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명
쪽빛 하늘을 친구삼아
낮으막한 산비탈을
온통, 해롱해롱 꽃피운, 가을 들국화
꽃들이 모두 지고나면
드넓은 산야는
바스락바스락, 잎들마저도 말라 비틀어져
초라해진다.
제발, 화려했던 꽃을 향해
누추함을 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세상의 주역처럼 살던 사람이
할일을 잃고 풀이 죽어 걸음을 걸어도
축져진 어깨에선 가련함이 묻어난다.
시들어 볼품없이 앙상한 꽃이라 해도
환희로웠던 한 때를
되새김질 할 수 있는 특권은 있다.
내 친구 금성아
몰아쳐온 겨울 같은 인생 찬바람에
사는 게 삐걱대더라도
앙상해진 들국화 꽃대들끼리
몸과 몸으로 부딪쳐 사각소리를 내듯
악을 악을 쓰면서도 기뻤던 시절의 영화만은
잊지를 말게나.
빛남과 사그라듬은
자연의 운명이니까.(10/21/2008)
**보기 좋은 꽃, 연꽃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상처 줄까 고운
분홍 꽃잎
진종일 뜨거운 햇빛
잎들에 받쳐 들고
고행을 하더니
드디어 피어냈구나.
연꽃 너는
윤기 흐르는
진녹색 잎들을 보여주지만
어떤 사연 있길래
고인 물, 썩는 물속에
뿌리를 내리고
일생을 보내는가.
화사함의 극치
아름다움의 절정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침묵
부처님은 미소로
널 표현했지.
태양만큼 빛나고
또 빛나는 마음을 가진
사랑의 존재가 있다면
기꺼이 바치고 싶어
인고의 세월을 살며
그 고운 꽃 피어 올렸겠지
세미원 연꽃 공원을 거닐면서
연꽃이 그리워했을 큰 존재,
사람이라면
그런 큰사람을 그리워해봅니다.
**하늘보다 강물보다 꽃보다
머리 위엔 파란 하늘
길섶에는 넓은 강물
곁에만 있어줘도 좋은
그대와 함께 거닐던 꽃길
하늘보다
강물보다
꽃보다
그대의 눈빛이 더 좋았소.
창공엔 뭉게구름이 가득
잔잔한 바람에도 이는 물결
풀벌레 소리에도 미소 짓는 꽃잎
그대 목소리만 생각해도
구름만큼 바람만큼 꽃잎만큼
내 영혼이
떨고 있어요.
별들이 총총 떠 있는
무한대 하늘아래
그대와 함께 산다는 것보다
의미 있는 일을
영원히 찾지 못할거요.
들판의 야생화
흐드러지게 피어 있듯
그대 생각
내 영혼 속에
언제나 꽃잎처럼 피어 있을거요. moonilsuk@korea.com
*필자/문일석 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