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 해임’으로 불붙은 경영권 다툼 ‘계열사 편입’으로 마무리?
소디프신소재를 한판 승부를 펼치던 동양제철화학과 이영균 총괄사장의 무게추가 동양제철화학으로 기울고 있다. 2005년부터 시작된 이 둘의 ‘화목했던 인연’은 이 총괄사장의 경영권 방어에서부터 시작됐다. 공동 경영체제를 이루던 소디프신소재의 조백인 사장을 임시 이사회 결의로 해임시킨 것. 조 사장은 동양제철화학이 추천한 인물이다. 동양제철화학측이 법정대응을 검토하며 강력반발하자 이 사장은 기술유출 여부를 이유로 먼저 검찰고소에 나섰다. 그 동안 수세에 몰려있던 동양제철화학은 소디프신소재의 전환사채를 지분으로 돌리며 소디프신소재를 계열사에 편입하는 강수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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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소디프신소재 임시이사회를 열고 동양제철화학측 공동경영자 축출 |
소디프신소재를 두고 1대주주 동양제철화학과 2대주주 이영균 총괄사장의 경영권 다툼이 치열하다. 이 둘의 ‘동거’는 지난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지난 2005년 소디프신소재는 자금난을 겪었다. 자금난 때문에 경영이 어려워지자 동양제철화학과 손을 잡았다.
이때 동양제철화학은 소디프신소재의 지분 13.74%를 확보하며 경영에 참여하게 됐다. 이 둘이 힘을 합하자 소디프신소재는 자금난을 떨쳐내며 승승장구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둘의 사이는 2006년 동양제철화학은 소디프신소재의 최대주주로 등장하면 틈이 가기 시작했다. 이 당시 동양제철화학측은 “안정적 경영참여를 위해 지분 매입을 했다”고 밝혔다.
창업주인 이 총괄사장의 입장에서 보면 ‘호랑이를 산으로 불러들인’격으로 해석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당시에 큰 문제가 되지 않았던 이유는 14.5%의 지분을 갖고 있는 이 사장과 최대주주로 등장한 동양제철화학의 지분이 22.92%로 차이가 크지 않았다. 더욱이 사업초기부터 회사를 운영했던 이 사장에게 주주들의 쏠림현상이 있었을 것이 당연하기 때문에 별다른 불협화음이 일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본격적인 경영권 분쟁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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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막을 살펴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이번에 해임된 대표이사는 동양제철화학이 추천한 인물이다. 즉 동양제철화학이 소디프신소재 경영권 확보를 위해 일선에 내세웠던 인물을 해임시키며 본격적인 경영권 전쟁을 하겠다는 포석으로 읽혀진다.
이 사장 측은 앞서 지난달 24일에는 이사회와의 사전 논의도 없이 공동경영 원칙에 따라 선임된 주요 임직원들에 대해 직위해제와 보직해임 등의 인사 조치를 단행했다.
조 전 대표를 해임시키기 이전에 ‘손발을 자르고’ 마지막으로 공동경영의 핵심인물이었던 조 전 대표를 내보내겠다는 치밀한 계획에 의한 것으로 평가된다.
선수를 당한 동양제화학측은 전 전 대표는 “재임 중 3년여동안 소디프신소재의 매출액 약 290% 신장, 영업이익 360% 신장 등 고속 성장을 이끈 주역인 만큼 이는 2대 주주의 경영권 독점시도”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어 동양제철화학은 당일 보도자료를 통해 "2대주주측이 1대 주주를 배제하고 경영권을 독점적으로 행사할 의도로 뛰어난 경영성과를 보인 조 대표이사를 해임한 것은 위법하고 부당한 경영권 독점 시도"라며 인사조치 철회를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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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2대 주주인 이 총괄사장이 전환사채(cb) 만기 시점을 앞두고 경영권을 독점하기 위해 공동 경영 체제를 파기했다고 동양제철화학측은 주장하고 있다.
동양제철화학 관계자는 “어려운 상황일 때 함께 하자고 해놓고 이렇게 일방적으로 공동경영 원칙을 깨는 것은 욕심에서 비롯된 것 같다”며 “법적 대응과 전환사채 권리 행사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동양제철화학은 임시이사회 결정에 법적인 하자가 있는 것으로 보고 법적대응을 준비했다. 또한 소디프신소재에 대한 경영권 유지를 위한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예정이었다.
기술유출, 검찰 고소로
동양제철화학이 강력하게 반발하며 법적대응 강구를 표시하자 소디프신소재 이 총괄사장측은 다시 한 번 재빠르게 일격을 날렸다. 동양제철화학을 기술 무단 유출을 이유로 들며 검찰 고소에 나선 것이다. 동양제철화학이 정신을 차리기 힘들 정도의 빠른 공격이었다. 불과 며칠사이에 동양제철화학측의 인사들을 해임시키고 검찰고소까지 한 것이다.
