 정부기관 등이 모두 공감하고 공유할 수 있는 실증적인 자료를 가지고 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동일한 의료기관에서 동일한 검사를 하더라도 편차가 심하다”면서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공인된 자료를 통해 우리가 지역주민의 건강과 주변 환경에 대해 책임져야 할 부분이 드러난다면 당연히 책임을 져야 하지만 어느 한 부분이 특별히 부각된 비공식적인 자료를 가지고 오도한다면 기업 활동에 심대한 지장을 받게 된다‘고 박 의원실이 공개한  자료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박 의원이 제시한 환경정의실천연대의 자료가 바로 특정 부분을 부각시킨 자료라는 것이 쌍용양회 측의 입장이다.

또한 현대시멘트의 한 관계자는 “현재 국민들의 모든 주거공간에는 어떤 식으로든 시멘트가 들어간다”며 “박 의원의 주장처럼 시멘트가 그렇게 유해한 것이라면 심각한 유해환경에서 사는 국민들의 건강은 이미 문제가 있어야 할 것 아니냐”며 박 의원의 주장을 사실상 일축했다.

이와 관련 쌍용양회의 한 관계자는 “영월지역의 환경오염 문제가 최초로 제기된 작년 6월 현대시멘트에서 시멘트공장에서 발생하는 유해한 비산먼지들을 실시간으로 걸러주는 집진시설이 상당기간 고장났을 때”라며 “이 기간을 제외하고는 영월지역 환경오염에 큰 문제는 없으며 당시 피해를 입은 주민들을 위해 건강검진 등을 실시했고 주민들도 만족했다”고 밝혔다.
 
취재 / 박현군 기자  human0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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