소디프신소제 이 총괄사장의 고소에 따라 검찰은 동양제철화학의 군산공장 등을 압수수색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28일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부(구본진 부장검사)는 동양제철화학이 최대 주주로 있는 소디프신소재 측이 폴리실리콘 기술을 빼돌려 군산공장을 설립했다며 동양제철화학을 최근 고소함에 따라 기술 유출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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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제철화학 전환사채 주식전환을 통해 소디프신소재 계열사로 편입 |
검찰은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 대로 동양제철화학과 소디프신소재 측 관계자들을 소환해 기술 유출 여부에 대해 확인할 방침이다. 소디프신소재 측은 “동양제철화학의 기술 무단 유출로 심각한 손해가 발생해 동양제철화학이 선임한 조모 전 대표이사를 해임하고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동양제철화학 측은 “군산의 폴리실리콘 공장 설계는 소디프신소재 측이 주장하는 기술 유출 시점보다 앞선 2006년에 확정됐고, 독자적인 기술로 설립됐다”고 반박했다.
소디프신소재, 계열사로 편입
이처럼 동양제철화학과 이 총괄사장의 경영권 다툼이 극심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소디프신소재는 지난 6일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57억400만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23%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00억8000만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6% 늘었다.
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82% 증가했다.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해오고 있다. 올해 3분기만 호실적이 아니다. 지난 2분기 매출액이 403억원, 영업이익이 160억원, 당기순이익이 113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각각 89.97%, 207.08%, 314.99%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일각에서는 ‘어닝서프라이즈’로 표현하며 소디프신소재의 꾸준한 성장세를 칭찬하고 있다.
지난 3년간 꾸준히 성장해 온 기업이면서 앞으로 더욱 성장할 여지가 있기에 1대주주인 동양제철화학과 2대주주인 이 총괄사장은 물러섬 없이 맞서고 있다.
어쨌든 2대주주에게 급작스런 ‘원투 펀치’를 허용한 동양제철화학은 전환사채를 지분으로 전환하며 맞불을 놨다.
지난 4일 동양제철화학은 소디프신소재 전환사채 156만2500주의 전환권을 행사해 지분 11.47%를 추가로 얻어 지분율이 36.77%로 높아졌다고 금융감독원에 신고했다.
이에 따라 동양제철화학의 경영권 분쟁 상대방인 이 총괄사장 측의 지분은 14.5%에서 12.4%로 감소했다. 이어 보유 지분이 30% 이상이면 계열사로 자동 편입하도록 한 규정에 따라 동양제철화학은 소디프신소재를 계열사에 추가했다.
동양제철화학이 회심의 일타를 날린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경영권 분쟁’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유리한 고지에 올라서긴 했지만 동양제철화학에게는 해결해야할 사안들이 산적해 있다. 우선 전환사채인수계약서에 따른 주식전환 청구건만 해도 그렇다. 동양제철화학은 지난 3일 소디프신소재 본사 및 명의개서대리인인 국민은행에 대하여 전환청구 요건을 완비하여 전환청구를 했지만 소디프신소재는 전환청구서 및 사채원본의 수령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주식전환을 해 계열사로 편입하긴 했지만 동양제철화학의 경영전략을 따라올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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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해야 할 산적한 문제
경영권 분쟁의 발단이 된 조 전대표의 해임에 대해서도 마무리 지어야 한다. 동양화학관계자는 “조 전대표의 복귀를 원하고 있으며 소디프신소재를 조 전대표 1인 경영체제로 이끌어 나갈 것이다.”며 경영권 인수를 원했다. 다만 그 전에 주주총회를 열고 상의를 한 후 결정해야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이 부분도 대주주가 되고 계열사로 편입했다고 해서 쉽게 풀어질 숙제는 아니다. 이사회는 이 총괄사장이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언급했다시피 이 총괄사장이 창업주인 만큼 주주총회에서 그를 지지하는 세력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기술 유출로 인한 검찰 고발건도 남아있다. 지금의 모습은 자회사가 모회사를 고소한 꼴이다. 동양제철화학 관계자는 역시 “주주총회에서 결의를 통해 고소를 취하하는 방식으로 원만한 타협을 보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런데 확인한 결과 이번 고소건은 이 총괄사장이 개인신분으로 한 것이었다.
소디프신소재 관계자에게 고소 취하 여부를 묻자 “검찰 고소건은 회사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 아니라 2대주주인 이 총괄사장이 개인 자격으로 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그것을 취하할 수 있는 능력 자체가 없다”고 말했다. 결국 기술유출 건으로 인한 검찰고소도 일단은 취하가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동양제철화학이 소디프신소재의 경영권을 갖기 위해 남은 가장 큰 걸림돌은 2대주주이면서 창업주인 이 총괄사장이다. 선수를 치며 경영권 분쟁에 나섰던 만큼 동양제철화학의 전환사채 주식변경도 예상했던 시나리오일 수 있다. 다른 복안을 갖고 적극적인 행동에 나섰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1대주주와 2대주주의 경영권 다툼에서 홀로 속앓이를 하는 것은 소디프신소재 임직원들일 것이다. 주주간의 갈등으로 공동체제의 경영자들마저 ‘팽’당하는 상황에서 임직원들이 편할 리는 없다. 소디프신소재 관계자는 “이번 사안은 주주간의 갈등일 뿐이다. 특별히 불안해하거나 영향을 준다거나 하지 않는다”며 애써 담담하게 말했다.
이 총괄사장과 소디프신소재의 경영권을 두고 1주일 간의 ‘격전’을 펼쳤던 동양제철화학은 전환사채 주식전환을 통해 우위를 점한 모양새를 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방향으로 경영권 분쟁이 갈무리 될지 확신할 수 없는 상태. 키를 쥐고 있는 주주총회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취재 / 김영수 기자 minikys@lyc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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